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지식정보화 시대에 우리 사회 각 영역은 어떤 속도로 변화해야 하는가?

[제시문 가]는 우리 사회 각 영역, 특히 기업, 가족, 정부의 변화를 진단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어느 학자가 미국 사회 내 해당 영역의 변화 속도를 수치화하고 이를 분석한 것으로서, 가장 빨리 변화하는 영역의 속도를 시속 100마일로 설정하고 있다.

※ 주어진 논제에 대한 글을 쓸 때 다음의 조건을 만족시킬 것.


1.【제시문 가】의 내용을 【제시문 나】의 내용에 비추어 논하라. 그 과정에 미국 사회와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를 비교하라.
2.예화 1, 2, 3을 사회의 변화 속도와 연관지어 그 의미를 파악하라.
3.세 개의 예화 가운데 하나를 택하고 그 입장에 서서 기업, 가족, 정부의 변화 속도를 예측하고 그 이유를 밝히라.

【제시문 가】

오늘날 세계는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변화 폭도 넓기 때문에,변화의 흐름에 한 번 뒤떨어지면 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1997년을 전후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겪었던 외환위기도 무한 경쟁의 흐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또한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환경 파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였듯이,미래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치밀한 준비를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1.기업

우리나라가 1960~70년대에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원의 배분은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되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정치 권력과 기업이 유착하는 경우도 있었고,그것이 곧 기업 경영의 불투명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개방화 시대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경영과 회계 전반에 걸쳐 국제적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각 나라의 지역적 특수성이 곧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문화 예술 분야와는 달리 기업 경영에서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나 관행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2.가족

오늘날 급속한 사회 변화로 인해 가족 생활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족 규모가 축소되고 생활 수준이 높아졌으며,가족 구성원 간에도 민주적이고 평등한 인간 관계가 보편화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들의 개성과 창의성이 중시되고,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혼과 재혼이 늘어나고 많은 여성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녀 양육과 교육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핵가족화,이혼 및 취업 여성의 증가 등으로 노인 부양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실업과 빈곤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자녀 교육으로 인한 '기러기 아빠'의 등장과 같은 문제가 생겨나기도 한다.

3.정부

우리 정부는 과거 경제성장 과정에서 각종 규제를 만들어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크게 개입해 왔으나,이제는 민간의 창의와 자발적 참여를 통한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대폭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비대한 행정 조직 및 관료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공직 사회의 부조리 등을 청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IT 기술을 활용해 행정 활동의 모든 과정을 혁신함으로써 정부의 업무 처리를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개선하고,국민에게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 정부(e-government)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제시문 나】

지식정보화 시대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사회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지식과 정보를 생산·소유·활용하는 역량에 따라 개인과 집단의 부와 명예가 크게 달라진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세계 각국은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각기 다른 속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선진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선진 사회가 필요하다.

모든 경제는 그것이 속한 사회의 산물이고 사회의 주요 제도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세계 어디서나 봉건 시대의 제도들은 산업 발전을 가로막았다.

마찬가지로 산업 시대의 관료주의는 지식 기반 시스템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

미국의 현실 역시 다르지 않다.

오늘날 미국 주요 제도의 변화 속도를 자동차 속도에 비유해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1.기업 ; 시속 100마일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기술 혁신,즉각적이고 더 큰 만족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게다가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인해 기업들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그리고 공급 업체와 유통 업체에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신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변화할 것을 강요한다.

금융 부문 역시 기술의 발전,새로운 규율,다각화하는 시장,재무 상태의 변화에 반응하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한다.

그러나 기업의 구조 조정 또는 인수·합병으로 인해 배고픈 실업자,우울한 투자자가 생겨나기도 한다.

2.가족 ; 시속 60마일

오늘날 미국에서 직장인 아버지,전업 주부인 어머니,그리고 18세 미만의 두 자녀로 정의되는 핵가족은 25% 미만이다.

편모나 편부 가정,동거하는 커플,이전의 혼인 관계에서 생긴 아이들을 양육하는 가정,최근에 합법화한 동성 결혼 등 여러 유형의 가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회 제도 중에서 가장 늦게 변하는 가족 제도가 수십 년 사이에 급격하게 달라졌다.

한편 기업의 일부 기능이 기업 외부로 이전됨에 따라 가정도 기업의 기능을 받아들였고,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재택근무하는 사람이 이미 수천만명을 넘어섰다.

디지털 혁명이 쇼핑,투자,주식 거래 등을 집안에서 해결하게 만들었다.

3.정부 ; 시속 25마일

지난 수십년간 각종 비판을 받으면서도 변화를 지연시킨 관료제 정부 조직이 시민의 일상 업무를 간섭하고 있다.

정부 조직은 천천히 변화할 뿐만 아니라 빠르게 바뀌는 시장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기업의 변화를 늦춘다.

정부의 의사 결정이 지지부진해 도로 건설 계획 하나를 승인받는 데 7년 이상이 걸린다.

