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바쁘신 분들이 있다.

재래시장으로 보육원으로,양로원으로 뛰고 있는 12명의 대선 후보들.…

매일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이 분들의 이야기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큰 이슈가 되곤 한다.

문제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 정책이 아니라 상대방을 헐뜯는 데 주력하거나 믿거나 말거나 식의 공약을 쏟아내는 선거홍보 방식이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영향인지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이 다가올수록 줄어들어야 할 부동층의 비율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 예산 계획 없는 선심성 공약 난무

12명이라는 사상 최다 후보들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눈에 띄기 위한 후보들의 공약들은 매우 다양하다.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수많은 공약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지지율에만 급급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많다.

더구나 다른 후보와 손을 잡는 등 이들의 행보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어,더욱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선기 군(전북대사대부고 3년)은 "선거 때마다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더욱 변수가 많아진 것 같다"며 "유권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넘쳐나는 비방 홍보(네거티브 홍보)

1997년,2002년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어김없이 비방 홍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9%가 현재의 선거가 '네거티브 선거로 가고 있다'고 답했고,'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에 대해 71.2%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아이디가 sslop91인 한 고등학생 누리꾼은 "도대체 대한민국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기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감정만 앞세운 선거 유세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 더 이상 관심을 갖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미래의 유권자가 될 청소년들이 현실 정치에 불신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소수의 유력 후보 중심의 언론보도

언론의 보도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다.

각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이 가지각색이지만 12명의 후보 중 일반 시민들과 청소년들은 5명 내외의 주요 유력 후보 정도만 알고 있다.

언론 매체들이 소수 유력 후보의 행보와 공약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이다.

동등한 피선거권을 지닌 후보들을 지지율에 따라 차별 보도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공직선거법 제8조에는 언론기관의 공정보도 의무가 언급되어 있다.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표심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고 이를 보는 청소년들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다.

김혜린 양(현대청운고 2년)은 "선거가 대통령 후보들의 놀이판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다"며 "대통령을 위한 선거가 아닌,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방과 믿거나 말거나 식의 공약(空約)이 난무하는 선거운동이 이제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넘어 청소년들의 무관심과 실망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송유림 생글기자(울산 현대청운고 2년) syltop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