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선생님이 들어오시자 학급회장 학생이 일어선다.

'차렷, 경례'라는 구령에 맞추어 학생들은 일제히 인사를 하고 선생님은 목례로 화답한다.

요즘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지금부터 3년 전,이러한 차렷·경례식 인사가 일제의 잔재이며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서울시 교육청은 초·중·고 일선학교에 교사와 학생들이 격식없이 인사를 하는 '구령 없이 인사하기 운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러한 인사 문화가 정착된 학교는 많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교육 현장에 아직까지 일제의 흔적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차렷·경례식 인사뿐 아니다. 매일 접하는 교실 내의 태극기 게시 방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생글기자 코너] 교육 현장에 남은 일제 잔재들
김영환 대한민국 국가상징 선양회 회장(70)은 "태극기를 액자틀에 넣는 것은 한국 사람이 기모노를 입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일부 학교에 남아 있는 유리 액자형 태극기 게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러한 지적에 따라 이미 5년 전에 '유리 액자형'대신 '족자형' 태극기를 게시하라고 일선 학교에 권고했으나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최근 광주시 교육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279개 학교 중 66곳에서 여전히 일본식 태극기 게시 방법을 따르고 있다.

여성가족부,산업자원부 등 정부기관들도 국기 게시 방식을 액자형에서 족자형으로 바꿨는데 정작 청소년들의 배움 터인 학교는 변화가 가장 늦은 것이다.

이 밖에 많은 학생들은 두발 규제,운동장 조회 등을 일제의 잔재로 꼽는다.

명덕외국어고 2학년 김무철군(17)은 "두발 규제는 고종 황제가 일제의 압력에 의해 머리를 자르고 단발령을 시행한 이후 생겼다"며 "일본에서도 없어지고 있는 두발 규제를 우리만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두발 규제에 대해 관습을 반성 없이 답습하는 것일 뿐"이라며 "만약 애초에 두발 규제가 없었다면 오늘날 굳이 두발 규제를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경무 생글기자(서울 명덕외고 2년) kkm_by_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