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만2천원 일률적으로 요구…사용처도 불분명

요즘,고3들은 서서히 졸업을 준비하고 있을 시기이다.

졸업사진을 찍고 졸업여행을 신청한다.

동창회에 가입하는 것도 이런 활동 중 하나인데,다른 활동과 달리 동창회 가입에 대해선 유난히 반발이 많다.

현재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선 동창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일부 학교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자동으로 가입되며 그 중 일부는 '가입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걷고 있다.

문제는 동창회 가입을 거부할 수 없으며 단지 동창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 너무 큰 금액을 걷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서울 소재의 모 고등학교에서는 작년 말,학생들에게 졸업 후 동창회에 자동 가입되니 가입비로 1만원을 낼 것을 요구했다.

가입은 학생들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이뤄졌다.

학생들이 가입비를 낸 뒤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0'이었다.

그런 큰 금액을 내고 동창회에 이름 하나 올릴 바엔 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의 항의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는 모두 묵살되었다.

절대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으름장에 모두 가입을 하고 가입비를 지불한 뒤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이런 소동은 비단 이 학교,이 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학교에선 매년 말,동창회 가입비를 내야할 때쯤 학생들의 반발이 빗발친다.

1만2000원의 동창회 가입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모 고등학교의 김모양(17)은 '이건 강탈이나 다름없다.

1만2000원이 적은 돈도 아닌데 동의도 없이 강제로 걷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재학생이 봉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모양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강제로 걷는 거액의 가입비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동창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다.

걷은 돈은 모교를 위한 행사나 후배 장학금에 쓰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창회 가입비를 이런 활동에 충당해서는 안 된다.

동창회에 가입해서 개인에게 특별한 이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가입비는 동창회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산처리비용만 책정해야 한다.

기타 동창회 활동비는 기존에 동창회에 가입한 회원으로 하여금 '동창회비'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으로 내도록 하여 충당해야 한다.

지금 학교에 속해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재학생에게 가입비를 강제로 부과하는 것은 정당치 못하다.

동창회비의 투명한 회계도 바른 동창회비 관행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이다.

졸업생 동문,혹은 재학생이 동창회비,혹은 일정의 가입비를 낸다고 해도 현재 동창회비의 회계정보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공시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동창회 가입을 반기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금액이 불분명한 '축제지원금' '장학금' 등의 말만으론 동창회에 돈을 낸 동문들의 의구심을 충족시킬 수 없다.

좀 더 자세하고 깨끗한 동창회비 회계가 이뤄져야 한다.

공정한 회비 징수,자발적인 참여,깨끗한 회계.이 세 가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동창회는 학생들에게 돈만 거둬들이는 부정적인 집단으로 인식될 수가 있다.

이 세 가지를 이루어 동창회가 진정으로 학교를 위하고 동문들에게 관심받는 곳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조선 생글기자(서울 서문여고 3년) kongzz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