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고유어)에서 명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 부족한 명사를 조금이나마 도와주는 '말 만드는 방식'(조어법) 가운데 하나가 접미사 '-이,-음/-ㅁ'을 붙이는 것이다. 가령 동사나 형용사에 '-이, -음/-ㅁ'을 붙여 '먹이, 미닫이, 죽음, 묻음, 삶, 앎, 걸음(步), 놀음/놀이, 얼음' 따위를 만든다. 그래서 '-이, -음/-ㅁ'을 명사화 접미사라고 부른다.
명사화 접미사로 만들어지는 단어는 정확히는 '먹이, 미닫이, 죽음, 삶, 걸음' 등 전성명사를 빼고는 대부분은 명사형이다. 품사적으로는 동사나 형용사를 그대로 유지하되 문장 속에서 기능만 명사로서의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만드는 방법은 용언의 어간에 '-음/-ㅁ'을 붙이는 것이다. 받침이 있는 경우는 '먹음, 묻음, 많음'과 같이 '음'이, 받침이 없는 말에는 '봄(보다), 감(가다), 예쁨'과 같이 'ㅁ'이 온다.
그런데 어간에 'ㄹ'받침이 있는 말은 조금 다르게 만들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령 '밭을 갈다'에서 '갈다'의 명사형은 '갈+음→갊'이 된다. 조음소 '으'가 탈락하면서 'ㅁ'이 받침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조사 '-으로써'가 붙는 경우도 '밭을 갊으로써'라고 해야지 '…감으로써''…갈음으로써' 식으로 적으면 안 된다. 같은 원리로 '살다, 알다, 만들다'의 명사형도 각각 '삶, 앎, 만듦'이 된다. 이를 자칫 '살음, 알음, 만들음' 또는 '삼, 암, 만듬'과 같이 적기 쉽지만 이는 현행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기이다.
이때 '삶, 앎, 만듦'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 파생명사로도 쓰이기도 하고,동사로 쓰이기도 하므로 문맥을 통해 구분해야 한다. 예컨대 '삶은 고해(苦海)다, 앎이 힘이다, 만듦새가 곱다'에서는 각각 새로운 의미의 명사로 완전히 전성된 것이다. 이에 비해 '본인은 2000년까지 부산에서 삶,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앎, 집에서 만듦'같은 표현에서는 형태는 똑같지만 동사로서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런 경우는 품사는 그대로이면서 형태만 단순히 명사형으로 쓰인 것이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명사화 접미사로 만들어지는 단어는 정확히는 '먹이, 미닫이, 죽음, 삶, 걸음' 등 전성명사를 빼고는 대부분은 명사형이다. 품사적으로는 동사나 형용사를 그대로 유지하되 문장 속에서 기능만 명사로서의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만드는 방법은 용언의 어간에 '-음/-ㅁ'을 붙이는 것이다. 받침이 있는 경우는 '먹음, 묻음, 많음'과 같이 '음'이, 받침이 없는 말에는 '봄(보다), 감(가다), 예쁨'과 같이 'ㅁ'이 온다.
그런데 어간에 'ㄹ'받침이 있는 말은 조금 다르게 만들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령 '밭을 갈다'에서 '갈다'의 명사형은 '갈+음→갊'이 된다. 조음소 '으'가 탈락하면서 'ㅁ'이 받침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조사 '-으로써'가 붙는 경우도 '밭을 갊으로써'라고 해야지 '…감으로써''…갈음으로써' 식으로 적으면 안 된다. 같은 원리로 '살다, 알다, 만들다'의 명사형도 각각 '삶, 앎, 만듦'이 된다. 이를 자칫 '살음, 알음, 만들음' 또는 '삼, 암, 만듬'과 같이 적기 쉽지만 이는 현행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기이다.
이때 '삶, 앎, 만듦'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 파생명사로도 쓰이기도 하고,동사로 쓰이기도 하므로 문맥을 통해 구분해야 한다. 예컨대 '삶은 고해(苦海)다, 앎이 힘이다, 만듦새가 곱다'에서는 각각 새로운 의미의 명사로 완전히 전성된 것이다. 이에 비해 '본인은 2000년까지 부산에서 삶,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앎, 집에서 만듦'같은 표현에서는 형태는 똑같지만 동사로서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런 경우는 품사는 그대로이면서 형태만 단순히 명사형으로 쓰인 것이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