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청소년 진로 교육 필요

"제 친구의 꿈은 공무원입니다."

한 포털사이트 네티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첫 문장이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는 이 네티즌은 '철밥통'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꿈을 무책임하게 설정한 친구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무리 요즘 어른들 사이에서 공무원 시험이 유행이라지만… 벌써 우리까지도 현실에 얽매여 생각해야 하는 건지 참…"

실제로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전국 593개 초중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희망 관련 설문조사 결과,'교사'에 대한 선호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교사·회사원·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교사,공무원'의 꿈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 나라의 교육자로서 미래의 꿈나무를 교육 시키고자 하는 마음에서,국가의 공무원으로서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일에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진로를 결정한 것이라면 그것은 환영받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우려해야 할 것은 이 학생들 중 비교적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 적 책임감과는 무관하게 '안정성'의 이유만으로 진로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들의 이 같은 진로 결정은 개인의 인생에 있어서 큰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7년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서울의 한 관공서에서 근무하게 됐지만,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아 갈등하고 있는 A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안정적인 게 제일이라고 생각하고 거의 1년 가까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매달렸어요.

적성,흥미는 따지지도 않았죠.

합격하긴 했지만 다른 사람의 길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만 들어요.

적성을 생각하지 않았던 게 정말 후회가 됩니다."

A씨는 이럴 수도,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의 한 청소년 진로상담 전문가는 "직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 안타까운 현실을 초래했다"며 청소년에 대한 체계적인 진로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현재 대부분의 초중고교에서는 1년에 한두 차례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형식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청운고 3학년 김기연 학생은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대입에 대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신경써주시지만,정작 학생의 미래 진로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선생님이 드물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너 목표 대학이 어디니" 보다는 "네 꿈은 뭐니"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우리 청소년들이다.

청소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진로교육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안정성만을,시대적 대세만을 추종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한 번쯤 고려해 보아야 할 때이다.

송유림 생글기자(울산 현대청운고 3) u-im_styl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