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컴퓨터·TV·오디오가 통합, 단순하게…

한강 등 수상 레포츠 시대 활짝 열릴듯

[Cover Story] 2008년 대전망 - 사회
올해 한국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고령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디지털화 등 지난 5년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5년도 넘게 사회를 관통할 '메가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순한 삶 △활력(청춘) △안전 및 환경 등이 사회의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에 대한 보호는 더욱 강화되고 여성에게 일과 가정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이 확대된다.

2008년 사회 문화 트렌드와 달라지는 제도들을 짚어 보자.

⊙ 심플하고 활기찬 삶 추구한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기술 발달은 컴퓨터 휴대폰 디지털TV 등 각종 IT 기기들의 기능을 복잡하고 다양하게 만드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왔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흐름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아이팟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단순함의 바람은 올해 다양한 기기로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인터넷 기능을 빼버리고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능만 남긴 휴대폰이 인기를 끌고 인터넷 서핑과 문서작성 등 핵심 기능에 충실한 저가형 노트북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기능의 단순화와 함께 시스템이 통합되는 추세도 발견된다.

예컨대 컴퓨터 한 대로 TV도 보고 영화 감상도 하면서 콤포넌트 오디오의 역할까지 맡기는 식이다.

이는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기계 조작에 익숙지 않은 여성이 사회의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생겨난 변화다.

대신 사람들이 보다 능동적이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 중인 관광레저산업 진흥정책에 맞춰 전국 곳곳의 소항만에 요트 선착장이 들어서고 크루즈 관광도 더욱 활성화 되면서 본격적인 '마린 레포츠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중국산 장난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파문이 일어난 뒤 그 여파로 올해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품에서는 친환경,농수산품에서는 유기농이 아니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 힘들 것 같다.

또한 유해 제품 생산이나 소비자 기만 등의 행위를 한 기업은 소비자집단소송제 등 강화된 보호장치의 도입으로 '거액의 배상금'이라는 철퇴를 맞고 퇴출될 수도 있다.

⊙ 2008년 이렇게 달라진다

법과 제도 분야에서도 달라지는 것이 많다.

앞으로 청소년의 법정대리인(부모 등 보호자)과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장(학교장 등)은 해당 시·군·구에 사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 전과자의 이름 나이 주소 직업 직장 사진 범죄경력 등을 열람해 청소년 보호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이번 3월 학기 시작 때부터 전국 66개 전문대학 242개 학과에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한 전공심화과정이 설치돼 반드시 4년제 대학에 편입하지 않고도 학사 학위를 딸 수 있게 된다.

올해 최저 임금은 시간당 377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3480원)보다 8.3% 인상된 것인데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되니까 이보다 낮은 시급을 주는 경우는 법정대리인을 통해 더 받아내도록 한다.

대형 포털이나 공공기관의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쓸 때는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도 확대 실시된다.

4월11일부터 모든 생활 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대우하는 것이 금지된다.

고용,교육,재화와 용역의 제공,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참정권 등 6가지 차별금지 영역으로 구체화됐다.

차기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khcha@hankyung.com


---------------------------------------------------------------

●세계는…

'팍스시니카' 시대 도래

곡물가격 급등에 글로벌 '애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러시아 푸틴·프랑스 사르코지 행보도 관심

[Cover Story] 2008년 대전망 - 사회
올해 지구촌의 이목은 중국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팍스 시니카'(중국 전성시대)란 신조어를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

베이징 올림픽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쏘아올린 중국이 지상에선 역대 최고의 올림픽을 열어 중국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다.

서구에선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작년엔 베이징의 대기오염을 물고 늘어지더니 올해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식의 딴지를 걸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막대한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이 역대 최고 올림픽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보도했다.

이런 기대가 조금이라도 충족되지 못하면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작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로드맵을 채택한 기후변화 협상은 올해 상당한 진전이 예상된다.

로드맵에 합의한 미국이 개발도상국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고 협상 과정에서 이견의 간극이 생길 수 있지만 큰 틀에선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협약의 밑그림이 차근차근 그려질 전망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던 풍조도 한풀 꺾이고 지속가능 경영(sustainability)으로 관심이 옮겨갈 전망이다.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실용적인 경영 이념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가운데에선 구글의 성장세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이 75%를 넘어서고 주식 가격도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급속한 경기 둔화 외에 다른 악재는 없다.

지역별 이슈를 살펴보면 먼저 파키스탄 사태가 관심이다.

페르베즈 무샤라프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만약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부토를 암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무샤라프는 파키스탄 민주주의가 이슬람 테러주의자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며 비상계엄 연장을 정당화하면서 정권을 이어갈 수 있다.

핵 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이란은 적어도 올해는 핵무기를 갖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개발을 위해 충분한 원료를 확보하려면 2009년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안전보장 문제 외에 더 절박한 이슈도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농산물발 물가상승,즉 '글로벌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국제 농산물 가격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 상품 지수(GSCI)는 지난해 12월21일 기준으로 한 해 동안 29%나 상승했다.

2002년 32% 오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2006년 15%의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 곡물 가격은 1996년 하반기 이후 급락해 10여년간 낮은 수준을 지속해왔으나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Cover Story] 2008년 대전망 - 사회
지구촌 인물 중에선 푸틴과 사르코지가 단연 관심이다.

푸틴은 내년 5월 대통령에서 퇴임한 뒤 총리로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후계자로 지명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 부총리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푸틴은 비록 총리이더라도 권력의 정점에서 여전히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전망이다.

하지만 자신의 수하들이 상대적으로 약진할 수밖에 없어 독단적 국정 운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선 우려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개혁 드라이브를 너무 강력하게 걸어 공무원 학생 등 개혁반대 세력들이 폭발할 수 있다.

마치 폭약창고에서 성냥불을 켜는 형국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려하기도 했다.

장규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