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5년차,19살의 딸과 16살의 아들,직업은 특수보조교사 그리고 그녀는 싱글 맘 그리고 그녀는 나의 어머니.

"결혼이 있다면 이혼도 있는 것이고,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사는 가정이 있다면 반면에 어머니와 함께 혹은 아버지와 함께 사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그녀 삶의 지론이다.

이렇게 단순한 논리가 이혼 가정,싱글 맘 가정의 우리 형제에게 좌절과 아픔보다는 오히려 희망이 됐으며 세상이란 차가운 벽에 당당하게 마주칠 수 있게 해주었다.

나에게 싱글 맘과 싱글 대디라는 단어는 그렇게 먼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와 함께 산다는 것이 그렇게 부끄럽고 속상한 일로도 생각되지 않는다.

또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아서 사회로부터 편견에 시달리거나 학업과 기타 생활 등에서 문제가 된 적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싱글 맘과 싱글 대디 가정에 상당히 관대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어느 여방송인의 싱글 맘 선언,싱글 맘과 싱글 대디를 다룬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 나와 같은 가정들에 매체가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니 황송할 따름이다.

아니 갑작스러운 세상의 관심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

많은 매체와 세상의 애정 어린 관심에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다.

싱글 맘과 싱글 대디 가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해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부모로도 자녀를 양육할 만큼의 경제적 조건이나 사회적 능력이 탁월한 환경일 경우 자녀 양육시 일반 가정 자녀들과 비교했을 때 커다란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환경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그렇지 못한 한 부모 가정은 자녀들의 교육 환경,가정 환경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 부모가 경제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경제 활동에 매달리니 자녀들의 교육 문제, 기타 생활에 관심이 부족해 당연히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결핍이 생길 수 있다.

모 신문 기사 보도에 따르면 서울 거주 싱글 맘의 평균 모습은 이혼 3년차,월 수입 72만원,학력 고졸,직업 식당 보조일,주거 형태는 보증금 150만원 내외에 월세 18만원짜리 단칸방,평균 부채는 1500만원이다.

드라마,영화,기사에 나오는 싱글 맘들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마치 상위 1%에 속한 싱글 맘,싱글 대디에 한해 조명하는 세상의 관심이야말로 과유불급일 것이다.

싱글 맘과 싱글 대디에 관한 시각을 상위 1%에서 좀더 밑으로 조명하는 건 어떨까?

과연 몇 명의 싱글 맘과 싱글 대디들이 그런 드라마와 영화,기사를 보며 공감할까?

싱글 맘,싱글 대디 가정이 아니라 소외된 싱글 맘,싱글 대디 가정에 대해 세상은 좀더 관대해 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취업 문제,자녀 양육 문제와 관련된 각종 인프라를 소외된 싱글 맘,싱글 대디 가정에 지원해주고 멘토적 역할을 해야 될 것이며 많은 매체와 세상은 그들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야 하지 않나 싶다.

배수지 생글기자(부산 서여고 3년) mint37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