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다양한 입시제도 공약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L후보가 '3단계 대학 자율화 강화'를 주장하자,J후보는 '현 교육제도의 틀 유지'를 내세웠으며,K후보는 '대학 평준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후보들이 내세운 각양각색의 대입 제도는 각 후보가 속한 정당의 정책기조를 반영하고 있으며,이 때문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선거 뒤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지 않을까 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조세민양(상명부속여고 2학년)은 "지난 1년 반 동안 내신 등급제 때문에 내신 챙기기에 바빴는데,갑작스러운 입시제도 공약 때문에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이 무의미해질까 봐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최정호군(대원외고 2학년)도 "대선 후보들의 대입제도 공약의 상당 부분은 교육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대입제도는 사실 최근 5~6년 동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수시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 1년간 내신 등급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와 논란이 발생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교육부와 대학 간에 '내신 반영률'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거셌던가?

수능을 코 앞에 둔 고3 수험생들은 이로 인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혼돈을 겪었던가?

고3 진학지도를 맡고 있는 상명부속여고 박수용 선생님은 "지난해부터 학생들에게 내신을 비롯한 학생부 관리를 강조해 왔는데,서울의 몇몇 상위권 사립대에서 내신 실질반영률을 낮추겠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며 "대학들이 여태껏 진행해온 제도를 갑작스럽게 무력화시키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박소연양(상명부속여고 3학년)은 "지난 3월 입시 설명회에서 내신 실질 반영률이 높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6월에 정부에서 이를 제재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3들은 모두 동요되는 분위기에 휩싸여 6~7월 기말고사 기간에 내신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수능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정부가 소신을 가지고 교육정책을 추진하여 대학들과 합심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더 이상 몇몇 대학의 이기적 목적이나 대선 후보들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대입 제도를 바꿔서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

특히,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뀐다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처지를 잘 헤아려 오랫동안 바뀌지 않을,현실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김슬아 생글기자(서울 상명부속여고 2년) aujow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