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H고 김모양은 요즘 들어 글을 쓰다 부쩍 실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불을 개었다'를 '이불을 갯다'라고 쓰는 자신을 발견하거나,"여기 청소 한대"를 "여기 청소 한데"라고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마다 이 표현이 맞는지 저 표현이 맞는지 갸우뚱거리던 김양은 이렇게 된 것이 자신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작성 태도 때문이었다는 진단을 내렸다.

누구나 한 대씩 있는 휴대폰,빠르고 즉각적인 문자 메시지는 청소년들의 주된 의사소통 수단이다.

그러나 위의 김양처럼 잘못된 문자 메시지 작성 태도로 인해 실제 글쓰기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실생활에선 정확하게 쓰던 맞춤법이 문자를 쓰기 시작하면서 혼란스러워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김양은 초등학생이 맞춤법 틀린 듯한 휴대폰 문자들을 보면서 '귀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문자를 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게다가 문자는 '편했다'.기준에 딱딱 맞고,토씨 하나라도 틀리면 지우개로 지우고 고치던 김양은 자판을 한 자라도 더 치는 귀찮음을 줄이고자 손 가는 대로,발음 되는 대로 휴대폰 자판을 쳐왔다고 털어놓았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른다고,이런 잘못된 문자 습관은 김양이 굳건히 세워놓았던 바른 글쓰기 실력을 야금야금 좀먹어 온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겪는 청소년들이 비단 김양 한 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밥 먹고,학교 가는 것만큼이나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문자.

발음 되는 대로 자판 치기 편한 대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보낸 문자.

이런 문자 생활이 계속된다면 어느새 책상 앞 김양과 같이 종이를 앞에 놓고 연필을 입에 문 어정쩡한 자세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자 생활을 하면서 스타 강사를 찾아가 언어영역 어휘어법 강좌를 듣고,논술평가에서 표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지으려 하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임나리 생글기자(서울 한영고 2년) nari90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