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요? 딱히 사거나 빌려서 본 적도 없어요. 도서관에서도 시집은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내신이나 수능 준비 하기도 바쁜데 따로 시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논술을 위해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따로 시간을 내 책을 읽는 아이는 드물어요."

울산 동부도서관을 찾은 고등학교 2학년 김모군의 말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은 청소년 사이에서 옛말이 되었다. 김군의 말처럼 입시에 쫓기는 청소년들은 독서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 독서뿐만 아니라 창작 활동이나 다양한 문예작품을 접할 기회도 턱없이 부족하다.

상상력과 창의력,다양한 사고를 해야 할 청소년들이 깊이있는 독서나 문예 창작과 같은 문화 활동을 하기에 현실은 열악하다. 교내 독서, 문예 동아리는 적극적 활동을 장려하기보다는 학업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활성화되지 않는 학교가 많다.

문영 시인은 "불완전한 청소년 시기에 문학 활동은 사고력 증진과 더불어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과 자아 정체를 확립하는 일"이라면서 무조건 공부를 하기보다는 어떤 목표를 갖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이 문학을 알아가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최근 들어 학생들이 문학활동 주체로 참가할 수 있는 곳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문화관광부가 지원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문장'(www.munjang.or.kr)을 들 수 있다. 시, 생활 글, 비평 글, 이야기 등 네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연중 글쓰기 대축제 코너를 비롯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하고 재미있는 문학 콘텐츠가 있는 곳이다. 또 청소년 권장 사이트로 지정된 '엽서시 문학공모'(www.ilovecontest.com)에서는 문예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매주 문예 백일장이 열리기도 한다.

하하가 진행하는'텐텐클럽'에서도 매주 일요일 밤 10~12시에 문학의 밤이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글을 쓰거나 독서를 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고 새로운 것을 만나며 자신만의 세계를 가꾸는 일과 같다.

이성적 세계를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는 일이기도 하다. 가끔은 한 가지 답만 존재하는 수학문제를 떠나 짧은 소설책, 인터넷 홈페이지의 시 한 편을 읽는 것은 어떨까.

윤승철 생글기자(울산 성신고 3년) tmdcjf23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