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시장 선점경쟁 '치열'
2013년부터는 포스트 교토체제가 가동된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포스트 교토체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포스트 교토체제가 어떻게 짜여지느냐는 각국의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포스트 교토체제의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국제사회는 2009년 말이 포스트 교토체제의 협상시한이라는데 합의한 상태.
이에 따라 올해는 △EU가 주도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미국이 이끄는 기후변화 주요국 회의 △기후변화 특별 정상회의라는 별칭이 붙은 G8(주요 선진 8개국) 회담 등 포스트 교토체제의 운명을 결정할 외교전이 줄줄이 열린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제1차 기후변화 주요국 회의를 열어 EU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UNFCCC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했다.
미국의 주장은 각국의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존중하면서 청정기술 개발과 확산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것.
타율적 의무 감축을 주장하는 EU와는 정반대인 청정기술을 통한 자율적 감축이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의 공세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EU 회원국별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실천계획을 담은 'EU 온난화 방지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 기업들도 기후변화의 기회잡기 경쟁
기후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려는 경쟁이 치열하기는 기업들도 마찬가지.
교토 의정서 발효로 탄생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지난해 600억달러(약 56조7000억원)에서 2010년엔 1500억달러(세계은행 전망)로 늘어나고 미국이 본격 참여할 경우 2020년 미국에서만 1조달러의 시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탄소 시장'을 제패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런던 금융가와 뉴욕 월가의 세계적 금융회사들은 탄소 관련 금융상품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고액 연봉가로 통하는 탄소 분야 전문인력은 '모시기 힘든' 인재가 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중국 인도 등 대규모 배출국에 적용시켜 이익을 올리려는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 '포스트 교토'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탄소배출권 거래소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TS)는 국가나 기업마다 주어진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넘어서면, 허용치 미달분을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팔거나 초과분을 사야 하는 시스템이다.
허용치를 지키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투자 기회를 만들어낸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600억달러로 전년 대비 80% 늘었다.
2006년에도 143% 급증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City of London)에 자리잡은 유럽기후거래소(ECX).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의 40%,유럽 시장의 65%를 차지한다.
포스트 교토체제에서도 ETS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에 따라 각국은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ETS가 없는 미국에선 NYSE(뉴욕증권거래소)가 한발 앞서고 있다.
NYSE는 작년 12월 유럽 2위의 탄소배출권 거래소였던 파워넥스트카본을 인수, 블루넥스트로 이름을 바꿨다.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뒤 북미와 아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적극적이다.
일본 총리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말 도쿄증권거래소에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권고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거래가 시작되도록 할 방침이다.
전력거래소가 2010년부터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
----------------------------------------------------------
'포스트 교토'체제, 한국의 대응은
한국 정부도 바빠졌다.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제4차 종합대책'을 통해 대강의 청사진을 내놓은 데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기후변화·에너지 대책'을 발표했다.
에너지 효율성 제고,신재생에너지,원자력,해외자원 확보 등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경제성장의 추가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유엔과 미국의 두 축으로 진행되는 포스트 교토체제 논의에서 가장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안윤기 환경자원에너지그룹장은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기업이 받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의무 감축국이 아닌 자발적 감축국이 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교토 의정서에선 의무 대상국이 아니라서 부담이 없었지만 포스트 교토체제에선 상당한 부담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성장 기반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부담을 떠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구온난화를 풀 수 있는 본질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청정기술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제4차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0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새 정부가 이 계획을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증권연구원은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정부의 위탁을 받아 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한국전력거래소가 배출권 거래소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포스트 교토체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포스트 교토체제가 어떻게 짜여지느냐는 각국의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포스트 교토체제의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국제사회는 2009년 말이 포스트 교토체제의 협상시한이라는데 합의한 상태.
이에 따라 올해는 △EU가 주도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미국이 이끄는 기후변화 주요국 회의 △기후변화 특별 정상회의라는 별칭이 붙은 G8(주요 선진 8개국) 회담 등 포스트 교토체제의 운명을 결정할 외교전이 줄줄이 열린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제1차 기후변화 주요국 회의를 열어 EU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UNFCCC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했다.
미국의 주장은 각국의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존중하면서 청정기술 개발과 확산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것.
타율적 의무 감축을 주장하는 EU와는 정반대인 청정기술을 통한 자율적 감축이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의 공세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EU 회원국별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실천계획을 담은 'EU 온난화 방지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결연한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 기업들도 기후변화의 기회잡기 경쟁
기후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려는 경쟁이 치열하기는 기업들도 마찬가지.
교토 의정서 발효로 탄생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지난해 600억달러(약 56조7000억원)에서 2010년엔 1500억달러(세계은행 전망)로 늘어나고 미국이 본격 참여할 경우 2020년 미국에서만 1조달러의 시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탄소 시장'을 제패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런던 금융가와 뉴욕 월가의 세계적 금융회사들은 탄소 관련 금융상품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고액 연봉가로 통하는 탄소 분야 전문인력은 '모시기 힘든' 인재가 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중국 인도 등 대규모 배출국에 적용시켜 이익을 올리려는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 '포스트 교토'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탄소배출권 거래소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TS)는 국가나 기업마다 주어진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넘어서면, 허용치 미달분을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팔거나 초과분을 사야 하는 시스템이다.
허용치를 지키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투자 기회를 만들어낸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600억달러로 전년 대비 80% 늘었다.
2006년에도 143% 급증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City of London)에 자리잡은 유럽기후거래소(ECX).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의 40%,유럽 시장의 65%를 차지한다.
포스트 교토체제에서도 ETS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에 따라 각국은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ETS가 없는 미국에선 NYSE(뉴욕증권거래소)가 한발 앞서고 있다.
NYSE는 작년 12월 유럽 2위의 탄소배출권 거래소였던 파워넥스트카본을 인수, 블루넥스트로 이름을 바꿨다.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뒤 북미와 아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적극적이다.
일본 총리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말 도쿄증권거래소에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권고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거래가 시작되도록 할 방침이다.
전력거래소가 2010년부터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
----------------------------------------------------------
'포스트 교토'체제, 한국의 대응은
한국 정부도 바빠졌다.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제4차 종합대책'을 통해 대강의 청사진을 내놓은 데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기후변화·에너지 대책'을 발표했다.
에너지 효율성 제고,신재생에너지,원자력,해외자원 확보 등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경제성장의 추가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유엔과 미국의 두 축으로 진행되는 포스트 교토체제 논의에서 가장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안윤기 환경자원에너지그룹장은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기업이 받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의무 감축국이 아닌 자발적 감축국이 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교토 의정서에선 의무 대상국이 아니라서 부담이 없었지만 포스트 교토체제에선 상당한 부담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성장 기반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부담을 떠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구온난화를 풀 수 있는 본질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청정기술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제4차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0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새 정부가 이 계획을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증권연구원은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정부의 위탁을 받아 배출권 거래소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한국전력거래소가 배출권 거래소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