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입니다"와 "출장 중이십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기업경영에 온힘을 다해 왔지만… 고심 끝에 퇴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22일 기업경영과 관련한 문제로 특검 조사를 받아온 삼성그룹이 대(對)국민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말한 이는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이다.
그런데 그는 신문에 보도된 발표문과는 달리 현장에서 실제론 이건희 회장을 가리켜 '이건희 회장께서는'이라고 말했다.
이 상황은 화자,즉 말하는 이(이학수 부회장)가 문장의 주체(이건희 회장)를 높여야 하지만 듣는 이(국민)가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다.
경어법 체계가 복잡하게 발달돼 있는 우리말에서 이런 경우의 높임말을 압존법이라 한다.
압존법이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을 말한다.
가령 내가 할아버지에게 아버지에 관해 말하는 상황이라면 사람에 따라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1) 아버지께서는 밖에 나가셨어요.
2) 아버지께서는 밖에 나갔어요.
3) 아버지는 밖에 나가셨어요.
4) 아버지는 밖에 나갔어요.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바른 것이고 어떤 것이 틀린 표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4개가 모두 가능한 표현이다.
압존법의 본래 개념에 따르면 '할아버지,아버지는 밖에 나갔어요'라고 하는 게 올바른 표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셨어요' 정도로 말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높임말은 통상적 규범성보다는 화자의 심리적 상태를 더 강하게 반영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1)이나 2)와 같이 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허용되는 표현이다.
다만 존칭 조사 '-께서'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깍듯이 존대해야 할 대상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 '-께서'를 쓰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학수 부회장이 쇄신안 발표장에서 문안과 달리 실제로 쓴 말투가 2)에 해당하는 것이다.
가정이나 학교,직장 등에서 압존법의 엄격한 적용이 오히려 어색하게 여겨지는 것을 감안해 1992년 고시된 표준화법에서는 '할아버지,아버지는(께서는) 밖에 나가셨어요'라고 하는 것도 허용했다.
특히 직장 등 공적인 위계질서가 강한 곳에서는 압존법을 지키지 않는 게 더 자연스럽다.
가령 사장이 김 대리에게 "이 부장 어디 갔나?"라고 물었을 때 김 대리는 "이 부장은 출장 중입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이 부장은 출장 중이십니다"라고 말하는 게 적절하다는 뜻이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기업경영에 온힘을 다해 왔지만… 고심 끝에 퇴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22일 기업경영과 관련한 문제로 특검 조사를 받아온 삼성그룹이 대(對)국민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말한 이는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이다.
그런데 그는 신문에 보도된 발표문과는 달리 현장에서 실제론 이건희 회장을 가리켜 '이건희 회장께서는'이라고 말했다.
이 상황은 화자,즉 말하는 이(이학수 부회장)가 문장의 주체(이건희 회장)를 높여야 하지만 듣는 이(국민)가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다.
경어법 체계가 복잡하게 발달돼 있는 우리말에서 이런 경우의 높임말을 압존법이라 한다.
압존법이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을 말한다.
가령 내가 할아버지에게 아버지에 관해 말하는 상황이라면 사람에 따라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1) 아버지께서는 밖에 나가셨어요.
2) 아버지께서는 밖에 나갔어요.
3) 아버지는 밖에 나가셨어요.
4) 아버지는 밖에 나갔어요.
이 중에서 어떤 것이 바른 것이고 어떤 것이 틀린 표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4개가 모두 가능한 표현이다.
압존법의 본래 개념에 따르면 '할아버지,아버지는 밖에 나갔어요'라고 하는 게 올바른 표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셨어요' 정도로 말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높임말은 통상적 규범성보다는 화자의 심리적 상태를 더 강하게 반영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1)이나 2)와 같이 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허용되는 표현이다.
다만 존칭 조사 '-께서'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깍듯이 존대해야 할 대상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 '-께서'를 쓰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학수 부회장이 쇄신안 발표장에서 문안과 달리 실제로 쓴 말투가 2)에 해당하는 것이다.
가정이나 학교,직장 등에서 압존법의 엄격한 적용이 오히려 어색하게 여겨지는 것을 감안해 1992년 고시된 표준화법에서는 '할아버지,아버지는(께서는) 밖에 나가셨어요'라고 하는 것도 허용했다.
특히 직장 등 공적인 위계질서가 강한 곳에서는 압존법을 지키지 않는 게 더 자연스럽다.
가령 사장이 김 대리에게 "이 부장 어디 갔나?"라고 물었을 때 김 대리는 "이 부장은 출장 중입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이 부장은 출장 중이십니다"라고 말하는 게 적절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