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공 조건이 똑같은데도 30평짜리 A사 아파트와 B사 아파트의 공간 크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왜이겠습니까. 계량단위를 평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가령 A사는 정확히 100㎡였지만 B사는 실제론 99㎡일 수 있거든요. B사는 엄격히 말하면 29. 7평쯤 되겠지만 사람들은 통상 30평으로 부르지요. 하지만 이로 인한 공간 10~20cm의 차이가 세탁기를 넣을 수도,넣지 못할 수도 있게 합니다."(기술표준원 배진석 연구관)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전통적으로 써오던 평 대신 실생활에서 ㎡를 써야만 하는 이유다.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미터(m)를,질량에는 킬로그램(kg),부피엔 리터(L 또는 l)를 쓰는 국제단위계를 '미터법'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계량법을 제정해 도입했다. 그러나 미터나 그램,리터와 함께 자나 근,돈,평 따위의 전통적인 척관법 단위도 함께 쓰여왔다. 특히 부동산이나 고기,금·은 따위에 통용되는 말로는 전통적인 단위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다. 7월부터 개정 계량법이 시행되면서 정부에서는 평,돈 같은 비법정단위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강력한 단속을 펴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 정서 속에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사용되던 단위 용어들이 이제 퇴출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위로부터의 규범 강제'는 우선 계량단위에 국한된 것이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위와 관련해 잘못 쓰는 사례들이 의외로 많다. 미크론(μ)과 마이크로미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미크론은 '100만분의 1m'를 나타내는 길이의 단위인데,1967년에 국제도량형 총회에서 폐지된 용어다. 대신 마이크로미터를 사용한다. 마이크로(μ)는 '10의 -6승' 즉 100만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다. 예전에 쓰던 미크론은 마이크로와 기호는 같지만 미크론은 그 자체가 '100만분의 1m'란 길이를 나타내는 말이었고 마이크로는 승수를 나타내는 접두어란 차이가 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접두어에는 데시(d·10분의 1),센티(c·100분의 1),밀리(m·1000분의 1),마이크로,나노(n·10억분의 1),피코(p·1조분의 1),펨토(f·1000조분의 1) 등이 있다. 이들은 분량(나누기)을 나타내는 말이다. 배량(곱하기)을 가리키는 접두어는 데카(da·10),헥토(h·100),킬로(k·1000),메가(M·100만),기가(G·10억),테라(T·1조),페타(P·1000조) 식으로 올라간다. 이들은 승수를 나타내는 접두어이므로 계량단위와 구별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단위기호는 대문자와 소문자를 엄격히 구별해 적는다는 점이다. 원래 단위기호는 소문자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암페어(A)나 파스칼(Pa),와트(W) 등처럼 단위명칭이 고유명사(인명)에서 온 경우에만 대문자를 허용한다.
만일 도로상에서 속도제한 표지에 '시속 ○○킬로미터'란 뜻으로 '○○KM/H'가 적혀 있다면 이는 '○○km/h'로 적어야 맞는다. 국가표준기본법의 단위기호 규정에 따른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게를 나타낼 때도 '○○KG'은 '○○kg'의 잘못이다. 이런 것들은 자칫 사소한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가령 mW와 MW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mW는 밀리와트이고 MW는 메가와트이므로 그 차이는 엄청나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단위기호에 필기체(이탤릭체)는 없다는 점이다. 가령 리터를 나타내는 단위기호는 L 또는 l인데(원래는 소문자 l이지만 숫자 1과 혼동될 수 있어서 예외적으로 대문자 L도 인정했다).이를 ℓ로 적는 것도 잘못이란 뜻이다.
홍성호 한국경제 기자 hymt4@hankyung.com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전통적으로 써오던 평 대신 실생활에서 ㎡를 써야만 하는 이유다.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미터(m)를,질량에는 킬로그램(kg),부피엔 리터(L 또는 l)를 쓰는 국제단위계를 '미터법'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계량법을 제정해 도입했다. 그러나 미터나 그램,리터와 함께 자나 근,돈,평 따위의 전통적인 척관법 단위도 함께 쓰여왔다. 특히 부동산이나 고기,금·은 따위에 통용되는 말로는 전통적인 단위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다. 7월부터 개정 계량법이 시행되면서 정부에서는 평,돈 같은 비법정단위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강력한 단속을 펴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 정서 속에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사용되던 단위 용어들이 이제 퇴출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위로부터의 규범 강제'는 우선 계량단위에 국한된 것이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위와 관련해 잘못 쓰는 사례들이 의외로 많다. 미크론(μ)과 마이크로미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미크론은 '100만분의 1m'를 나타내는 길이의 단위인데,1967년에 국제도량형 총회에서 폐지된 용어다. 대신 마이크로미터를 사용한다. 마이크로(μ)는 '10의 -6승' 즉 100만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다. 예전에 쓰던 미크론은 마이크로와 기호는 같지만 미크론은 그 자체가 '100만분의 1m'란 길이를 나타내는 말이었고 마이크로는 승수를 나타내는 접두어란 차이가 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접두어에는 데시(d·10분의 1),센티(c·100분의 1),밀리(m·1000분의 1),마이크로,나노(n·10억분의 1),피코(p·1조분의 1),펨토(f·1000조분의 1) 등이 있다. 이들은 분량(나누기)을 나타내는 말이다. 배량(곱하기)을 가리키는 접두어는 데카(da·10),헥토(h·100),킬로(k·1000),메가(M·100만),기가(G·10억),테라(T·1조),페타(P·1000조) 식으로 올라간다. 이들은 승수를 나타내는 접두어이므로 계량단위와 구별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단위기호는 대문자와 소문자를 엄격히 구별해 적는다는 점이다. 원래 단위기호는 소문자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암페어(A)나 파스칼(Pa),와트(W) 등처럼 단위명칭이 고유명사(인명)에서 온 경우에만 대문자를 허용한다.
만일 도로상에서 속도제한 표지에 '시속 ○○킬로미터'란 뜻으로 '○○KM/H'가 적혀 있다면 이는 '○○km/h'로 적어야 맞는다. 국가표준기본법의 단위기호 규정에 따른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게를 나타낼 때도 '○○KG'은 '○○kg'의 잘못이다. 이런 것들은 자칫 사소한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가령 mW와 MW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mW는 밀리와트이고 MW는 메가와트이므로 그 차이는 엄청나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단위기호에 필기체(이탤릭체)는 없다는 점이다. 가령 리터를 나타내는 단위기호는 L 또는 l인데(원래는 소문자 l이지만 숫자 1과 혼동될 수 있어서 예외적으로 대문자 L도 인정했다).이를 ℓ로 적는 것도 잘못이란 뜻이다.
홍성호 한국경제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