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법에 의한 길이의 단위인 미터(meter)는 '빛이 진공 중에서 2억9979만2458분의 1초 동안 이동한 길이'이다.
미터법이 현대 사회의 과학에 토대를 둔 '차가운' 단위법이라면 우리의 전통적인 단위 명사는 인간의 몸과 실생활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따뜻한' 잣대들이다.
시간을 나타내는 말도 과거에는 엄격하게 시,분,초를 셈하지 않았다.
흔히 '한나절'이란 말을 쓰는데 이는 '하루 중 해가 떠 있는 시간의 절반 동안'을 가리킨다.
'반나절'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 반의 동안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아침 6시에 해가 떠서 저녁 6시에 진다고 한다면 '한나절'은 오전이나 오후 어느 한 쪽의 해가 떠 있는 시간을 뜻한다.
그러니 굳이 시간으로 따지자면 대략 5~6시간이 될 듯싶다.
실제로 '오전 한나절' '오후 한나절' '아침나절' '점심나절'이란 말을 쓴다.
유념해야 할 점은 '한나절'을 '해가 떠 있을 때의 하루'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한나절'을 하루 낮 동안의 의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해가 떠 있는 오전 또는 해가 떠 있는 오후를 가리켜 반나절이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잘못 알고 쓰는 것이다.
옛날에는 시간 개념이 약했을 터이므로 가령 '반나절'이라고 하면 대략 두세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을 두고 대충 표현할 때 쓰던 말임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 둘로 나누어 십이지(十二支)의 이름을 붙여 시간을 나타냈다.
그것을 십이시(十二時)라 한다.
가령 자시(子時)는 '십이시의 첫 번째 시로,밤 열한 시부터 오전 한 시까지'이다.
십이시의 둘째 시인 축시(丑時)는 오전 한 시부터 세 시까지,이런 식으로 두 시간 단위로 인시,묘시,진시… 등으로 구분했다.
따라서 한 시진(時辰;시간이나 시각과 같은 말)이라 하면 두 시간 정도를 나타낸다.
이보다 짧은 동안을 나타내는 말은 '식경(食頃)'이라 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이라는 뜻으로,잠깐 동안을 이르는 말이다.
굳이 숫자로 표시하자면 30분 정도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한 식경쯤 지났을까''금방 온다던 사람이 서너 식경이 되어서야 왔다'처럼 쓰인다.
동안의 더 작은 단위는 '일각(一刻)'이다.
이는 한 시간의 4분의 1,곧 15분을 이른다.
'일각이 여삼추(如三秋)다'라고 하면 '짧은 동안도 삼 년같이 생각된다'는 뜻으로,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일각은 또 15분이란 구체적인 동안 말고도 '일각을 다투다''일각이라도 지체하지 마라'처럼 쓰여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밖에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인 평(坪)은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3.3㎡인데,가로 세로가 각각 1.8m 정도이다.
이 넓이는 대략 어른 한 명이 큰 대(大)자로 드러누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평 개념은 세밀하지는 않지만 우리 실생활에서 눈 짐작으로 어림하기엔 아주 효율적인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쉽사리 제곱미터의 개념이 평을 대체하지 못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미터법이 현대 사회의 과학에 토대를 둔 '차가운' 단위법이라면 우리의 전통적인 단위 명사는 인간의 몸과 실생활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따뜻한' 잣대들이다.
시간을 나타내는 말도 과거에는 엄격하게 시,분,초를 셈하지 않았다.
흔히 '한나절'이란 말을 쓰는데 이는 '하루 중 해가 떠 있는 시간의 절반 동안'을 가리킨다.
'반나절'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 반의 동안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아침 6시에 해가 떠서 저녁 6시에 진다고 한다면 '한나절'은 오전이나 오후 어느 한 쪽의 해가 떠 있는 시간을 뜻한다.
그러니 굳이 시간으로 따지자면 대략 5~6시간이 될 듯싶다.
실제로 '오전 한나절' '오후 한나절' '아침나절' '점심나절'이란 말을 쓴다.
유념해야 할 점은 '한나절'을 '해가 떠 있을 때의 하루'로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한나절'을 하루 낮 동안의 의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해가 떠 있는 오전 또는 해가 떠 있는 오후를 가리켜 반나절이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잘못 알고 쓰는 것이다.
옛날에는 시간 개념이 약했을 터이므로 가령 '반나절'이라고 하면 대략 두세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을 두고 대충 표현할 때 쓰던 말임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 둘로 나누어 십이지(十二支)의 이름을 붙여 시간을 나타냈다.
그것을 십이시(十二時)라 한다.
가령 자시(子時)는 '십이시의 첫 번째 시로,밤 열한 시부터 오전 한 시까지'이다.
십이시의 둘째 시인 축시(丑時)는 오전 한 시부터 세 시까지,이런 식으로 두 시간 단위로 인시,묘시,진시… 등으로 구분했다.
따라서 한 시진(時辰;시간이나 시각과 같은 말)이라 하면 두 시간 정도를 나타낸다.
이보다 짧은 동안을 나타내는 말은 '식경(食頃)'이라 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이라는 뜻으로,잠깐 동안을 이르는 말이다.
굳이 숫자로 표시하자면 30분 정도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한 식경쯤 지났을까''금방 온다던 사람이 서너 식경이 되어서야 왔다'처럼 쓰인다.
동안의 더 작은 단위는 '일각(一刻)'이다.
이는 한 시간의 4분의 1,곧 15분을 이른다.
'일각이 여삼추(如三秋)다'라고 하면 '짧은 동안도 삼 년같이 생각된다'는 뜻으로,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일각은 또 15분이란 구체적인 동안 말고도 '일각을 다투다''일각이라도 지체하지 마라'처럼 쓰여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밖에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인 평(坪)은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3.3㎡인데,가로 세로가 각각 1.8m 정도이다.
이 넓이는 대략 어른 한 명이 큰 대(大)자로 드러누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평 개념은 세밀하지는 않지만 우리 실생활에서 눈 짐작으로 어림하기엔 아주 효율적인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쉽사리 제곱미터의 개념이 평을 대체하지 못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