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0(7일)을 앞두고 전국의 학교가 들썩거리고 있다. 수능이라는 인생의 관문을 통과하게 될 고교 3학년들을 응원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을 겪은 대학생 선배들이나 고교 1,2학년 후배들은 학교 차원에서 수능대박 이벤트 등 각종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들은 힘겨운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행사는 형식적·의무적이거나 학생 신분을 벗어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고 있다.

수능대박기원 이벤트는 보통 학교 동아리 같은 단체에서 진행되다 보니 1,2학년 학생들은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 1,2학년들은 자신이 얼굴도 모르는 선배들을 위해 편지를 쓰거나 심지어 이벤트 비용을 의무적으로 내기도 한다. A고 1학년 J모 학생은 "수능 D-100 이벤트를 마련한다고 들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선배를 위해 5천원을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다. 수험생들도 형식적인 선물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한다. 박원용(경주고 3년)군은 "억지로 쓴 듯한 몇 줄 안 되는 편지를 읽으며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수능 100일을 기념한다며 학생들끼리 모여 '백일주'를 마시는 등 자신들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관행도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손기현(연세대 상경계열 07학번)씨는 "응원행사의 의도 자체는 좋지만,수험생들이 오히려 놀 기회로 여기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며 아직은 학생의 신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실고 박정희 선생님은 "수능 D-100이나 학번디데이에 선물을 챙겨주거나 회합하는 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향후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험생들의 목표는 대입 수학능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일이다. 수험생과 수능대박기원 이벤트를 준비하는 학생 모두 이벤트의 본래 취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한편 '오르비스 옵티무스(www.orbi7.com)'등 인터넷 사이트에는 수능 100일을 맞아 수험생들의 각오와 학부모, 선배들의 응원의 메시지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지수군(부산 충렬고 3년)은 "하루에 1점씩만 올려도 100점이라는 생각으로 평생 후회하지 않을 마지막 100일을 불태워 보겠다"는 각오를 적었다. 송성학군(경남 김해고 3년)은 "꾸준함이 비범함을 만든다. 자신만 믿고 꾸준히 달리자"고 동료들을 응원했다.

김선기 생글기자 (전북대사대부고 3년) raber@cyworld.com / 박찬현 생글기자 (경북고 3년) pch2002@gmail.com


수능 100일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고려학력평가연구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수능 D-100일 대비 요령 및 영역별 대비책'에 따르면 지금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시 2학기에 지원할 것인지, 정시에 집중할 것인지를 정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학과에 맞게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취약 영역을 집중 공략하고 기출문제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점수대별로 상위권 학생은 언어·수리영역 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중위권은 사회 과학 탐구에서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하위권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포기하고 출제 빈도가 높은 단원의 기본적인 개념을 반복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무리 정리에 대해 박가람씨(서울대 법대)는 "지금부터 시험장에서 볼 요약노트를 조금씩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시험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공부했던 책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지만 정말 열심히 한 사람들은 노트 한 권씩만 들고 온다"며 학습 내용을 총정리할 것을 강조했다.

서문여고 박화종 선생님은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학교 수업 및 교과서에 충실하고, 오답노트를 잘 활용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꼭 파악해야 한다. 또 지금부터는 매주 모의고사를 풀어 실전 감각을 기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대부속외고 박숙녀 선생님은 지금부턴 적절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영양섭취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마음속으로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지수 생글기자 (서문여고 3년) jisooaaa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