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Money] 프런티어 마켓이 뜬다는데…
베트남, 콜롬비아, 카자흐스탄, 바레인 등


후진적이지만 역동적이고 잠재력 커 '매력'

세계 금융·자본시장에서 새로운 노다지로 각광

지난 1월2일자 한국경제신문 국제면에는 '프런티어 마켓'을 심층 분석한 기사가 실렸다.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이란 신흥시장으로 번역되는 이머징 마켓보다는 후진적이지만 훨씬 더 역동적이며 잠재력이 큰 시장을 말한다.

이날 기사의 요지는 프런티어 마켓이 세계 금융 및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노다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새해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프런티어 마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런티어 마켓을 겨냥한 투자상품도 등장,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프런티어 마켓의 정의가 무엇인지, 관련 투자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과연 투자할 만한지 등을 살펴보자.

⊙ 프런티어 마켓이란

프런티어 마켓은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만든 신조어.

이름 그대로 개척지라는 뜻이다.

신흥시장의 대명사였던 '이머징 마켓'보다 한 발 더 들어갔다.

'포스트 이머징 마켓'인 셈이다.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시장 규모가 작고 역사가 짧아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진 중소시장이다.

이머징 마켓보다는 성장 잠재력이 더 크지만 반대로 위험 요인도 더 많다.

하지만 어떤 나라를 프런티어 마켓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프런티어 마켓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처럼 한정된 국가만을 지칭하는 개념은 아니다.

맨 처음 개념을 만든 S&P의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는 캄보디아, 베트남, 파키스탄 등 3개국, 중동에서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 2개국, 남미에서는 콜롬비아, 파나마 등 2개국, 유럽에서는 불가리아, 카자흐스탄 등 2개국을 대표적인 프런티어 마켓으로 꼽았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유럽 7개국(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카자흐스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아프리카 4개국(케냐 모리셔스 나이지리아 튀니지) △중동 6개국(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 레바논) △아시아 2개국(스리랑카 베트남) 등을 프런티어 마켓으로 분류했다.

⊙ 관련 투자상품 잇따라

유망 투자 대상이 생기면 이를 겨냥한 투자상품이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프런티어 마켓을 타깃으로 한 고수익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 2년간 해외 펀드의 주류로 대접받아온 중국·인도 펀드 등 이머징 마켓 펀드들의 수익률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프런티어 마켓 펀드는 대부분 지난해 10월 이후 출시됐다.

최근 2년간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이 몰린 중국 펀드가 수익률 고공 행진을 마감하고 내리막길로 접어든 시점과 절묘하게 이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런티어 마켓이란 개념이 명확치 않은 데다 운용회사마다 정의가 달라 프런티어 마켓 펀드라는 것을 하나의 펀드 유형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다만 투자 대상 지역을 바탕으로 넓은 의미에서 프런티어 마켓 펀드로 분류할 뿐이다.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프런티어 마켓 범주로 분류되는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취합한 결과 모두 53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이머징 마켓 펀드 성격을 띠면서 동시에 일부 자산을 프런티어 마켓에 투자하는 것들이다.

가령 최근 3개월간 1조원 이상을 끌어모은 '신한BNP봉쥬르브릭스플러스주식-자HClassA 1'은 대부분의 자산을 브릭스 지역에 투자하면서 일부를 중남미나 동유럽 프런티어 마켓에 배분한다.

한국펀드평가 신건국 연구원은 "엄밀한 의미에서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는 베트남, 카자흐스탄이나 중동 아프리카 등 프런티어 마켓만 대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10개 안팎인 것으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어떤 펀드들이 있나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나와 있는 펀드 중 가장 대표적인 프런티어 마켓 펀드로는 베트남 펀드가 꼽힌다.

베트남 관련 펀드는 모두 13개가 있으며, 이 가운데 펀드 자산 전체를 베트남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는 순수한 베트남 펀드는 7개다.

한국운용이 지난해 6월에 설정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혼합 1',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 1', 골든브릿지의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 1'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유리자산운용이 내놓은 '유리명품VISTA글로벌주식(A)'과 한화투신운용의 '한화 카자흐스탄 주식투자신탁1호', JP모건운용의 'JPM중동&아프리카주식종류자 1A'도 프런티어 마켓 펀드에 속한다.

'유리명품VISTA글로벌주식(A)'은 브릭스 국가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부각되는 'VISTA'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VISTA'란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남아공(South Africa) 터키(Turkey) 아르헨티나(Argentina) 등 5개국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새로운 이머징 마켓을 지칭하는 용어다.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VISTA 5개국은 2000년 이후 정치적 안정 속에 보유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매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7%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 수탁 규모와 수익률 성과는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넓은 의미에서 프런티어 마켓 펀드로 분류되는 펀드들의 전체 수탁액은 작년 12월 말 현재 5조9088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들 펀드 대부분이 3개월 전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규모의 돈이 몰린 셈이다.

수익률은 지역별로 다소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다.

베트남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99%로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소폭 웃돌고 있다.

특히 '유리명품VISTA글로벌주식(A)'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9.38%에 달하며, 'JPM중동&아프리카주식종류자 1A'의 경우 10.42%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프런티어 마켓 펀드는 그야말로 '고위험 고수익' 펀드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다른 어떤 펀드보다 분산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는 상품도 적지 않아 가입하기 전 상품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 투자용으로 배분한 자산 중 일부분을 프런티어 마켓 펀드에 투자한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한국경제신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