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 번도 보지도, 만나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우연히 찾아 온 '인연'들을 만난다. 부모님, 죽마고우, 그리고 또 다른 부모일 수도 있는 스승을 만나는 것이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이르면 3, 4살부터 스승을 만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1년마다 새로운 스승을 만나 사제지간이라는 관계도 형성하게 된다.

올해도 나에겐, 학교엔, 세상엔 어김없이 5월15일 스승의 날이 찾아왔다. 스승의 날은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의 의견을 모아 1964년 제정됐다. 백과사전에는 '이날 전국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경건한 뜻을 표하며, 불우한 퇴직 은사나 와병 중인 교사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위로하기도 한다'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교실에 풍선을 달고 선생님을 위해 과자파티를 열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스승의 날인 15일, 올해도 많은 학교가 휴교를 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1만980개 학교 가운데 15일 재량휴업을 실시한 학교는 48%인 5232개인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 촌지나 학부모들의 고가선물을 막자는 취지로 학교별로 임시 휴교 한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스승의 날을 좀 더 다르게, 다른 시각으로 진보시키기보다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아니 무식한 방법으로 스승의 날을 임시 휴교시켜버리고 있다. 언제까지 촌지와 각종 선물을 막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이제 스승의 날을 스승과 제자가 함께 즐기는 이벤트로, 돈이 아닌 사랑과 정이 오가는 기념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교육부와 각 시ㆍ도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축제의 날로 탈바꿈 시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스승 찾아주기 운동이나 사제가 함께 참여하는 각종 커뮤니티 활성화를 추진하면 어떨까?

잡 코리아가 운영하는 교육전문 취업포털 에듀잡이 최근 20대 이상 성인 남녀 881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승'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39.3%로 1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우리 삶에서 스승은 무시할 수 없는 커다란 존재이고 인생의 길을 밝혀주는 등대 같은 존재이다. 가끔 성적이 상승했을 때, 행동거지가 바를 땐 달콤한 칭찬을 건네고 성적이 하락하고, 행동거지가 나쁠 땐 쓴 약 같은 말들로 가슴에 구멍을 뚫기도 한다. 스승은 세상이 모르게 건네 준 행복한 선물임이 틀림없다.

배수지 생글기자(부산서여고 2년) mint37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