지난 27일 오후,서울 남산 아래에 오성홍기를 온 몸에 두른 중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지도가 그려진 붉은 옷을 입고 거대한 홍기를 하나씩 든 중국인들은 "차이나"를 외치며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줄지어 걸었다.

유학생으로 보이는 중국인들은 그렇게 성화 봉송현장을 가득 메웠고 일부는 택시를 타고 중국 국기를 펄럭이며 도로 곳곳을 누비기도 하였다.

낯선 풍경에 시민들은 놀라기도 하면서 불안한 모습으로 현장을 지켜 보았다.

동대문 청계천 일대 도로는 어디서 몰려 나왔는지 성화 봉송을 막으려는 시민 인권단체 사람들과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긴장감이 감돌아 사고가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와중에 중국 유학생들과 시민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졌다.

마찰은 도를 넘어 폭력으로 이어졌다.

경찰이 양측을 갈라놓았지만 중국인들은 돌과 물통,심지어 공구까지 던졌다.

이번 성화 봉송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티베트인 폭행도 상당했다고 한다.

티베트 독립과 관련된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학생은 "덕수궁 앞에서 이성을 잃은 채 티베트 스님을 밟고 그 모습을 찍는 장면,분에 못이기는 친구의 양 팔을 잡고 말렸던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중국인들이 목을 조르고 구두로 밟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중국 정부는 유학생들에게 성화 봉송 행사장에 참여할 것을 인터넷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다루는 한국과 중국의 언론 보도 모습은 상당히 다르다.

한국언론과 달리 중국 언론은 성화 봉송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중국의 모 신문사에서는 한국 언론이 중국시위대 폭력을 과장한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 곽모양은 "한국 언론이 중국과 중국인들을 너무 나쁘게 표현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중국인들이 더 많은데 모든 중국인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효청(중국 유학생)양은 "기분 좋게 시청에 도착했는데 이런 소식을 들어 너무 슬프다.

중국인들의 애국정신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다.

한국인과 중국인이 서로 조금씩 이해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홍선녀(충북대 2년)양은 "중국 언론이 왜 일제히 그런 기사를 보도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중국인들도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성화봉송은 평화,전통,인류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성화봉송이 불미스럽게 끝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상황은 크게 번졌지만 일을 너무 크게 부풀리지 말고 서로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성화 봉송 폭력 문제와 관계없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바란다.

생글기자 구슬(충북대 경영정보학과 1년) happy278kr@naver.com

윤승철(동국대 문예창작학과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