그리고 정부는 부패를 방지하고 공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 예산을 집행한다.

그러다 보니 예컨대 20년 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5년 단위로 집행하는 15개년 방위계획 프로그램을 운용하려고 할 때,예산은 1년 단위로 확보되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3년 계약직에 불과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예화 모음】

[예화 1]

식물들을 관찰해 보면 제 나름의 시간과 속도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채송화는 낮에 잠깐 피었다 시들지만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다.

코스모스는 라일락만큼 향기는 없지만 서로 다른 계절에 꽃을 피워 우리를 즐겁게 한다.

또한 복숭아나무와 사과나무는 동시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

이처럼 식물들은 서로 다른 시간에 다른 속도로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꽃을 피우는 시기도 열매를 맺는 계절도 다르지만 이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자연을 이룬다.

[예화 2]

돌고래들은 떼를 지어 움직일 때 마치 한 마리가 행동하듯이 같은 속도로,같은 몸짓으로 헤엄친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이 추측해 볼 수 있다.

우선 여러 마리의 돌고래가 한 몸인 것처럼 움직임으로써 아주 거대한 동물인 것처럼 보이게 하여 포식자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또한 돌고래가 무리지어 헤엄치면 각각의 돌고래가 받는 물의 저항이 줄어들어 힘들이지 않고 멀리 이동할 수 있고,돌고래들 사이의 의사 소통도 용이해진다.

[예화 3]

아프리카에 사는 산양의 일종인 '스프링복'들은 처음에는 풀을 뜯으며 평화롭게 무리를 지어 움직이지만 앞서가는 양들이 풀을 뜯어먹어 버리면 뒤따르는 양들이 먹을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풀을 차지하기 위해 앞 다툼을 벌인다.

그래서 양들이 모두 조금씩 빨리 달리기 시작한다.

뒤따르는 양들이 속력을 내어 달려오므로 앞서가는 양들은 더 빨리 달리고 결국은 양떼 전체가 앞을 다투어 전속력으로 달리게 된다.


서울대 2007학년도 정시 논술문제 해설

'조건' '제시문' '예화'를 오가며 쟁점을 찾아내야해!



서울대 논술은 제시문이 쉽다지만 별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충분한 난이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질문 형식을 어렵게 구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제도 쉽다.

이번 논술의 큰 주제는 세계적 차원의 속도 경쟁의 양상에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그런데 논제가 묻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의 하위 질문이다.

이 점이 학생들이 다른 학교의 정시 논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이다.

세계적 속도 경쟁에 발 벗고 나설 것인가,혹은 저마다의 속도로 발전하도록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한 후에라야 사회 각 영역의 적절한 변화 속도에 대해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 그랬듯 이번 정시문제도 답안의 목차를 '매우 불친절하게' 제공하고 있다.

주어진 목차를 이용해 자신의 글을 작성하려면 이해력·논증력·창의력 등 여러 가지 사고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불친절한 목차를 제공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어진 질문과 '조건',자료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묶어내는 종합적 사고력을 직접 논제형식에서부터 측정하려는 의도다.

둘째 2500자에 달하는 글의 구조를 수험생들이 임의로 작성할 경우 단기간에 일관성 있는 채점이 불가능하다.

셋째 막연한 글쓰기를 요구하면 내용에 관계없이 긴 글을 많이 써본 학생들만 유리하고 사고력 측면에서는 변별력이 없다.

따라서 이렇게 '조건'을 만족시킨 답안 가운데 다시 논의의 깊이(심층적 사고)와 넓이(다각적 사고),독창적 결론(종합력)을 갖춘 글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또 논제 중간에 제시문의 요지를 밝힌 부분은 제시문 독해의 방향을 한정하는데,이렇게 함으로써 논제의 모든 구성 부분이 맞아 떨어져 하나의 정해진 출제 의도를 형성하게 된다.

논제의 형식적 요구사항만 만족시켜도 상당한 수준의 답안이 되는 것이다.

이번 논제도 질문과 함께 이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들을 주고 있다.

출제자는 '조건' 제시를 통해 글의 전개 과정을 통제하고자 했다.

전개과정이 통제되면 대학은 평가요소별로 채점하기가 쉬워지고,수험생은 출제자가 의도한 전개과정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형태의 시험이 된다.

서울대 논술이 어려운 이유는 그런 모색의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논제의 '조건'들은 답안의 주요부분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논제의 세부 문항 3개가 주어진 형태다.

이렇게 논제가 세부 문항으로 나눠져 있는 경우에 기계적으로 하나씩 답변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그 내용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우리 사회 각 영역의 적절한 변화 속도에 대한 독자적인 견해에 이르러야 좋은 답안이 된다.

이 점은 서울대 논제뿐만 아니라 세부 문항의 형태로 출제된 모든 논제에 대하여도 적용된다.

하지만 중대한 차이가 있다.

