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또 닦았지만 계속 밀려 오는 기름띠
기름제거용 폐현수막 너도나도 함께 들때 '우리'의 힘 느껴
지난 17일 새벽 6시30분, 서울 남부터미널 13번 승차장에는 태안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툼한 겨울옷을 입은 아저씨 아주머니 학생들이 삼삼오오 어둠을 뚫고 모여들었다.
먼저 버스에 올라 있으니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앳된 얼굴의 학생이 들어온다.
"이 버스 태안행 맞나요?"
"네. 태안으로 봉사활동 하러 가시나 봐요? 어느 쪽으로 가세요?"
"저희는 만리포로 가요."
경희대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학생은 인터넷 카페에서 봉사자들을 모아 오늘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학생은 준비해 온 김밥을 회원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다.
6시35분.
버스가 출발하자 곧 내부의 불이 꺼졌다.
새벽잠을 설쳐서인지 눈꺼풀이 조금씩 무거워졌다.
3시간 달려 도착한 태안버스터미널은 전국에서 올라 온 자원봉사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대합실에는 각 지방 사투리가 뒤섞여 귓전을 울린다.
태안군은 몰려오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터미널 인근 수협에서는 방제 작업에 필요한 장화, 방제복, 면장갑, 고무장갑 등 장비를 무료로 나눠주었고, 터미널에서 만리포까지 자원봉사자를 위한 무료 버스도 운행하고 있었다.
버스로 10여분 이동해 10시30분 만리포에 도착하니 도로변은 방제복을 착용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마스크 착용법을 몰라 처음 보는 사람끼리 서로 묻고, 방제끈을 묶어 주기도 한다.
상황실에는 개인 자격으로 온 봉사자들이 잠시 벗어 둔 옷가지 신발 등이 즐비하다.
사물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제복을 갈아 입고 3분 정도 나가자 만리포 해수욕장이다.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 만리포.
그러나 흰 백사장은 간데 없고 검게 변한 모래와 바위들 사이로 노란 방제복을 입은 수많은 봉사자들만 눈에 들어온다.
한쪽에 선 만리포 사랑 노래비도 기름때에 흠뻑 젖은 채 봉사자들을 맞고 있다.
자원 봉사자들은 그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스스로 기름 제거 작업을 했다.
단체로 온 봉사자들은 팀장의 지도아래, 개인 봉사자들은 상황실 앞 유리창에 붙어 있는 작업 요령을 읽고 일거리를 찾았다.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많았지만, 수다를 떨거나 장난을 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나는 모래 사장에 기름을 머금은 채 널려 있는 헌옷과 흡착포를 포대에 담는 일을 했다.
"아! 아! 여기는 주민피해 대책위원회입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돌이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또 마스크를 꼭 써 주십시오."
대책위원회는 자원봉사 단체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감사를 표시하고, 밀물 썰물 시간을 알려주기도 했다.
구세군에서 뜨끈한 만둣국을 마련했다며 안내하기도 했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배가 고파온다.
상황실 인근 급식소에서 밥을 받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20대 중반의 여성 두 명이 말을 걸어왔다.
"식권을 끊어야 하나요?"
"아니요, 무료이에요"
두 사람은 경기도에서 왔다고 했다.
"TV에서 보니 너무 심각한 것 같아서 왔어요. 그런데 여긴 많이 깨끗해진 것 같네요."
"네. 여긴 자원봉사자가 많아요. 자원봉사자가 별로 안 오는 곳은 아직도 심각하대요."
내 말을 들은 그들은 승용차를 가지고 왔다며,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간다고 일어섰다.
파란색 천막 속에 탁자만 수십 개 들여 놓은 임시 식당은 몹시 불편했지만 한 마디 불평도 들리지 않았다.
김치찌개에 김치, 김, 무 무침, 오렌지로 소박한 식단이었으나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에는 충분했다.
급식 봉사를 하는 아주머니들에게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를 하니 좋아하신다.
"다들 반찬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어서 좋아.
자기 입맛에 안 맞아도 갈 때는 다 맛있다고 해.
