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적 변화의 이해Ⅰ-「수열과 극한」편

자연 속의 물리적인 현상은 대수, 기하, 삼각함수,미분과 적분 등과 같은 연속적인 수학에 의해 아주 잘 분석되고 이해되지만,경제 현상이나 사회적인 의사 결정,정보의 처리와 같은 비물질 세계를 다루거나 실생활의 활동에서는 이산수학의 방법이 보다 유용할 수 있다.

이산수학의 방법이란 유한집합 또는 셀 수 있는 집합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뜻하는데,여기에는 하나,둘,셋 등 유용한 세기의 방법,문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그래프나 행렬과 같은 수학적 모델을 이용하는 방법,또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처리 절차를 다루는 알고리듬적 방법 등이 있다.

즉 수학에서 경우의 수,행렬,수열 등이 이산수학의 방법으로 배우는 개념이다.

아날로그 시계에서 시곗바늘은 연속적으로 돌고 있다.

시간이 연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은 연속이 아니다.

디지털 시계에서 시간은 1시간,1분,1초,0.1초 등의 단위로 변화하고 있고,몇 시 몇 분에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돈을 빌렸을 때 하루,한 달,1년 등의 단위로 이자를 계산한다.

즉 불연속적인 시간을 사용한다.

일찍이 이 문제에 관하여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이 재미있는 역설로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화살은 궁수의 시위를 떠나 과녁에 맞을 때가지 계속 날아간다.

날아가는 도중에는 멈추지 않기 때문에 날아가는 모든 순간에 움직이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특히 그 순간이 얼마나 긴지 생각해보자.

1초? ½초?

그것이 어떠한 수치든 그보다 더 작은 수치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순간’은 비록 시간의 길이를 가지지만 그보다 더 작은 순간들로 나누어질 수 있다.

하지만 뭔가 가장 작은 순간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길이일까?

아마 거의 시간이라 할 수 없는 길이일 것이다.

마치 선 위의 한 점과도 같이 찰나의 순간일 것이다.

점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찰나도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화살은 날아가는 도중 모든 찰나에 움직인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않다.

시간이 없이는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고,방금 전에 우리는 찰나가 시간을 전혀 차지하지 않는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만약 찰나의 공간 속에서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다면,찰나의 순간에 어떻게 화살이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화살이 날아가는 모든 찰나에 화살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한다면,화살이 날아가는 전체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바꿔 말해서 화살은 아예 움직이지 않은 것이 된다.

---------------------------------------------

위의 글의 내용을 읽어 보면 아주 재미있는 모순을 발견한다.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라고 시작되는 문단이 "화살은 아예 움직이지 않은 것이 된다"라고 끝이 난다.

역설이다.

이 글 안에서 어느 부분에서 어떤 모순이 발생했을까?

지금부터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해 보자.

우선 가장 작은 순간을 '찰나'라 정하고 이 찰나의 순간에는 물체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찰나를 공간 위의 한 점으로 대응하고 점이 공간을 차지하지 않듯이 찰나 역시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는 순간을 찰나에 비유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속의 풍경은 정지해 있다.

즉 찰나의 순간에는 화살은 멈춰 있다.

그러면 이 글의 주장처럼 날아가는 전체 시간은 찰나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모든 찰나에서 화살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바로 여기에 문제점이 있다.

모든 각각의 찰나에서 화살은 움직이지 않지만,화살이 날아가는 전체 시간을 어떤 집합으로 생각했느냐가 중요하다.

화살이 날아가는 전체 시간을 자연수와 같은 무한집합으로 생각할 것인가,아니면 실수와 같은 무한집합으로 생각할 것인가가 이 주장에서 모순을 발생시킨다.

화살이 날아가는 시간을 자연수와 같이 셀 수 있는 집합으로 생각한다면 찰나의 순간에 화살이 멈춰 있으므로 화살은 날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찰나는 실수와 같은 셀 수 없는 집합, 즉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집합의 원소이므로 모든 찰나는 연속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찰나에 대해서 화살은 연속적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시간이 연속적으로 흘러가고 있지만,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므로 연속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인식하지 못한다.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도 0으로 가까이 가는 시간을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시간은 연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은 셀 수 있는 불역속적 변화로 이해한다.

이산수학의 방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수열에 관한 공부가 여기에 해당하고,이를 통하여 사회현상에서 발생하는 이산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수열에서 익혀야 하는 이산수학의 방법은 다름아닌 일반항을 추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흔히 수열의 일반항을 찾는 방법으로 항들을 구체적으로 계산해서 그것들의 규칙성을 찾는 귀납적 추리의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이산수학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쉽게 규칙을 찾을 수 없을 때가 많다.

항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복잡한 계산을 열심히 하지만,항들을 열거하고도 거기에서 규칙성을 찾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항과 항 사이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점화식을 찾는 방법을 써보도록 하자.

수열에서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항들이 아니라,항과 항 사이의 규칙적인 관계이다.

어떤 수열이 규칙적인 배열이라면 항과 항 사이에는 반드시 규칙적인 관계가 있다.

귀납적인 방법으로 일반항을 추리할 수도 있지만,항과 항 사이의 일반적 관계를 추론하여 일반항을 얻는 방법도 이산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이해하는 데 기본임을 명심하자.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⑨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⑨
------------------------------------------------------------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⑨
[참고자료]

고등학교 이산수학,교육인적자원부

시간의 발견,스튜어트 매크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