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균관대 모의 논술고사(인문계)는 기존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통합 교과형'이라는 취지에 맞게 주제를 국사 교과서에서 발췌하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형식적인 특징을 살펴보자면 우선 논제가 네 개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문제가 유기적인 연결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기적인 연결성이란 각 문제의 답을 연결시켜 쓰라는 의미가 아니라 구분된 문항임에도 불구하고 상호 체계적으로 연결돼 있어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고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균관대 측은 이러한 논제 형식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암기된 답안 작성을 불가능하게 하고,채점자의 주관이 배제된 객관적인 평가를 도모하고자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성균관대 논술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글자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분량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득이나,자칫 일부 논제의 답안에 치중하여 정해진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지 못하는 누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다행히 이번 모의 논술고사와 더불어 성균관대 측에서 2시간30분의 시간 동안 네 개의 논제에 각각 500~600자 정도의 답안이 일반적이라는 기준을 제시해 줌으로써,적절한 시간 안배와 답안의 분량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기계적으로 모든 문제의 답을 500~600자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고,적절히 가감하여 강약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이번 모의 논술고사는 통합 교과라는 취지에 따라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기존에 여러 번 출제되었던 친숙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사실로서의 역사와 해석으로서의 역사가 대립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 학습 이전에 반드시 선행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부분이다.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역사 실증주의'와 과거의 사실도 결국 현재의 가치관과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해석에 불과하다는 '역사 현재주의'의 대립은 '역사란 무엇이냐'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역사는 '사실'이냐 '해석'이냐를 따지기 전에 이해되어야 할 것은 이러한 대립이 생겨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역사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현상들을 연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과거의 기록이나 사료들을 탐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료들은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사실들을 알려주는 데 그친다. 또한 똑같은 기록이나 사료를 통해서도 역사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도출해내기도 한다. 즉 실증주의와 현재주의의 대립은 역사 연구에서의 이러한 한계로 인해 생겨난 것이며 사실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느냐의 차이이지 어느 한 쪽을 완전히 배제하는 대립이라고 볼 수는 없다.
논술을 잘 하는 비결은 당연한 것이나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배경 및 원인을 깊이 고민하는 데 있다. 최근의 논제가 중시하는 창의성도 결국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고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논제 해설>
◆[문제 1] 해설
요약은 일견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술시험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순히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정리하는 것이므로 깊이있는 사고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약은 제시문의 논리적 구성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사고력을 요한다. 즉 제시문의 흐름에 따라 적당히 내용을 발췌하거나 짜깁기하는 것은 논술이 요구하는 요약이 아니다. 필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글의 구성과 흐름을 적절히 바꾸는 것도 가능하며 제시문에 나온 어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제시문의 흐름과 어휘에 집착한 나머지 요약한 글을 다른 사람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쓰곤 한다. 요약문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완결된 글이어야 하며 논리적 과정이 뚜렷해야 한다. 다만 요약이 일반적 논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러한 재구성의 과정에 자신의 개인적 견해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논제에서는 특히 세 개의 제시문이 각각 대립점을 갖고 있으므로 이것이 잘 부각되도록 각각의 요약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문제 2] 해설
자신의 관점이 아닌 특정한 관점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입장을 비판하게 하는 것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논제 유형 중 하나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것을 억지로 수용하여야 하는 데다 억지로 수용한 관점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른 입장을 비판해야 한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의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특별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만으로 답안을 정확히 작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다만 제시문을 활용하는 능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특정한 관점을 취한다는 것은 단순히 장점만을 인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장점뿐만 아니라 문제점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논리적 반론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논제에서 명시적으로 '비판하라'고 천명하고 있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취한 관점을 맹목적으로 정당화하는 식의 글은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이 논제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제시문 간의 대립점이다. 제시문들은 '역사 연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대립점을 통해 각각의 관점들이 가지는 장단점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이 논제가 요구하는 핵심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결론에서 '역사 연구란 어떠해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언급함으로써 논점 일탈을 범하는 경우가 많다. 논제가 요구하는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글의 논리적 흐름만을 따라갈 경우 이런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항상 답안을 쓰면서도 논제를 재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만 논점 일탈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문제3] 해설
