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2007년 세계 경제, 어떤 일이 있었나
美서브프라임 부실에 세계증시 휘청…


고유가에 대체 에너지 관심…

중동파워 급부상…

달러화 약세…

연말을 맞아 한 해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바빠졌다.

2007년 세계 경제를 주름잡은 큰 흐름은 무엇이 있었을까.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올해의 경제뉴스를 정리했다.

⊙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하반기 들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을 빼먹고 넘어갈 수 없다.

집을 담보로 집을 샀던 사람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서 생겨난 위기는 경제 영역 곳곳으로 퍼졌다.

고수익을 좇아 모기지 관련 투자에 나섰던 금융기관들도 도미노처럼 차례로 쓰러졌다.

내로라 하는 뉴욕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역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표적인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80억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은 끝에 스탠리 오닐 사장을 해고했다.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CEO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으로 예상치의 3배에 달하는 117억달러 규모의 손실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월가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으로 꼽히던 조 크루즈 모건스탠리 공동사장도 37억달러의 손해를 남기고 사임했다.

이 같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는 올해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달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고 집을 압류당한 사례가 사상 최대였다고 밝혔다.

⊙ 유가 폭등

올 들어 원유값은 두 배 이상 뛰어올라 배럴당 100달러를 육박했다.

유가가 오르면 제조 비용과 상품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만큼 경제성장에도 타격을 준다.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석유는 산유국과 소비국에 뚜렷한 명암을 안겨줬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석유 수출로 얻은 막대한 오일 달러를 통해 세계 경제의 큰손이 됐다.

하지만 중국 인도 등 석유 수입국의 서민들은 생활고로 신음 중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골치다.

반면 고유가 현상은 에너지업계가 친환경적인 상품 및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며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

에탄올 연료 등 대체에너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 원료로 이용되는 농산물의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도 없진 않았다.

[Global Issue] 2007년 세계 경제, 어떤 일이 있었나
⊙ 권력 이동

부의 이동 현상도 두드러졌다.

중국 러시아 두바이 등의 기업과 투자기관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선진국에 잇따라 진출했다.

중국은 5년 연속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국내 총생산(GDP)은 2007년 11.5% 증가할 전망이다.

막대한 무역 흑자로 외환보유액은 1조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인도 역시 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동 국가뿐 아니라 오일 머니로 무장한 베네수엘라도 강대국 못지않은 국제적 힘을 과시하고 있다.

⊙ 주가 부침과 달러 약세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주식시장의 파동을 올해의 골칫거리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 다우지수는 올해 두 번이나 1만4000선을 넘으며 기록을 세웠지만 번번이 서브프라임 위기에 덜미를 잡힌 끝에 11월 중에는 8월 이후 처음으로 1만3000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 등 일부 개도국의 주식시장은 높은 투자 열기로 급등,거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달러 가치 약세도 투자자들의 가슴을 짓눌렀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 1년에 걸쳐 13%나 하락했다.

달러의 힘이 약해지자 걸프국들은 달러 페그제 포기를 고려하는 한편 달러 중심의 유가 산정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 기술 분야의 약진

서브프라임 부실 등 위기가 적지 않았지만 기술적 진전은 2007년에도 계속됐다.

미국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경우 주가가 10월 들어 747달러 24센트까지 치솟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애플은 6월 아이폰을 출시해 젊은 층의 커다란 호응을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초소형 노트북인 '맥북 프로'와 매킨토시 운용체제(OS)인 '레오파드' 등도 히트를 쳤다.

김유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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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을 장식한 인물들
[Global Issue] 2007년 세계 경제, 어떤 일이 있었나
올해 신문을 장식했던 화제의 인물들은 누구일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비즈니스위크가 지난 10일 선정한 '2007년 가장 중요한 인물'에 올랐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장에 기준 금리 인하로 대응하며 세계 경제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다.

그 대척점에서 이슈 메이커로 떠오른 인물은 남미 사회주의의 지도자를 자칭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풍부한 석유 자원을 기반으로 강대국에 맞서는 배짱을 자랑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자원 권력화를 외치는 강경파이기도 하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에서 뉴스의 중심이 된 인물.

강력한 추진력으로 공무원 조직 개혁에 나서고 미국식 시장 친화정책을 펼쳤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혼한 데다 언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돌출적 행동으로도 화제를 낳았다.

한편 미국 월가 인물들은 신용경색 위기로 명암이 분명했던 해였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리스크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중요 인물로 떠올랐다.

반면 월가의 대표적인 여성경영인이었던 모건스탠리의 조 크루즈 공동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존 테인 메릴린치 CEO,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 등 골드먼삭스 출신들이 올해 중대한 역할을 맡으며 영향력을 넓혔다.

혁신적 기술로 세계인의 생활을 바꾼 인물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아이폰을 올해의 히트 상품으로 올려놓으며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다.

검색엔진 구글로 인터넷 영토를 장악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올해 사업 뿐만 아니라 결혼에도 성공,부러움을 샀다.

이머징 국가에서도 경제성장에 따라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나타났다.

멕시코 아메리카모바일의 카를로스 슬림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을 제치고 최대 갑부로 등극했다.

'인도의 삼성'이라 불리는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세계 9위 철강업체 코러스를 인수하며 아시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