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만포인트를 돌파했다." "중국 CSI300지수의 PER(주가수익비율)는 42배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지수의 19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외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신문이나 방송에 언급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급등하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가지수의 움직임은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세계 증시가 국가별 특성과는 상관없이 똑같이 올랐다가 똑같이 떨어지는 등 소위 동조화가 부쩍 심해졌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싱크로나이징(synchronizing)이라고 한다. 수중발레 싱크로나이징처럼 일체화되어 움직인다는 뜻이다. 게다가 해외 펀드나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해당 국가의 주가지수가 투자의 주요 고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해외 주가지수 어떤 게 있나

각국의 주가지수는 명칭은 물론 구성종목, 산정방식까지 천차만별이다.

전체 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 외에 업종이나 종목 성격에 따라 섹터형, 가치형, 성장형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또 주식시장의 통폐합이나 제휴, 경쟁 등으로 새롭게 탄생하고,사라지기도 한다.

국가별 지수 중에서 한국의 코스피(KOSPI), 코스닥(KOSDAQ), 미국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지수는 아마 일본의 닛케이225지수일 것이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도쿄증권거래소를 대표한다.

도교증권거래소의 대표 종목 225개의 주가를 합산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제공한다.

미쓰비시 UFJ파이낸셜그룹, 도요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캐논 등이 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다.

영국에서는 FTSE100지수를 쓴다.

런던증권거래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해 HSBC홀딩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보다폰그룹 등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들 100개 종목은 런던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70%에 해당하는 영국의 대표 기업들이다.

홍콩에는 항셍지수가 있다.

상업, 산업, 금융, 자산, 유틸리티 부문에서 홍콩증권거래소를 대표하는 33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HSBC홀딩스와 차이나모바일, 허치슨 왐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싱가포르의 STI, 프랑스의 CAC40, 독일의 DAX 등이 주요국들을 대표하는 지수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뜨거운 투자 열기를 반영하듯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 상하이A주지수, 상하이B주지수, 선전지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 내국인 전용 증시인 상하이A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A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와 함께 연초 대비 30%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증시 움직임을 어떻게 반영하나

주가지수 산정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다우존스산업지수나 닛케이225는 주가 평균 방식을 쓴다.

흔히 '다우' 식이라고 불린다.

지수 구성종목의 주가를 평균하는 방식이다.

주식 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주가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고가주가 저가주보다 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은 이보다 더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의 코스피, 코스닥지수도 이 방식을 사용한다.

지수 구성종목의 단순 주가를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주가에 주식수를 곱한,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둔 것이다.

최근에는 유통주식 가중 방식이 인기를 모으면서 이 방식을 채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유통되지 않는 최대주주 보유주식, 자사주 등을 제외한 실제 유통주식 수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을 말한다.

전 세계 주식형 펀드들의 대표적인 벤치마크 지수인 MSCI지수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6월부터 대표 지수인 KOSPI200의 산정 방식을 이 방식으로 바꾼다.

국내 기업들이 자금 사정이 넉넉해지면서 자사주를 잇따라 사들이는 바람에 유통주식 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 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일부 종목이 전체 지수를 왜곡하는 경우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역시 유통주식 가중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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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수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주식시장은 지수 제공 업체들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지수 제공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국가별, 지역별 지수를 개발해 내놓으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지수 제공 업체들로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바라와 FTSE,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지수는 공신력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 투자자들이 국가와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MSCI바라는 모건스탠리가 1986년에 캐피털인터내셔널을, 2004년에는 바라를 각각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각 업종이나 유형별로 100여개의 지수를 제공한다.

주요 지수로는 선진국 중심의 MSCI월드지수, 신흥시장 중심의 MSCI이머징마켓지수 등이 있으며 각 국가별 지수도 제공한다.

한국 주식들이 포함돼 있는 것은 MSCI이머징마켓지수다.

FTSE는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의 대표 지수인 FTSE100 외에 FTSE 올월드(All-World)지수가 유명하다.

선진시장(developed), 선진신흥시장(advanced emerging), 신흥시장(emerging)지수로 나뉘며 한국은 선진신흥시장에 포함돼 있다.

S&P는 신용평가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7년부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500개사로 이뤄진 S&P500지수를 발표해왔다.

S&P글로벌1200 지수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9개국 종목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