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지난 21일 7개월 만에 단기금리를 연 0.25%에서 0.5%로 올렸다.

하지만 엔화가치는 이날 달러당 120.45엔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0.50엔 떨어졌다(엔·달러 환율 상승).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엔화 약세가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여전히 4.75%포인트에 달해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과 수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 분위기를 타고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일본 제품 소비 확대와 일본 여행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는 생산,소득,지출의 선순환 메커니즘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완만한 경기 확대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아 단기금리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날 금융정책위원회에서 9명의 정책위원 중 8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하고 1명만 반대를 표시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1990년 이후 엔화가치와 미·일 금리 차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리 차이가 4%포인트 이상일 경우 엔화 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금리를 연 1% 이상 올려 미국(연 5.25%)과의 차이가 4%포인트 이내로 좁혀지지 않는 한 엔화가치가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국을 감안할 때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이 여의치 않다는 전망까지 겹쳐,엔화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21일 약세를 보였다.

예상과 다른 엔화 약세로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100엔당 780.20원으로 강세를 보였다(원·엔 환율 하락).원화가 엔화에 대해 전날보다 100엔당 3.25원 비싸진 것이다.

일본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에는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현재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거의 최고점까지 올랐다며 시간을 두고 약세를 보일 것(원·엔 환율 상승)으로 전망했다.

도쿄=최인한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schan@hankyung.com

-일본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얻어 금리를 올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해당 통화로 표시된 채권을 구입하기 위해 국제시장에서 자금이 몰려들기 때문에 통화가치가 올라갑니다.

즉 엔·달러 환율이 내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번엔 일본 중앙은행의 발표가 나오자 오히려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만큼 금리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어떤 경로를 거쳐 경기와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게 알아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