<자료 1>은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교과서포럼'의 '개정교과서'와 기존 교과서가 동일한 사건에 대해 '해석'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자료 2>는 남북한의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즉 역사적 비중을 가진 인물들 중에 공통되는 인물의 비중이 18.6%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 두 자료를 통해 공통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갈등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세 제시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므로 답안의 구성은 먼저 자료를 통해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해석을 명확히 설명하고,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였음을 명시한 후에 그 이유에 대해 부연설명하는 정도가 가능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였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많다. 예를 들어 명시적으로 '<제시문 2>에 따르면'이라는 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가 아니면 제시문의 논지만 언급하는 정도로 충분한가 하는 식이다. 성균관대 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두 가지 방식 모두 가능하나 후자의 방식을 취할 경우 특정 제시문의 논지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날 정도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문제4] 해설
이 문제에 대해 성균관대 측에서는 '통합 교과형 논술의 취지가 가장 분명히 드러난' 논제라고 발표하였다. 즉 '역사 인식의 상대성'과 '자연과학적 인식의 상대성'을 연관지어 사고할 수 있는지를 물어봄으로써 특정 과목의 지식이 기타 과목의 이해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정도의 영역 전이적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 교과 논술이란 결국 단순히 과목 간의 지식적 결합이 아니라 사고적 결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 논제는 우선 역사학과 자연과학의 '연구 대상'의 차이와 '인식 방법'의 차이,'상대성' 개념의 동일시 여부에 대한 깊이있는 비교·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인식의 상대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인식과 관련된 주제는 철학의 오랜 논의 대상이었을 정도로 추상적이고 난해한 것이어서인지,대부분의 답안이 차이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운 대로 <제시문 1>에 주어진 수동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인식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 등을 참고하여 인식의 과정을 추측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인식'이란 용어가 난해한 듯 하지만 결국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특정한 현상이나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주관적으로 판단 수용하는 과정이라는 점만 이해한다면 보다 쉽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철 S·논술 선임연구원 ace@nonsul.com
성균관대 논술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글자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분량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득이나,자칫 일부 논제의 답안에 치중하여 정해진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지 못하는 누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다행히 이번 모의 논술고사와 더불어 성균관대 측에서 2시간30분의 시간 동안 네 개의 논제에 각각 500~600자 정도의 답안이 일반적이라는 기준을 제시해 줌으로써,적절한 시간 안배와 답안의 분량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기계적으로 모든 문제의 답을 500~600자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고,적절히 가감하여 강약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이번 모의 논술고사는 통합 교과라는 취지에 따라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기존에 여러 번 출제되었던 친숙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사실로서의 역사와 해석으로서의 역사가 대립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 학습 이전에 반드시 선행적으로 이해되어야 할 부분이다.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과거에 있었던 사실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역사 실증주의'와 과거의 사실도 결국 현재의 가치관과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해석에 불과하다는 '역사 현재주의'의 대립은 '역사란 무엇이냐'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역사는 '사실'이냐 '해석'이냐를 따지기 전에 이해되어야 할 것은 이러한 대립이 생겨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역사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나 현상들을 연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과거의 기록이나 사료들을 탐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료들은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사실들을 알려주는 데 그친다. 또한 똑같은 기록이나 사료를 통해서도 역사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도출해내기도 한다. 즉 실증주의와 현재주의의 대립은 역사 연구에서의 이러한 한계로 인해 생겨난 것이며 사실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느냐의 차이이지 어느 한 쪽을 완전히 배제하는 대립이라고 볼 수는 없다.
