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스포츠외교력에 발목… 글로벌 스타 없어 아쉬움

"2010년 유치 경쟁 당시 지지기반이던 아프리카와 남미 표를 잠식당하고,아시아 표마저 지키지 못한 것이 패인인 것 같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5일 소치에 역전패한 뒤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가진 합동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원인의 하나로 스포츠 외교력의 부재가 거론되고 있다. 평창은 유치 명분과 당위성,유치 계획,국민적인 지지도 등 객관적인 평가에서 모두 앞섰지만 결국 러시아에 밀리고 말았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다수 유력 언론도 평창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IOC 위원 97명이 투표에 참가한 1차 투표에서 평창은 36-34로 소치를 2표 차로 앞섰고 잘츠부르크가 25표를 얻었다. 탈락한 잘츠부르크에 몰린 표가 적지 않았던 점에 비춰 승부처는 1차에서 2차로 넘어가는 '표심의 향방'이었다. 하지만 소치가 2차 투표에서 17표를 흡수한 반면 평창은 유럽의 부동표를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고 철석같이 믿었던 제3세계표도 상당 부분 놓치고 말았다. 결국 51 대 47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런 모든 예측이 빗나간 것은 결국 스포츠 외교력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장관들이 과테말라로 날아가 유치활동을 벌였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IOC 위원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친화력을 가진 '스포츠계의 거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 세계 스포츠 무대에 영향력을 지닌 스포츠 외교 인사가 나오지 않았다.

반면 소치는 푸틴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을 등에 업고 전방위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특히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그만둔 지 6년이 됐지만 아직도 IOC 내의 '올드 멤버'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소치 유치에 힘을 보탰다.

동계올림픽 유치 '재수'에 실패한 한국은 무너진 스포츠 외교력을 어떻게 재건할지 숙제를 안게 됐다.

과테말라시티=이심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sglee@hankyung.com


―8년을 노력했는데,정말 안타까운 소식이군요.

유치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평창의 어린이들이 눈물 흘리는 사진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이 스포츠 외교력 부재는 너무 우물안 개구리로 살아온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럴 수록 앞으로 나라의 동량이 될 여러분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해 세계를 상대로 맘껏 포부를 펼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