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힘들다고 생글생글한 미소 잃지말길

[논술 길잡이] 권호걸의 통합논술 뽀개기(18)·<끝>


가. 들어가며

한 가지 아쉬운 소식을 전해야겠다.

예정보다 빠르다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이번 주가 지면 강의론 마지막 시간이다.

글쓰기 20계명에 대한 강의라도 마치고 싶었지만,이렇게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

지난 20여주 동안 여러분들이 보여 준 성의는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겠다.

오늘 마지막 지면 강의를 무엇으로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 지면의 컨셉트는 실전 논술이다.

오늘 그것을 마무리 짓자.

나. 남은 글쓰기 20계명 간략 해제

사실 주제마다 뒤따르는 문제와 내용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건상 오늘은 핵심만을 짚고 넘어가겠다.

6. 숨겨진 전제와 함축은 비판의 백미

이 내용은 논술을 조금 알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많이 들어 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1년 전쯤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가수 이적을 보고 '태국 왕자'라고 부르자 사람들은 모두 웃었다.

이적 역시 그 상황을 상당히 유머러스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었다.

한 가수를 일국의 왕자에다 빗대는 상황에 사람들이 웃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태국 왕자는 우스꽝스러운 인물'이라는 전제가 사람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만일 결론을 비판한다고 해 보자.

어떻게 논거를 짤 수 있는가?

단순히 태국 왕자를 이적과 비유하고 웃는 것은 안 좋다.

이상의 말을 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건 비판이 아니다.

설득력도 없다.

그러나 숨겨진 전제를 가지고 비판하면 어떻게 될까?

또 함축을 가지고 비판하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 함축은 '이적을 태국 왕자에 빗대고 웃는 행위는,타 민족을 근거 없이 얕보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가 될 것이다.

갈 길이 멀다.

이 정도 맥만 짚어 줄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구성해 보라.

7. 의도를 가지고 요약하라.

써먹기 위해서 요약할 때는 사례를 일반화시키면서 요약하라.

보통 글을 쓸 때,꼭 요약 문제가 아니더라도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요약을 왜 하는 것일까?

써먹기 위해서다.

나중에 논거를 펼칠 때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 쓰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약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요약 문제라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만일 요약을 묻지 않았는데,글 전개상 요약하는 것이라면 철저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만 요약해야 한다.

여기서 '필요하다'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의 논거에 필요한 내용이어야 한다.

제시문에서 아무리 중요해 보여도 그것이 여러분이 펼칠 논거에 쓰이지 않는다면 요약할 필요가 없다.

철저히 여러분이 이용할 것들만 요약하라.

그것도 의도를 가지고 하라.

나중에 이용하기 좋게 미리 글의 모양을 다듬어 놓으란 뜻이다.

솔직히 이렇게만 가지고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미안하다.

하지만 알아듣는 학생들도 있으리라 믿는다.

8. 써 놓고 생각하라.보면서 생각하는 것과 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이건 머리 속에서만 생각 말고 제시문에다 자꾸 표시하면서,생각을 나열하면서 고민하라는 말이다.

이쯤에서 패스~~

9. 관점을 물으면 이면을 생각하라

관심문제에서 착각하기 쉬운 유형을 살피자

10. 미드식 글쓰기를 하라. 중심축은 너다.

간략히 설명하면 미드가 재미있는 이유는 독립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전체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글도 마찬가지다.

출제자가 그리는 전체 그림이 있다.

각 질문의 내용은 이러한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림을 생각하고 답을 하라.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너'라는 것을 잊지 마라.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11.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으로 논하라

추상을 물었는데 답변자도 추상화시켜 답한다면 그게 답이냐?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능력이다.

미안하다.

짧은 글에서는 이 이상 못 말하겠다.

나의 무능을 욕하시길…

12. 구체적인 것은 일반화시켜서 논하라

구체적인 사실을 일반화시켜라

13. 표 해석은 수리적인 부분을 놓치지 마라

좋은 답안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14. 글의 승부수를 띄워라.

잘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강조하라.

질문이 여러 개라도 자세히 대답할 질문과

언급만 해 줘도 좋은 내용이 있다.

형식과 내용은 조화롭게 써야

15. 압축적인 글쓰기를 하라, 다만 지나친 압축은 금물,이해가 잘되게 써라

합격 답안의 특징을 뽑으라면 압축적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글자 수를 가지고,적절하면서도 다양한 내용을 쓴 답안이 유리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압축적 글쓰기가 제일이다.

압축적 글쓰기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중앙대 유형이 가장 좋다.

각종 논술 카페에는 교수들이 쓴 예시 답안도 같이 공개한 곳이 많으니 익혀 두길 바란다.

16. 묻는 바에 대한 대답을 숨기지 마라.

채점 위원이 너의 답을 찾으려고 하는 순간 끝이다.

이를테면 여러분의 답안지에 교수들이 물어본 내용에 대한 답이 손을 들고 있어야 한다.

교수들로 하여금 독해하게 하지 말기를 바란다.

17. 쉬운 것을 가지고 어려운 것을 풀어라.

답을 가지고 풀자.

제시문의 틀을 준수하라

18. 어미의 변화에 주의하자.

글에서 운율이 느껴지면 안 된다.

보통 글을 보면 '~었다'라든지,'~한다'라는 어미를 자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어미 반복하지 마라.여러분의 글이 각운과 두운으로 이루어지는 순간, 대학은 안녕이다.

19. 카테고리화시켜라.

똑같은 내용이라도 항목화시켜 논하는 것과 그냥 나열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다.

20.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생각하라.

제시문들은 수억 아니 수조분,아니 무량대수분의 1의 확률로 선택된 존재들이다.

무시하면 화낼 거다.

21. 인과 관계를 기준으로 글을 작성하라.

시간 순으로 글을 쓰는 것은 초보나 할 일이다.

다. 마치며

너무 급하게 끝낸 것 같아 미안하지만,전체적인 설명은 여러분들이 약간의 수고(일일이 해당 호수를 찾아 보는 정도?)만 하면 모두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난 5개월 동안 행복했다.

그리고 부족한 필자에게 그동안 원고를 맡겨 준 에듀 한경 임직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여러분들도 입시가 힘들다고 생글생글한 미소를 잃지 말고….

권호걸 한경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mega@ed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