그래도 이거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여기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 하고 있거든.
여기 보면, 가게도 다 닫았잖아.
이런 게 마음이 좀 안 좋지…."
점심 후 돌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일에 동참했다.
"저기요, 돌을 닦아도 색깔이 그대론데…. 어떻게 해야 돼요?"
"그건 기름이 말라붙어서 그래요. 바위 틈 사이에는 기름이 아직 안말랐어요."
그러나 마르지 않은 곳에서도 옷가지에 묻어 나오는 기름은 소량이었다.
이마저도 밀물이 들어오면 원상복귀일 터.
이건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닌가?
궁금해서 옆에 있는 주민에게 물어 보았다.
"닦지 않고 놔두면 바위에 그대로 쌓여 버리니까 그때그때 닦아내는 수밖에….
이렇게 계속하면 언젠가는 원래대로 돌아오겠죠."
자원 봉사자들의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계속 감소한단다.
바위 옆 모래사장에는 주민들이 삽으로 모래를 퍼내고, 그 안에 고인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니, 주민들이 반발했다.
더러운 모습이 많이 알려지면 관광객들이 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주민들은 많이 민감해져 있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주민들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와서 그래도 이만큼 나아 진거지,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고마운 걸 어떻게 다 말해."
모래 사장 저편에는 단체로 온 듯한 수십명이 무언가를 모래에 깔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폐현수막을 이용해 모래사장의 미세한 기름을 흡착하는 작업 중이다.
헌옷을 들고 다니며 기름을 훔쳐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내가 현수막을 하나 집어 들자 어느 새 현수막의 반대쪽을 다른 사람이 잡는다.
알 수 없는 감동이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졌다.
"아! 아! 이제 밀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새 시계는 4시를 가리키고 있다.
나는 바다 가까이로 다가가 보았다.
파도를 타고 작은 기름이 쉴새없이 밀려왔다. 흰 백사장에 얇은 기름띠가 다시 생겨났다.
누군가 저 기름띠를 다시 제거해야겠지….
보고 싶었던 겨울바다….
기름바다.
아쉽고, 서운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방제복 입는 것을 도와 주고, 기름을 닦아 내는 노하우를 나눴다.
누군가 앞에서 끌면 뒤에서 밀어주고 누군가 이편을 잡으면 다른 이가 저편을 잡아 주었다.
태안 재해 복구 현장에는 '너와 '내'가 없었다.
바다를 살리고자 하는 '우리'가 있을 뿐이었다.
이지수 생글기자(서울 서문여고 3년) jisooa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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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청 "쓰레기 분리에 학생들 도움이 필요해요."
"학생들은 기름 제거보다 쓰레기 처리업무를 맡아 주기 바랍니다."
태안 만리포 상황실에서 만난 태안군청 환경보호과 송태석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원 봉사 인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상황실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학생들의 자원봉사 접수를 받고 봉사활동 확인서도 발급해 준다.
8시간 봉사활동을 하면 5만원의 소득공제를 해 주는데, 관련 서류 또한 이곳에서 발급한다.
봉사활동 확인증을 시·군·구청 재난관리과에 가지고 가면, 고속도로 통행료도 환급받을 수 있다."
▷ 자원봉사자들은 얼마나 오는지?
"평일에는 2만~3만명, 주말에는 5만명가량 오는데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안이 깨끗해져 간다는 소식을 듣고 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오염 제거 작업이 학생들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학생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다.
학생이라고 더 위험하지는 않다. 일반인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위험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름 제거보다 쓰레기 처리 작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봉사 현장에 일반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들을 처리하거나 지정폐기물(기름이 묻어 있는 쓰레기)과 분리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적당하다.
포장 박스를 분리수거하는 작업도 안전하다.
상황실에 이런 일을 하게 해 달라고 말하면 된다."
▷ 헌옷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가?
"초기에는 흡착포가 부족해서 헌옷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헌옷이 많이 들어와 더 필요치 않다.
