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yboy 여성화된 남성.

Talebanization 이슬람의 극단주의화.

지난해 12월 옥스퍼드 영어사전 온라인판에 새로 추가된 신조어들이다.

지난 3월 초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올해 전면 개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옥스퍼드 사전이 1928년 발간된 지 무려 79년 만의 일이며, 약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전의 역사에서도 한글학회가 펴낸 『큰사전』은 1927년 조선어사전편찬회가 구성된 지 30여년에 걸쳐 1957년 전 6권으로 완간됐다.

또 1999년 국립국어원에서 내놓은 『표준 국어대사전』은 8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50여만 단어를 7000여 쪽에 수록한 방대한 책이다.

이후 수많은 새로 생긴 단어들이 올림말로 수록될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주 생글생글 92호에서 살펴본 '수월성'이나 '진정성'도 그 중의 하나다.

'수월성 평가' '교육의 수월성 제고' 식으로 많이 쓰이는 '수월성'은 쓰임새로 봐서 본래 있던 말 '수월하다'와는 거리가 먼 단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월하다'란 말은 '까다롭거나 힘들지 않아 하기가 쉽다'는 뜻이다.

반면에 '수월성 교육'이라 할 때의 '수월(秀越)'은 한자어로, 새로 생겨난 말이다.

빼어날 수, 넘을 월, 즉 우수하고 월등함을 뜻한다.

1980년대 초 대학 졸업정원제가 도입될 때 미국의 'Excellence in Education' 개념을 옮기면서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따라서 '수월성 교육'이라 하면 보편성 또는 획일적 평등성에 대비되는 의미로, 영재교육 엘리트교육이란 뜻으로 쓰는 것 같다.

그런데 2004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에선 수월성교육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때 수월성 교육이 영재교육이나 엘리트교육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이래저래 '수월성'은 여전히 막연한 상태로 쓰이는,방황하는 말로 남아 있다.

'진정성'이란 말은 초기에는 주로 문학·예술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말에서 이 '진정'에 해당하는 한자는 眞情(진실한 사정이나 마음)과 眞正(거짓 없이 참으로)이 있다.

『표준 국어대사전』에선 없던 말인데 『훈민정음 국어사전』(2004년)에선 이를 '眞正性'으로 올렸다.

국립국어원의 김세중 국어생활부장은 이 말에 대해 "'진실성'과 유사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의미가 첨가돼 쓰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자리 잡힌 말이 아니라 의미가 모호하게 관념적으로 쓰인다는 게 문제다.

진정성이나 수월성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낯선 말도 아니다.

초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용어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그 쓰임새가 광범위해졌다.

그런 점에서 이제 이들 단어도 그 의미와 쓰임새를 명확히 정리해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