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다. 유래가 불분명한 외래 풍습이고,초콜릿업체들의 장삿속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어느덧 밸런타인 데이는 많은 사람들이 초콜릿을 주고 받는 젊은이들의 명절로 자리잡고 있다. 밸런타인 데이에 가장 원하는 선물 설문조사에 의하면 남녀 응답자 모두 '직접 만든 초콜릿'을 꼽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웰빙 및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과 관련된 신종 유망직업의 하나로 쇼콜라티에를 추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에는 초콜릿과 관련된 직업인 쇼콜라티에(chocolatier)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쇼콜라티에는 프랑스어로 초콜릿을 뜻하는 쇼콜라에서 나온 말이다. 쇼콜라티에는 초콜릿 아티스트,초콜릿 공예가,초콜릿 장인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쇼콜라티에는 초콜릿을 보다 맛있게,보다 멋있게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즉,자신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초콜릿으로 다양한 조각과 공예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쇼콜라티에가 처음 등장해 아직은 생소한 직업이지만 초콜릿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 등지에서는 400여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직업이다.

◆쇼콜라티에가 되려면

쇼콜라티에가 되려면 우선 초콜릿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좋아해야 한다. 초콜릿을 끊임없이 시식하면서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예술품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미적 감각과 예술 감각이 있으면 더욱 좋다. 정교함,섬세함과 새로운 모양 창안을 위한 창의력이 필요하다. 여러 나라의 문화와 생활에 대한 이해,통찰력과 호기심이 많고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책 잡지 광고 등을 수시로 보면서 색채나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셋째,건강한 체력과 인내력이 요구된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강한 체력은 기본이다. 초콜릿은 다른 음식과 달리 만들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5~6가지 공정을 거쳐야 하고,각각의 공정에서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큰 작품은 꼬박 하루가 걸리기도 하므로 끈기와 인내심도 필요하다.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나

국내에는 아직 쇼콜라티에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기관이 없는 게 현실이다. 쇼콜라티에가 되려면 먼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학의 제과제빵 관련 학과에는 초콜릿 제조 과정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관련 학원이나 평생교육원에서 단기 과정을 이수하는 방법도 있다. 제과제빵학원 등의 초콜릿 강습반에서 초콜릿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초콜릿을 장식하거나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청소년문화센터 등에서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배울 수 있는 쇼콜라티에 과정을 개설하기도 한다.

셋째,초콜릿 문화가 발달된 벨기에 스위스 프랑스 등지로 유학을 가는 것이다.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뤼 제과학원은 파리에 본원이 있고,세계 15개국에 25개 분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숙명아카데미)에 르 코르동 블뤼 과정의 분원이 있다.

넷째,개인 공방 등에서 도제수업을 거치는 것이다. 쇼콜라티에에게 개인적으로 사사를 받아 도제수업으로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쇼콜라티에와 관련된 자격도 있다. 국내에서는 자격증이 없으나 일부 선진국에선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벨기에의 경우 칼리바트 인스티튜트에서 쇼콜라티에 자격증을 부여한다.

◆미래 직업으로 유망한가

쇼콜라티에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딴 이후에는 초콜릿회사나 개인 초콜릿 공방,고급 케이크 카페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 창업을 하거나 제과점,호텔에 취업할 수도 있다. 능력이 중시되는 직업이므로 정년은 따로 없다. 초임자의 월 평균 수입은 고용인일 경우 제과인의 초임 수준이며,본인의 능력에 따라 승진과 수입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쇼콜라티에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초콜릿 소비량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초콜릿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연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초콜릿 소비량은 0.9kg으로 일본의 절반 수준이며 초콜릿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위스에 비해선 10분의 1에 불과하다. 다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초콜릿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가 걸림돌이다. 비만 당뇨 등을 염려해 당분 섭취에 두려움을 느끼는 성인들이 초콜릿을 먹으면 살이 더 찐다고 생각해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초콜릿 섭취가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콜릿은 성장산업

우리나라에서도 초콜릿을 직접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초콜릿을 만드는 재료,방법 등이 상세히 올라와 있다. 이런 초콜릿 소비 증가와 수제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쇼콜라티에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초콜릿 문화가 일상화된 유럽에선 쇼콜라티에가 흔한 직업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도 앞으로 크게 성장할 분야라고 판단된다. 뉴욕 등에서는 고급 안경점,고급 액세서리,모자전문점 등에서도 초콜릿 전용 케이스에 담겨져 있는 초콜릿 판매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고급 케이크 카페나 커피 전문점 등에서 초콜릿 담당자를 원하는 추세다. 앞으로 다양한 요리로서 초콜릿 문화가 발달한다면 쇼콜라티에의 활동무대가 더욱 넓어질 것이며 수입 등 근무여건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

·워크넷(한국고용정보원) 자료실 '2007 신생 및 이색직업' http://www.work.go.kr/

·한국카카오초콜릿기술협의회

http://www.chocolate.re.kr/

·싸이월드의 초코렛아트 클럽

http://club.cyworld.com/chocolateartist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