논술을 잘 하는 비결은 당연한 것이나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배경 및 원인을 깊이 고민하는 데 있다. 최근의 논제가 중시하는 창의성도 결국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고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논제 해설>
◆[문제 1] 해설
요약은 일견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술시험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순히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정리하는 것이므로 깊이있는 사고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약은 제시문의 논리적 구성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사고력을 요한다. 즉 제시문의 흐름에 따라 적당히 내용을 발췌하거나 짜깁기하는 것은 논술이 요구하는 요약이 아니다. 필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바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글의 구성과 흐름을 적절히 바꾸는 것도 가능하며 제시문에 나온 어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제시문의 흐름과 어휘에 집착한 나머지 요약한 글을 다른 사람은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쓰곤 한다. 요약문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완결된 글이어야 하며 논리적 과정이 뚜렷해야 한다. 다만 요약이 일반적 논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러한 재구성의 과정에 자신의 개인적 견해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논제에서는 특히 세 개의 제시문이 각각 대립점을 갖고 있으므로 이것이 잘 부각되도록 각각의 요약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문제 2] 해설
자신의 관점이 아닌 특정한 관점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입장을 비판하게 하는 것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는 논제 유형 중 하나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것을 억지로 수용하여야 하는 데다 억지로 수용한 관점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른 입장을 비판해야 한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의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특별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만으로 답안을 정확히 작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다. 다만 제시문을 활용하는 능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특정한 관점을 취한다는 것은 단순히 장점만을 인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장점뿐만 아니라 문제점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논리적 반론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논제에서 명시적으로 '비판하라'고 천명하고 있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취한 관점을 맹목적으로 정당화하는 식의 글은 좋은 답안이 될 수 없다.
이 논제에서 특히 주의할 점은 제시문 간의 대립점이다. 제시문들은 '역사 연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대립점을 통해 각각의 관점들이 가지는 장단점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이 논제가 요구하는 핵심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결론에서 '역사 연구란 어떠해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언급함으로써 논점 일탈을 범하는 경우가 많다. 논제가 요구하는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글의 논리적 흐름만을 따라갈 경우 이런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항상 답안을 쓰면서도 논제를 재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만 논점 일탈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문제3] 해설
<자료 1>은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교과서포럼'의 '개정교과서'와 기존 교과서가 동일한 사건에 대해 '해석'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자료 2>는 남북한의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즉 역사적 비중을 가진 인물들 중에 공통되는 인물의 비중이 18.6%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 두 자료를 통해 공통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갈등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세 제시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므로 답안의 구성은 먼저 자료를 통해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해석을 명확히 설명하고,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였음을 명시한 후에 그 이유에 대해 부연설명하는 정도가 가능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였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많다. 예를 들어 명시적으로 '<제시문 2>에 따르면'이라는 등의 표현을 써야 하는가 아니면 제시문의 논지만 언급하는 정도로 충분한가 하는 식이다. 성균관대 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두 가지 방식 모두 가능하나 후자의 방식을 취할 경우 특정 제시문의 논지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날 정도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문제4] 해설
이 문제에 대해 성균관대 측에서는 '통합 교과형 논술의 취지가 가장 분명히 드러난' 논제라고 발표하였다. 즉 '역사 인식의 상대성'과 '자연과학적 인식의 상대성'을 연관지어 사고할 수 있는지를 물어봄으로써 특정 과목의 지식이 기타 과목의 이해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정도의 영역 전이적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 교과 논술이란 결국 단순히 과목 간의 지식적 결합이 아니라 사고적 결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 논제는 우선 역사학과 자연과학의 '연구 대상'의 차이와 '인식 방법'의 차이,'상대성' 개념의 동일시 여부에 대한 깊이있는 비교·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인식의 상대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인식과 관련된 주제는 철학의 오랜 논의 대상이었을 정도로 추상적이고 난해한 것이어서인지,대부분의 답안이 차이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운 대로 <제시문 1>에 주어진 수동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인식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 등을 참고하여 인식의 과정을 추측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인식'이란 용어가 난해한 듯 하지만 결국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특정한 현상이나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주관적으로 판단 수용하는 과정이라는 점만 이해한다면 보다 쉽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철 S·논술 선임연구원 ace@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