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운용해오던 콜금리를 내년 3월 RP(환매조건부 채권)금리로 대체
[Focus] 한국은행이 10년만에 기준금리를 바꾼다는데…
한국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금리를 목표치에 가깝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바꾼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그 이전까지는 한국은행이 연간 또는 분기별로 경제 규모 확대에 맞춰 화폐 공급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 전부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시중 자금을 흡수하는 정도로만 대처했다.

금리는 정부가 각 금융기관들을 직접 행정지도하는 방식으로 조절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주도의 금융정책은 필연적으로 관치(官治)와 특혜로 이어졌고 이는 외환위기를 불러 온 한 가지 원인이 됐다.

또 한편으로는 금융기법의 발달로 한은이 공급하는 돈의 양(현금)과 실제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유동성(현금+요구불예금+저축성예금+증권·보험 예치금)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기면서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됐다.

한은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통화정책 수단을 콜금리 목표치를 정해놓고 공개시장조작으로 시장 금리를 이와 가깝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통화량목표제를 대체할 통화정책의 판단 기준으로는 물가안정목표제를 공식 채택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기준 금리 설정 권한을 전적으로 맡긴 것도 이 때부터다.

돈줄을 조이거나 푸는 일에 정부의 입김이 더 이상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