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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읽는 경제학] 서울시 교육청 남자교사 할당제 추진
최근 서울시 교육청은 신규교원을 임용할 때 남성 교원 선발 비율을 정원의 30% 이내에서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성 교사 할당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남녀 교원 비율의 불균형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570여개 초등학교의 교사 2만7219명 중 여교사가 2만2414명을 차지한다.

초등교사 10명 중 8명(82.3%)이 여교사인 셈이다.

남성 교사가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성 역할 정체성 확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성 교사 할당제를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 서울시 교육청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네티즌들은 17일 오전 9시 현재 총 1833명이 참여해 전체 85.6%(1569명)가 남성 교사 할당제를 찬성했고 14.4%(264명)만이 반대했다.

아이디 ‘집념의사나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을 위한 할당제를 시행하면서 남성 교사 할당제가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남성 교사 할당제를 찬성했다.

반면 아이디 ‘비오는태양’은 “남성교사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데 특혜를 주어 여성의 진출을 가로막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임원기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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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청이 추진 중인 남자교사 할당제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 교육청은 신규 교원을 임용할 때 남성 교원 선발비율을 정원의 30% 이내에서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중이 지난해 82%를 넘어서면서 아동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 방안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현실적으로 교사의 성비가 지나치게 여성에 쏠린 만큼 이를 완화하는 것이 옳다고 내세운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쪽은 남성 교사 임용을 확대하면 결국 여성 지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므로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며 교원 수준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초·중학교의 여성 교사 편중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4세 이하 신임 교사 가운데 여성은 초등학교 95.6%,중학교 95.4%에 이르고 있다.

머잖아 '여교사 9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같은 교육현장의 '여초(女超)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사 임용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남녀 성비를 조정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점이다.

특히 지식 전수에 그치지 않고,성 역할을 포함한 전인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남녀 교사 비율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 반대 쪽,"성비 맞추는 할당제는 교사의 질만 떨어뜨릴 뿐"

한국여성개발원 등에서는 "여성공무원·여교수 채용 목표제 등은 성차별로 인한 성비 불균형을 시정해 남녀가 동등하게 일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라며 "여초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남성 할당제를 도입하겠다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특히 응시자의 능력과 선발자격 기준을 무시한 할당제를 도입할 경우 교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교육대에서는 학교별로 이미 남성 할당제를 시행 중인데도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원 임용 과정에서 또다시 혜택을 받는 것은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한다.

여교사 편중 현상은 우수한 남학생들이 교직을 기피하는 데서 비롯한 것이지 남성에 대한 차별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초등학교의 여교사 편중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의 초점은 우수한 남학생들이 교직에 몰릴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등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찬성 쪽,"여교사 쏠림 현상은 학생들 인성교육에 큰 걸림돌"

많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교사의 성비 불균형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어서 교사 임용 과정에서 이를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또 일부 교육대에서 남학생을 30% 이상 모집하는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여성의 높은 임용고시 성적으로 인해 초·중학교에 여교사가 집중 배치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교육 당국이 여성단체 등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한 문제를 그대로 방치하면 전인교육 차원에서 결국 아이들만 손해를 본다고 지적한다.

학교 현장의 '여교사 쏠림' 현상은 성장기 학생들의 성 역할 정체성 확립과 인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교사 급증으로 생리휴가,임신과 출산,육아휴직 등이 늘어나면서 계약직 교사를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계약직 교사들로 인한 수업의 질 하락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여성계도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기에 앞서 우리 아이들의 전인교육 측면에서 할당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 여성 지원자 피해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 마련해야

학생들에게 여교사의 역할이 필요하듯,남교사들의 존재도 중요한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우리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지나친 여교사 편중 현상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취업상의 성차별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인 까닭이다.

물론 이러한 조정이 인위적인 할당이 아니라 교직을 선택하는 남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정책적인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교원 임용에도 '양성평등제'를 도입하되,여성 지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면서도 정교한 기준과 계획을 세워 시행해야 할 것이다.

교직을 '남자답지 못한 일'로 여기는 사회 일각의 편견도 바로잡아 나가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 풀이]

◆남자교사 할당제=남자 교사의 신규 임용비율을 일정수준 보장해주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학교의 심각한 여교사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교원 신규임용 때 한쪽 성의 비율을 30% 이내에서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여성할당제=여성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무원과 기업체 사원채용시 여성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뽑도록 하는 제도.우리나라에서는 사원 채용과 공무원 임용시 여성의 비율을 30%까지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여성채용목표제’가 1996년 시행에 들어갔다.

◆양성평등제=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남녀의 최소 채용비율을 설정하는 것으로,양성평등채용목표제라고도 한다.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남성과 여성 어느쪽이 합격자의 7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여성이나 남성이 합격자의 30%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가산점을 주어 합격자의 성비를 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