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09학년도 이후 외국어고 입시에서 토플 성적을 전형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중학생 수준에서 어려운 외국어시험의 성적을 고교입시에 반영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던 교육당국이 최근 '토플 대란'을 계기로 외고 입시제도 대수술에 들어갔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19일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들이 토플점수를 입학 전형요소로 사용한 것이 토플 대란의 한 원인"이라며 "앞으로 특목고 입시 전형요소에 토플을 아예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특목고를 관할하는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토플은 영어권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할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로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학교 교육 과정과 걸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대원외국어고 등 6개 상위권 외고를 관할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2009학년도부터 토플뿐 아니라 토셀, 텝스 등 다른 공인 외국어시험 성적까지 입시전형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인 외국어시험을 외고 입시에서 배제하는 교육부 방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토플 등 외국어시험을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중학교 1~2학년생들과 관련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현재 한국의 영어 관련 사교육 시장 규모는 토플, 토익 등 테스트 시장을 포함, 연간 15조원에 달한다.

송형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지난 10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토플(TOEFL) 접수 대란이 결국 외고 입시제도 수술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국내 토플 응시자의 절반 가까이가 외고 등 특목고 입학을 준비하는 중학생이라고 하니 수술이 필요하긴 했지요. 이와 함께 토플시험을 주관하는 미국의 교육평가원(ETS)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한국에서만 토플 접수를 받지 않는 것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며 국내 한 변호사가 ETS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