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수 싸이의 노래 챔피언의 한 소절이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모두의 축제,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

이 가사는 대한민국 정치가 추구해야 할 방향과 일치하여 선거 때마다 이용되곤 했다.

선관위의 광고에서는 '투표의 즐거움을 누리다' '국민의 축제'라는 말을 표방하고 있지만,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통령파니 친박연대니 정당 내 편가르기,후보자들의 비리문제,영·호남 간 지역주의 등의 문제가 여전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4·9 총선에서 독특한 이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두 후보자가 있다.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최현숙 후보자와 힙합가수 출신 26살 김원종 후보자다.

여전히 소수자를 암묵적인 합의하에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꿋꿋하게 출마한 그들은 이번 18대 총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인물이다.

최 후보자는 여느 후보자들과 다른 선거공약을 내세운다.

'성 전환자에 관한 인권 정책' 및 '동반자등록 법(동성동반자관계 및 비혼 이성동거커플의 사회,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법)'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법이 그것이다.

특히 최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었던 이러한 법들이 조속히 제정되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회 소수자들의 문제와 현안을 양지로 끌고 나온 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다원성을 실현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최 후보자와 더불어 이번 총선의 이단아로 떠오른 힙합가수 출신 26세 김원종 후보자도 지나칠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지난 3월1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다 공연시작 10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제지당한 국회 앞 공연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하여 4·9 총선기간 중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거침없는 랩핑으로 가요계에서도 논란이 된 김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서 '김디지를 국회로'라는 노래를 발표하여 여지없이 국회의원들을 향해 독설을 내뱉는다.

그는 노래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권위의식,위선,비자금 연루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인들의 비도덕성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의 노래가 국회에서 울려 퍼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운동기간 만큼은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문고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여,커밍아웃하라" 최현숙 후보자가 내건 구호다.

이 구호는 대한민국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메시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커밍아웃은 사전적 의미로 '벽장에서 나오다'라는 뜻이다.

이는 의미가 확장되어 동성애자들이 더 이상 벽장 속에 숨어 있지 않고,밝은 세상으로 나와 공개적으로 사회에 자신의 동성애적 취향을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에 개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벽장 속에서 나와 그동안 억눌려왔던 소수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수지 생글기자(부산 서여고 3년) mint37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