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힌다.
누출된 원유가 해류를 타고 번지면서 넓은 지역을 오염시켜 피해지역은 최소 10여년간은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
피해지역 생태계 파괴 등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방제작업이 도리어 피해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이번 태안반도 지역 유류오염 피해 규모도 아직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고 원상회복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해양유류 유출 피해 여파가 수십년에서 길게는 100년 넘게 걸린다거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다는 식의 주장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자연의 정화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20여년 내에 대부분 지역은 자연정화 과정을 거쳐 유류피해로부터 원상복구된다는 것.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의 저자 비외른 롬보르에 따르면 걸프전 당시 이라크가 걸프만에 유출시킨 기름 피해는 1991년 당시 연안지역 윗부분에서 생물 다양성의 거의 100%가 사라졌고 아래쪽에도 15∼80%나 감소했지만 1995년이 되자 아래쪽은 생물 다양성이 100% 회복됐고 피해가 심각했던 위쪽 지역도 83∼100%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걱정과는 달리 장기적인 생태학적 재앙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최악의 환경사고라 불린 엑슨발데스호 사고의 경우도 오염 피해가 일부 과장됐다는 게 롬보르의 분석이다.
사고로 죽은 바다새 25만마리는 미국 내에서 유리창에 충돌해 죽는 새의 숫자보다 적다는 주장이다.
엑슨발데스호 사고 이후 20여년이 되자 생태계는 거의 회복되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규모 기름 유출이 재앙이고 피해야 할 사고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를 두고 지구종말식의 과장도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 피해배상은 어떻게
기름 유출사고는 사고를 일으킨 배(또는 배가 가입한 보험사)가 피해를 물어준다.
해양오염 사고의 경우 국제조약에 따라 일단 기름을 싣고 있던 배에서 피해를 배상하고 나중에 가해 선박에 구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또 피해배상이 일정액을 넘어가면 보험사 외에 국제유류보상기금(IOPC)이 배상을 도와준다.
이에 따라 어민과 정부는 앞으로 피해규모를 산정해 허베이 스피리트 선주에게 피해배상을 청구하면 허베이 스피리트가 가입한 선주상호(P&I)보험인 중국 P&I와 SKULD P&I가 배상을 해준다.
선주 책임한도 1300억원을 넘을 경우 IOPC가 추가로 3000억원까지 배상해준다.
그러나 배상 합의 과정에서 분쟁이 적지 않아 피해자들은 피해를 입증할 명확한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5년 시프린스호 사고 당시 방제비용과 어업·관광피해로 인한 피해배상액으로 국제기금에 청구한 액수는 735억5400만원이었지만 증거수집 미비로 실제 배상액은 502억2700만원에 그쳤다.
배상받을 수 있는 범위는 기름으로 인한 직접피해와 간접피해 방제비용 관광피해 등이다.
구체적으로 어선휴업,어획감소,어장전환,해조류 폐사,방재비,식당·숙박업 등 관광수입 감소 등이 포함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피해주민들은 기름유출로 오염된 해역과 어장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촬영해 두고 오염수산물은 비닐이나 유리병에 담아 수거일자와 장소를 쓴 뒤 냉동 보관해야 하는 등 증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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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기름 유출사고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끊임없이 대형 유류 유출 참사가 일어났다.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는 1989년 엑슨발데스호 사건을 들 수 있다.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엑슨모빌 소속 유조선 엑슨발데스호는 알래스카만 해협인 프린스윌리엄 사운드에서 좌초됐다.
이 사고로 약 3만7000t의 기름이 유출돼 알래스카만 일대 1800㎞를 뒤덮었다.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기름을 걷어내는 장비인 스키머 등 다수의 선박과 장비가 동원됐으나 해면에 뜬 원유의 10%도 채 수습하지 못했다.
엑슨발데스호의 기름 유출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라는 점에서 세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사고 발생 초기 하루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제에 동원됐으며 사고 직후 1년 동안에만 20억달러의 천문학적 방제 비용이 들었다.
엑슨모빌은 이후 민형사 분쟁에만 10억달러를 투입했다.
미 의회는 엑슨발데스호 사건을 거울 삼아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990년 유조선과 유조탱크 등에 대한 해양경비대의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는 '원유오염특별법(Oil Pollution Act)'을 통과시켰다.
최근 발생한 대표적인 대형사고로는 2002년 스페인 북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사건이 대표적이다.
스페인 북서부 해안에서 200여㎞ 떨어진 바다에서 중유 7만7000t을 싣고 가다 좌초된 프레스티지호는 대서양으로 견인되다 포르투갈 인접 항구도시 비고에서 170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두쪽으로 갈라져 6만3000t의 원유를 배출했다.
사고 직후 스페인과 유럽 9개국의 선박이 동원돼 방제작업에 나섰으나 악천후 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약 1900㎞의 해안이 오염됐다.
이 사고로 90%에 달하는 스페인 북서부 해안 지역이 1년가량 어업제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아모코 카디즈호 사건(프랑스,1978),브라어호 사건(영국,1993) 등 굵직굵직한 대형사고가 전 세계 각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왔다.
'국제 유조선선주오염조사기구'(ITOPF)의 집계에 따르면 해양사고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의 양은 1970년대 314만2000t,1980년대 117만6000t,1990년대 113만8000t에 달한다.
1960년 이래 해양사고가 빈발한 지역은 멕시코만(267건),미국 북동해역(140건),지중해(127건),페르시아만(108건),북해(75건),일본 연안(60건),발트해(52건) 순이었으며 싱가포르 해역과 한국 연안에서만 각각 39건과 32건의 크고 작은 원유 유출이 있었다.
