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끼가 너무 많아

방송스타 꿈꿔볼까

[직업의 세계] (60) 방송 관련 직업
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연예인 등 방송인이다. 화면에 비쳐지는 인기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을 동경하는 것은 청소년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에만 몰입하다 보면 그 이면에 숨은 뼈를 깎는 고통과 땀의 노력을 간과하기 쉽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로 성공할 확률은 공부로 성공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다. 이번 호에선 방송에 관련된 제반 직업에 대해 알아보자.

방송 관련 직업의 구분

최근 문화관광부는 '2007 방송엔터테인먼트 채용박람회'를 개최하여 대중문화산업의 핵심 요소인 방송 제작인력과 예비 스타, 관련 기업이 만나 공개적인 캐스팅과 채용을 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 박람회 자료에 의하면 방송 관련 직업에는 연출 관련 직업(PD, 비디오 저널리스트 등) 방송작가(드라마작가, 종합구성작가, 스크립터 등) 방송진행자(아나운서, 방송기자, 리포터 등) 방송기술자(조명감독, 카메라맨 등) 방송미술 관련 직업(세트디자이너, 방송코디네이터 등)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문화산업 직업 연구'에 의하면 방송 작업공정은 크게 세 단계, 즉 △사전 제작(Pre-production) △제작(Production) △후반 제작(Post-production)으로 나뉜다.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사전 제작의 경우 기획, 시나리오나 대본 마련, 캐스팅, 촬영 콘티 등과 관련된다. 제작은 촬영, 후반 제작은 촬영이 끝난 후 이뤄지는 편집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방송을 만드는 직업들

방송 관련 직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먼저 방송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지휘자인 프로듀서(PD)가 있다. PD는 방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출연진, 제작진)을 움직여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제작하는 제작 총책임자이다. 나름대로의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지만 기획력, 연출력, 리더십에다 밤을 지샐 수 있는 체력까지 어느 하나만 미흡해도 제 역할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고된 직업이다.

방송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이 방송작가다. 방송작가는 드라마 극본을 집필하는 드라마작가와 스크립터로도 불리는 구성작가로 대별된다. 구성작가는 TV, 라디오의 오락물이나 교양물에서 PD와 함께 기획, 구성, 섭외, 원고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담당한다.

기술엔지니어는 만들어진 방송을 안방 시청ㆍ청취자들에게 연결해 주는 기술자이다. 흔히 '방송사고'라고 일컬어지는 일련의 방송 중단부터 화면의 스크래칭 등 장비의 미세한 조정까지 기술엔지니어의 몫이다.

이외에도 TV영화 번역가는 TV에 상영될 영화를 우리말로 번역하는 전문직업이다. 외국배우의 입모양에 맞춰 우리말 대사를 성우 더빙을 통해 내보내기 때문에 단순 번역가와는 차이가 있다. 방송음악가는 방송 음악을 만드는 일과 작품 분석을 통해 음악과 장면이 유기적으로 어울리게 작곡ㆍ편곡ㆍ선곡을 하고, 녹음과 최종 더빙에 이르기까지 연출ㆍ편집ㆍ효과 등 여러 스텝들과 공동 작업을 한다.

◆방송에 나오는 직업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직업은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탤런트는 연극, 영화, TV드라마의 등장인물로 출연, 대본과 감독의 연출에 따라 연기를 하는 직업이다. 성우는 라디오나 TV의 소리 방송, 외화 더빙녹음, 인형극 등에서 목소리 연기를 한다. 성우는 이외에도 만화영화나 CF의 더빙, 다큐멘터리 해설 및 디스크자키, 라디오 DJ에 이르기까지 활동영역이 다양하다.

아나운서는 TV, 라디오의 뉴스 보도에서부터 스포츠, 오락, 교양, 음악 등의 프로그램까지 진행한다. 스턴트맨은 방송 드라마 등에서 등장 인물을 대신해 달리는 자동차나 말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위험한 연기를 한다. 스포츠 캐스터는 운동경기를 현지에서 중계 방송한다. 방송DJ는 지금까지는 주로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했는데, 최근에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의 약 30%를 인기 연예인이 차지하고 있다.

뉴스보도 부문에선 라디오나 TV의 뉴스와 시사문제를 취재ㆍ보도하는 방송기자가 있다. 또한 요즘 부쩍 역할이 늘어난 비디오저널리스트(VJ:Video Journalist)도 있다. VJ는 원래 CNN의 각종 뉴스 제작에 참여하는 직원들을 가리키는 용어였지만, 지금은 촬영과 현장감독, 뉴스 원고 수정, 자막기(텔레프롬프터) 조작 및 녹화된 필름 재생 등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즉, 취재ㆍ촬영ㆍ편집을 한 사람이 도맡아 하는 전천후 방송맨이다.

◆방송의 숨은 주역들

방송에 나오진 않지만 원활한 방송을 위한 숨은 주역들도 있다. 우선 세트전문가(무대설치감독)는 드라마, 쇼, 교양, 뉴스, 대담 등의 프로그램의 배경무대를 설치하고 구성하는 일을 담당한다. 분장사는 영화, 연극 또는 TV의 작품 내용과 인물의 성격에 어울리도록 출연자를 분장시키는데 관련된 제반 업무를 수행한다. 조명기사는 방송 드라마, 연극, 영화, 무용 등을 제작하기 위해 조명 설비를 설치하고 조정하는 일을 한다. 조명장치를 이용해 프로그램의 시각적 효과와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은 조명기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

또한 음향영상장비 관련 직업은 라디오, TV 방송과 영화, 음악CD를 제작하기 위한 음향과 영상 이미지를 기록ㆍ재생ㆍ복제하는데 관련된 각종 장비를 조정ㆍ조작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취급하는 장비의 종류에 따라 영상기사, 녹화기사, 녹음기사, 편집기사, 음향효과기사 등으로 구분된다. 촬영기사(카메라맨)는 영화 또는 비디오 카메라로 장면을 촬영하는데 촬영 목적 및 주제 영역에 따라 영화촬영사, TV촬영사, 비디오촬영사 등으로 구분된다. 단순히 카메라를 들이대는 수준이 아니라 뉴스의 경우엔 사건현장의 순간 순간을, 드라마에선 예술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면을, 스포츠에선 보다 실감나는 장면을 잡아내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카메라맨은 외야 전광판 위에까지 올라가 경기장 이모저모를 찍기도 한다.

◆방송인력 수요 전망은 '맑음'

향후 10년간 방송관련 분야 직업 종사자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고 있고, 방송 프로그램의 해외수출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블방송, 인터넷방송, 디지털방송 등 방송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방송인력 수요의 원천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펴낸 '미래의 직업세계 2007'에서는 방송연출가가 2005년 1만4380명 수준에서 10년 후에는 2배가 넘는 2만948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2010년까지 방송영상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뉴미디어 방송콘텐츠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통해 국내시장을 2004년 7조5000억원에서 2010년에는 15조5000억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전체 방송 인력 고용도 같은 기간 4만465명에서 5만7685명으로 늘릴 방침이다.방송은 앞으로도 계속 영향력있는 매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방송에 대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것만을 추구하지 말고 진정 방송을 좋아하고, 기여하겠다는 자세를 가진 청소년들이 적극 도전해 보길 기대한다.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