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 어렵지

알고나면 별거 아닌데…

[돋보기 졸보기] 24. 로봇과 로보트‥'로봇'과 '팀워크'의 차이
'로봇-로보트, 파일럿-파일러트, 로켓-로케트, 팀워크-팀웍, 네트워크-네트웍, 테이프-테입, 스태프-스탭.'

우리가 흔히 접하고 쓰는 외래어들이다.

한글 맞춤법에 따른 우리말 적기도 쉽지는 않지만, 외래어 표기는 말 그대로 외국말을 한글로 옮겨 적는 일이라 더 까다롭게 느껴진다.

사람에 따라 언어 인식과 경험의 차이로 인해 표기하는 방식도 제각각인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규범적으로는 모두 앞쪽에 적은 것이 맞는 표기이다.

그 열쇠는 무엇일까? 어려운 것 같지만 또 알고 나면 별 것 아닌 게 외래어 표기법이다.

이들 말을 원어로 적으면 'robot, pilot, rocket, teamwork, network, tape, staff'이다.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발음이 기준이다.

'robot,pilot,rocket' 세 단어는 모두 어말이 '단모음+t'로 끝났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처럼 단어 끝이 '단모음+파열음 p,t,k' 꼴인 말들은 받침으로 적는다.

그 외에는 '으'음을 첨가해 적으면 된다.

그 전에는 로보트, 로케트, 파일러트 따위가 뒤섞여 표기에 혼란이 있었으나 1986년 현행 외래어표기법이 고시됨에 따라 로봇, 로켓, 파일럿 식으로 통일됐다.

이 원칙은 간단한 것이지만 실제 말글살이에서는 인식 부족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가령 teamwork나 network는 어말이 장모음이라 받침을 쓰지 않고 팀워크, 네트워크라 적는 것인데 실제론 팀웍, 네트웍 식으로 적기 십상이다.

tape 역시 단모음이 아니라 '에'와 '이'의 이중 모음이므로 테입이라 하지 않고 테이프라 적어야 맞다.

staff는 단모음 뒤에 [f] 음가이므로 '스탭'이 아니라 '스태프'라 적는 것이다.

활자를 뜻하는 type는 이중 모음이므로 '타이프'(타이프라이터)로 적는다.

하지만 '형(型)'을 뜻할 때는 관용적 표기인 '타입'을 인정해 서로 구별해 쓰게 했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