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 등 증시 ↑ ... 해외주식에 투자

올들어 재테크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해외펀드’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국내 투자자들이 앞다퉈 이들 국가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 일각에서 ‘과열양상’이라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방침을 밝히자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는 해외펀드를 찾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연일 이어졌다.

하지만 해외펀드는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무엇보다 해외 증권시장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펀드의 구조와 운용방식, 투자지역 등에 대한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달 27일 중국 증시 주가가 8.8%나 폭락한 '검은 화요일' 쇼크는 한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의 위험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해외투자펀드와 역외펀드

해외펀드는 말 그대로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해외펀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역외펀드(offshore fund). 외국의 자산운용사가 해외에 설립한 펀드다.

외국 자산운용사들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며 한국에서도 이런 펀드를 판매한다.

역외펀드는 투자 대상국 및 투자자가 속한 국가에서 각각 세금을 물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이중 과세를 막기 위해 이들 펀드는 주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룩셈부르크와 케이맨 버뮤다 등 조세회피지역에 설립된다.

물론 펀드 자금도 원화가 아닌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같은 외화로 이뤄진다.

두 번째는 해외투자펀드(역내펀드)다.

국내 운용사들이 조성한 펀드로 국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해외시장에 투자한다.

해외에 투자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역외펀드는 해외운용사들이 만든 상품인 데 비해,해외투자펀드는 국내 운용사들이 만들어 판매한다는 점이 차이다.

예를 들어 '피델리티 유럽중소형주 펀드'는 외국 운용사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유럽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기 위해 만든 역외펀드다.

'산은 J-Index 재간접 Class A'는 산은운용에서 일본 주식시장의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해외투자펀드다.

지난 한햇동안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해외투자펀드 투자액은 23조원으로 전년 말(10조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투자자들은 기관이나 개인이나 예외가 없었다.

◆올해는 베트남펀드 잘 나가네

역외펀드는 물론 국내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 역시 펀드에 편입하는 자산이 모두 해외 주식들이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판매되는 펀드는 가입 시점에 고객과 선물환 계약 옵션을 맺는 경우가 많다.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는 환헤지를 하는 것이다.

펀드에 가입할 때는 반드시 환헤지 여부를 체크해 봐야 한다.

상품구조와 펀드 유형, 투자 국가 등도 투자자들이 챙겨봐야 한다.

해외펀드는 상품 구조에 따라 일반형과 재간접펀드(fund of fund,FOF)의 두 가지로 나뉜다.

재간접펀드는 한 펀드 내에 주식형 펀드,채권형 펀드 등 다양한 하위 펀드를 둬,위험을 분산시키는 형태의 상품이다.

하위펀드 중에는 역외펀드가 섞여 있는 경우도 많다.

국가별로 경제상황과 주식시장 동향이 다른 만큼 해외펀드는 국가별로 상당한 수익률의 차이를 보인다.

최근 가장 약진한 해외펀드가 베트남 관련 펀드들이다.

올들어 국내에 판매된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2월 말 현재)을 나타낸 펀드는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 적립식 혼합펀드'(24.17%)이다.

농협CA운용이 운용하는 '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형 1Class A'도 16%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역외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 말레이시아 펀드'의 수익률이 19.45%로 가장 높았다.

이 역시 말레이시아와 함께 베트남에도 투자된다는 점에서 베트남 주가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화된 해외 운용사들이 만든 역외펀드라고 해서 해외투자펀드보다 반드시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은 아니다.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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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역외펀드는 과세"

■ 해외펀드 과세 논쟁

올초 해외펀드를 놓고 과세 논쟁이 불붙었다.

정부는 지난 1월15일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투자펀드(주식형)의 양도차익에 따른 소득세와 주민세를 3년간 물리지 않기로(비과세)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되지만 해외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은 모두 세금을 내왔다.

문제는 해외펀드 중 해외 운용사들에 의해 운용되는 역외펀드나 재간접펀드들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매매내역을 상세히 밝히게 되어 있지만 역외펀드나 재간접펀드는 전체 수익 중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을 통해 올린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자 역외펀드 운용사의 대표격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즉각 반발했다.

"검증 가능한 과세 기준가를 구분해 한국 투자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역외펀드도 과세를 위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하루 만에 다시 역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동안 시끌시끌했던 해외펀드 과세 논란은 결국 정부가 역외펀드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린다는 당초 입장을 확정지으면서 마무리되고 있다.

이 과세 논쟁은 최근 해외펀드에 대한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 대목이다.

실제로 정부가 해외펀드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역외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올 들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