누출된 원유가 해류를 타고 번지면서 넓은 지역을 오염시켜 피해지역은 최소 10여년간은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
피해지역 생태계 파괴 등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방제작업이 도리어 피해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
이번 태안반도 지역 유류오염 피해 규모도 아직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고 원상회복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해양유류 유출 피해 여파가 수십년에서 길게는 100년 넘게 걸린다거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다는 식의 주장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자연의 정화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20여년 내에 대부분 지역은 자연정화 과정을 거쳐 유류피해로부터 원상복구된다는 것.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의 저자 비외른 롬보르에 따르면 걸프전 당시 이라크가 걸프만에 유출시킨 기름 피해는 1991년 당시 연안지역 윗부분에서 생물 다양성의 거의 100%가 사라졌고 아래쪽에도 15∼80%나 감소했지만 1995년이 되자 아래쪽은 생물 다양성이 100% 회복됐고 피해가 심각했던 위쪽 지역도 83∼100%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의 걱정과는 달리 장기적인 생태학적 재앙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최악의 환경사고라 불린 엑슨발데스호 사고의 경우도 오염 피해가 일부 과장됐다는 게 롬보르의 분석이다.
사고로 죽은 바다새 25만마리는 미국 내에서 유리창에 충돌해 죽는 새의 숫자보다 적다는 주장이다.
엑슨발데스호 사고 이후 20여년이 되자 생태계는 거의 회복되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규모 기름 유출이 재앙이고 피해야 할 사고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를 두고 지구종말식의 과장도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 피해배상은 어떻게
기름 유출사고는 사고를 일으킨 배(또는 배가 가입한 보험사)가 피해를 물어준다.
해양오염 사고의 경우 국제조약에 따라 일단 기름을 싣고 있던 배에서 피해를 배상하고 나중에 가해 선박에 구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또 피해배상이 일정액을 넘어가면 보험사 외에 국제유류보상기금(IOPC)이 배상을 도와준다.
이에 따라 어민과 정부는 앞으로 피해규모를 산정해 허베이 스피리트 선주에게 피해배상을 청구하면 허베이 스피리트가 가입한 선주상호(P&I)보험인 중국 P&I와 SKULD P&I가 배상을 해준다.
선주 책임한도 1300억원을 넘을 경우 IOPC가 추가로 3000억원까지 배상해준다.
그러나 배상 합의 과정에서 분쟁이 적지 않아 피해자들은 피해를 입증할 명확한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5년 시프린스호 사고 당시 방제비용과 어업·관광피해로 인한 피해배상액으로 국제기금에 청구한 액수는 735억5400만원이었지만 증거수집 미비로 실제 배상액은 502억2700만원에 그쳤다.
배상받을 수 있는 범위는 기름으로 인한 직접피해와 간접피해 방제비용 관광피해 등이다.
구체적으로 어선휴업,어획감소,어장전환,해조류 폐사,방재비,식당·숙박업 등 관광수입 감소 등이 포함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피해주민들은 기름유출로 오염된 해역과 어장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촬영해 두고 오염수산물은 비닐이나 유리병에 담아 수거일자와 장소를 쓴 뒤 냉동 보관해야 하는 등 증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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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기름 유출사고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끊임없이 대형 유류 유출 참사가 일어났다.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는 1989년 엑슨발데스호 사건을 들 수 있다.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엑슨모빌 소속 유조선 엑슨발데스호는 알래스카만 해협인 프린스윌리엄 사운드에서 좌초됐다.
이 사고로 약 3만7000t의 기름이 유출돼 알래스카만 일대 1800㎞를 뒤덮었다.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기름을 걷어내는 장비인 스키머 등 다수의 선박과 장비가 동원됐으나 해면에 뜬 원유의 10%도 채 수습하지 못했다.
엑슨발데스호의 기름 유출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라는 점에서 세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사고 발생 초기 하루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제에 동원됐으며 사고 직후 1년 동안에만 20억달러의 천문학적 방제 비용이 들었다.
엑슨모빌은 이후 민형사 분쟁에만 10억달러를 투입했다.
미 의회는 엑슨발데스호 사건을 거울 삼아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990년 유조선과 유조탱크 등에 대한 해양경비대의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는 '원유오염특별법(Oil Pollution Act)'을 통과시켰다.
최근 발생한 대표적인 대형사고로는 2002년 스페인 북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프레스티지호 사건이 대표적이다.
스페인 북서부 해안에서 200여㎞ 떨어진 바다에서 중유 7만7000t을 싣고 가다 좌초된 프레스티지호는 대서양으로 견인되다 포르투갈 인접 항구도시 비고에서 170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두쪽으로 갈라져 6만3000t의 원유를 배출했다.
사고 직후 스페인과 유럽 9개국의 선박이 동원돼 방제작업에 나섰으나 악천후 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약 1900㎞의 해안이 오염됐다.
이 사고로 90%에 달하는 스페인 북서부 해안 지역이 1년가량 어업제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아모코 카디즈호 사건(프랑스,1978),브라어호 사건(영국,1993) 등 굵직굵직한 대형사고가 전 세계 각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어왔다.
'국제 유조선선주오염조사기구'(ITOPF)의 집계에 따르면 해양사고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의 양은 1970년대 314만2000t,1980년대 117만6000t,1990년대 113만8000t에 달한다.
1960년 이래 해양사고가 빈발한 지역은 멕시코만(267건),미국 북동해역(140건),지중해(127건),페르시아만(108건),북해(75건),일본 연안(60건),발트해(52건) 순이었으며 싱가포르 해역과 한국 연안에서만 각각 39건과 32건의 크고 작은 원유 유출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