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회 NFL 챔피언전 전세계 232개국 1억3900만여명 시청 단순스포츠 넘어

경제이벤트로 자리매김
[Global Issue] 슈퍼볼의 경제학
4쿼터 종료 직전 거짓말 같은 뒤집기로 18전 전승을 달리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물리치고 뉴욕이 18년 만에 우승하자 뉴욕 로고가 박힌 모자와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AP통신은 올해 슈퍼볼 관련 상품의 판매액이 그린베이 패커스의 우승으로 끝난 1997년 당시 세웠던 역대 최고액 1억250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정했다.

관련 상품뿐 아니라 입장료, 상금, 무대공연 등 각 분야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컸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미식축구 관련 산업의 규모는 연간 70억달러에 이른다.

그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기 입장료 판매수익의 25%가 슈퍼볼 기간에 집중됐다.

1983년부터 슈퍼볼 입장료는 매년 평균 26.40달러씩 뛰었다.

올해 티켓은 700~900달러에 판매됐다.

선수들의 수입도 짭짤하다.

올해 우승한 팀의 멤버들은 7만8000달러를 나눠가졌다.

준우승 팀에도 4만달러가 돌아갔다.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던 정상급 가수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번다.

마이클 잭슨, U2, 롤링 스톤스 등 지난 몇년간 무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은 공연료를 거의 받지 않은 대신 커다란 홍보효과를 누렸다.

2004년 하프타임 공연에서 신체 노출 사고를 일으켰던 재닛 잭슨의 주간 음반 판매량은 예전의 두 배로 뛰었다.

주최 도시 피닉스는 이번 경기로 4억~5억달러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된다.

여행업계도 반짝 특수를 누렸다.

경기가 벌어진 피닉스 대학 스타디움 인근의 한 호텔 숙박비는 평소보다 700달러 오른 999달러로 치솟았다.

피닉스를 왕복하는 항공기도 증편됐다.

슈퍼볼의 소비 특수는 이뿐만 아니다.

경기를 생생하게 보려는 사람들로 고화질 TV 판매량이 늘고 디지털위성방송 가입자가 증가했다.

맥주와 음료, 스낵제품의 매출도 크게 뛰었다.

스포츠 관중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스낵 중 하나인 토티야칩의 경우 슈퍼볼 주간에 평소보다 29%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제부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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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주식 지표’믿을까 말까

슈퍼볼에 어떤 팀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올해 증시가 결정된다?

황당한 미신 같지만 통계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다.

NFL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의 승리팀과 그 해 주가상승률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슈퍼볼 주식 지표(Super Bowl Stock Indicator)’에 따른 것이다.

이 지표는 슈퍼볼에서 예전 내셔널 풋볼리그(NFL) 소속 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오르고 옛 아메리칸 풋볼리그(AFL) 팀이 이기면 증시가 내린다는 속설이다.

올해 승리한 자이언츠는 주가 상승을 몰고 온다는 옛 NFL 소속팀이다.

1970년 두 리그는 NFL로 통합됐지만 예전 소속 리그 기준으로 상관 관계를 계산해 왔다.

이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이은 경기 침체 우려로 잔뜩 얼어붙은 뉴욕 증시도 자이언츠의 슈퍼볼 승리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증시 하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뉴스다.

이 같은 지표는 과학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월가에서 오랜 기간 미신처럼 통해 왔다.

통계적으로 적중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총 41차례 대회 중 33회나 증시 방향을 예상해 80.5%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옛 NFL 소속 인디애나폴리스 콜츠팀이 승리했고 다우지수는 6.3% 상승,속설이 맞아떨어졌다.

이 때문에 속설을 믿고 싶은 투자자들은 18전 전승으로 결승전에 오른 최강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옛 AFL 소속)가 자이언츠를 이길까 노심초사했었다.

이들의 걱정은 자이언츠의 쿼터백 엘리 매닝이 종료 39초를 남겨놓고 승리의 터치다운 패스를 했을 때 환호로 바뀌었다.

경기 침체 걱정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슈퍼볼을 둘러싼 속설은 위안거리이기도 하다.

CNN머니 등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계의 대규모 상각이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경우 미 경제가 올해 안에 정상 궤도로 들어설 것이라는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 침체 기미가 사라지지 않고 있어 슈퍼볼-주가 공식이 현실화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