대신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해 주면 좋겠다.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기름제거용 폐현수막 너도나도 함께 들때 '우리'의 힘 느껴
지난 17일 새벽 6시30분, 서울 남부터미널 13번 승차장에는 태안으로 봉사활동을 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툼한 겨울옷을 입은 아저씨 아주머니 학생들이 삼삼오오 어둠을 뚫고 모여들었다.
먼저 버스에 올라 있으니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앳된 얼굴의 학생이 들어온다.
"이 버스 태안행 맞나요?"
"네. 태안으로 봉사활동 하러 가시나 봐요? 어느 쪽으로 가세요?"
"저희는 만리포로 가요."
경희대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학생은 인터넷 카페에서 봉사자들을 모아 오늘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학생은 준비해 온 김밥을 회원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다.
6시35분.
버스가 출발하자 곧 내부의 불이 꺼졌다.
새벽잠을 설쳐서인지 눈꺼풀이 조금씩 무거워졌다.
3시간 달려 도착한 태안버스터미널은 전국에서 올라 온 자원봉사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대합실에는 각 지방 사투리가 뒤섞여 귓전을 울린다.
태안군은 몰려오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터미널 인근 수협에서는 방제 작업에 필요한 장화, 방제복, 면장갑, 고무장갑 등 장비를 무료로 나눠주었고, 터미널에서 만리포까지 자원봉사자를 위한 무료 버스도 운행하고 있었다.
버스로 10여분 이동해 10시30분 만리포에 도착하니 도로변은 방제복을 착용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마스크 착용법을 몰라 처음 보는 사람끼리 서로 묻고, 방제끈을 묶어 주기도 한다.
상황실에는 개인 자격으로 온 봉사자들이 잠시 벗어 둔 옷가지 신발 등이 즐비하다.
사물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제복을 갈아 입고 3분 정도 나가자 만리포 해수욕장이다.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 만리포.
그러나 흰 백사장은 간데 없고 검게 변한 모래와 바위들 사이로 노란 방제복을 입은 수많은 봉사자들만 눈에 들어온다.
한쪽에 선 만리포 사랑 노래비도 기름때에 흠뻑 젖은 채 봉사자들을 맞고 있다.
자원 봉사자들은 그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고 스스로 기름 제거 작업을 했다.
단체로 온 봉사자들은 팀장의 지도아래, 개인 봉사자들은 상황실 앞 유리창에 붙어 있는 작업 요령을 읽고 일거리를 찾았다.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많았지만, 수다를 떨거나 장난을 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나는 모래 사장에 기름을 머금은 채 널려 있는 헌옷과 흡착포를 포대에 담는 일을 했다.
"아! 아! 여기는 주민피해 대책위원회입니다.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돌이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또 마스크를 꼭 써 주십시오."
대책위원회는 자원봉사 단체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감사를 표시하고, 밀물 썰물 시간을 알려주기도 했다.
구세군에서 뜨끈한 만둣국을 마련했다며 안내하기도 했다.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배가 고파온다.
상황실 인근 급식소에서 밥을 받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20대 중반의 여성 두 명이 말을 걸어왔다.
"식권을 끊어야 하나요?"
"아니요, 무료이에요"
두 사람은 경기도에서 왔다고 했다.
"TV에서 보니 너무 심각한 것 같아서 왔어요. 그런데 여긴 많이 깨끗해진 것 같네요."
"네. 여긴 자원봉사자가 많아요. 자원봉사자가 별로 안 오는 곳은 아직도 심각하대요."
내 말을 들은 그들은 승용차를 가지고 왔다며,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간다고 일어섰다.
파란색 천막 속에 탁자만 수십 개 들여 놓은 임시 식당은 몹시 불편했지만 한 마디 불평도 들리지 않았다.
김치찌개에 김치, 김, 무 무침, 오렌지로 소박한 식단이었으나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에는 충분했다.
급식 봉사를 하는 아주머니들에게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를 하니 좋아하신다.
"다들 반찬을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어서 좋아.
자기 입맛에 안 맞아도 갈 때는 다 맛있다고 해.
그래도 이거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여기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 하고 있거든.
여기 보면, 가게도 다 닫았잖아.
이런 게 마음이 좀 안 좋지…."
점심 후 돌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일에 동참했다.
"저기요, 돌을 닦아도 색깔이 그대론데…. 어떻게 해야 돼요?"
"그건 기름이 말라붙어서 그래요. 바위 틈 사이에는 기름이 아직 안말랐어요."
그러나 마르지 않은 곳에서도 옷가지에 묻어 나오는 기름은 소량이었다.
이마저도 밀물이 들어오면 원상복귀일 터.
이건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아닌가?
궁금해서 옆에 있는 주민에게 물어 보았다.
"닦지 않고 놔두면 바위에 그대로 쌓여 버리니까 그때그때 닦아내는 수밖에….
이렇게 계속하면 언젠가는 원래대로 돌아오겠죠."
자원 봉사자들의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계속 감소한단다.
바위 옆 모래사장에는 주민들이 삽으로 모래를 퍼내고, 그 안에 고인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니, 주민들이 반발했다.
더러운 모습이 많이 알려지면 관광객들이 오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주민들은 많이 민감해져 있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주민들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와서 그래도 이만큼 나아 진거지,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고마운 걸 어떻게 다 말해."
모래 사장 저편에는 단체로 온 듯한 수십명이 무언가를 모래에 깔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폐현수막을 이용해 모래사장의 미세한 기름을 흡착하는 작업 중이다.
헌옷을 들고 다니며 기름을 훔쳐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내가 현수막을 하나 집어 들자 어느 새 현수막의 반대쪽을 다른 사람이 잡는다.
알 수 없는 감동이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졌다.
"아! 아! 이제 밀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새 시계는 4시를 가리키고 있다.
나는 바다 가까이로 다가가 보았다.
파도를 타고 작은 기름이 쉴새없이 밀려왔다. 흰 백사장에 얇은 기름띠가 다시 생겨났다.
누군가 저 기름띠를 다시 제거해야겠지….
보고 싶었던 겨울바다….
기름바다.
아쉽고, 서운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방제복 입는 것을 도와 주고, 기름을 닦아 내는 노하우를 나눴다.
누군가 앞에서 끌면 뒤에서 밀어주고 누군가 이편을 잡으면 다른 이가 저편을 잡아 주었다.
태안 재해 복구 현장에는 '너와 '내'가 없었다.
바다를 살리고자 하는 '우리'가 있을 뿐이었다.
이지수 생글기자(서울 서문여고 3년) jisooa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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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청 "쓰레기 분리에 학생들 도움이 필요해요."
"학생들은 기름 제거보다 쓰레기 처리업무를 맡아 주기 바랍니다."
태안 만리포 상황실에서 만난 태안군청 환경보호과 송태석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원 봉사 인원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상황실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학생들의 자원봉사 접수를 받고 봉사활동 확인서도 발급해 준다.
8시간 봉사활동을 하면 5만원의 소득공제를 해 주는데, 관련 서류 또한 이곳에서 발급한다.
봉사활동 확인증을 시·군·구청 재난관리과에 가지고 가면, 고속도로 통행료도 환급받을 수 있다."
▷ 자원봉사자들은 얼마나 오는지?
"평일에는 2만~3만명, 주말에는 5만명가량 오는데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안이 깨끗해져 간다는 소식을 듣고 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오염 제거 작업이 학생들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학생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아서 나온 말이다.
학생이라고 더 위험하지는 않다. 일반인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위험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기름 제거보다 쓰레기 처리 작업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봉사 현장에 일반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들을 처리하거나 지정폐기물(기름이 묻어 있는 쓰레기)과 분리하는 일이 학생들에게 적당하다.
포장 박스를 분리수거하는 작업도 안전하다.
상황실에 이런 일을 하게 해 달라고 말하면 된다."
▷ 헌옷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가?
"초기에는 흡착포가 부족해서 헌옷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헌옷이 많이 들어와 더 필요치 않다.
대신 학생들은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해 주면 좋겠다.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