단순히 하나씩 답변을 달아가다 보면 일정한 답안이 작성되는 게 아니라,각각의 답변 내용이 전체 논제의 출제 취지를 파악한 다음에야 다른 세부 문항이나 전체 질문에 대한 답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이 부분이 서울대 논제가 다른 대학의 논제와 가장 크게 다르고 어려운 부분이다.

연세대 고려대와 달리 서울대는 매년 정시 논술의 형식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 논술의 질문을 처음부터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라.질문과 '조건''제시문''예화(보기)' 등 논제의 모든 요소가 서로의 의미를 한정하고 보조해주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장에서 논제를 읽고 바로 답안의 내용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질문과 '조건'에 따라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후에야 제시문에 대한 이해,'예화'의 의미가 자리를 잡게 된다.

답안의 구조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 다음이다.

이런 형태의 논제는 마치 그림 맞추기 게임과도 같다.

질문과 '조건'에 따라 '예화'와 '제시문'을 오가며 무엇이 쟁점인가를 찾아내는 게임이다.

비슷한 유형으로는 성균관대 논제가 있다.

이제 '조건'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답안을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해보자.

[ 실전 풀이]

◆'조건 1'의 해결

여기서는 '조건 1'에 대해 바로 해설하지만,사실은 다른 '조건'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방향이 제대로 설정된다.

일단 제시문을 보자.

(가)는 개방화시대에 기업이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화할 필요성,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른 가족 형태 변화의 긍정적·부정적 양상,정부의 규제 완화와 전자정부 계획 등 혁신 노력을 각각 우리 사회의 변화로 제시하고 있다.

(나)는 세계 각국이 지식정보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사회가 영역 간 변화 속도의 차이,특히 정부 영역의 느린 변화 속도가 지식기반 시스템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다.

즉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사회 각 영역의 발전 속도가 함께 빨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주어진대로 일단 두 사회의 변화 속도를 비교하는데,상황은 영역별로 다르다.

미국의 가족은 핵가족을 넘어 가족 파괴의 상태에 이른 데 반해 우리 가족은 아직 핵가족 단계다.

기업은 미국 사회가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정부 영역은 우리 사회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나)가 비판하는 미국 사회와는 달리 우리 사회는 정부가 규제 중심의 관료제를 탈피해 빠른 속도로 민간 영역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된다.

그런데 과연 영역 간에 속도를 맞추어 앞으로 돌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에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까? '조건 1'에서는 이런 의문을 떠 올리면 족하다.

◆분리되어 있다고 분리된 게 아니다

서울대 논제를 풀 때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조건 2'와 '조건 3'은 함께 엮어야 그 취지를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조건 3'이 그 자체로서 세 개의 예화가 사회의 변화 속도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으므로,출제 오류가 아니라면 예화 3의 내용은 예화 1이나 2와 다른 내용으로 읽어야 한다.

또한 전체 질문이 '적절한 변화 속도'를 묻고 있는 반면에 '조건 3'은 '예측'을 요구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조건 3'에 입장이라는 말이 있으니 당연히 예화들이 적절한 변화 속도에 대한 주장을 직접 담고 있다고 기계적으로 생각한다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논제의 구성 요소들이 하나의 논제로 읽히지 않게 된다.

이 부분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전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조건 2'에 대한 답으로는 사회의 영역들이 서로 다른 속도로 변화해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예화 1),같은 속도로 변화함으로써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예화 2),그리고 영역 간의 경쟁이 무익한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는 예측(예화 3)을 담고 있다고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조건 3'에 대하여는 기업,가족,정부의 영역별 변화 속도가 서로 달라서 조화를 이룰 것인지(예화 1),혹은 같아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예화 2),혹은 무의미한 속도경쟁 만을 반복하다 파국에 이를 것인지(예화 3),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이유로 들어 보여주면 되겠다.

◆묻는 걸 묻는 게 아니다

자,이제 '조건'은 모두 수행했으니,전체 질문에 답할 차례다.

전체 질문은 적절한 변화 속도를 묻고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도대체 사회 각 영역의 적절한 변화속도가 뭐가 중요해서 대입 논술문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단 말인가? 힌트는 '조건 1'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

우리 사회와 미국 사회의 변화 속도를 비교하라고 한 점에 착안해야 한다.

세계적 속도 경쟁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하는지,모두 속도를 맞추어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이 사회 각 영역에게 어떤 혜택과 부담을 주는지를 단계적,분석적,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아마 다른 학교의 논제였다면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세계적 속도 경쟁의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논술하시오.'

앞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를 영역별로 예측했으므로,이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거쳐 적절한 변화 속도를 주장하면 된다.

세 가지 예측 가운데 예화 1,2는 긍정적 평가를 담고 있고,예화 3은 부정적 평가를 담고 있으므로 예화 3을 선택했다면 속도 경쟁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취하면 된다.

반면에 예화 1,2를 선택했다면 사회 각 영역의 변화 속도가 각각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그로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 이에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를 쓰면 된다.

그리고 과연 3시간 안에 가능한지는 의문이지만,가장 큰 주제를 서론에서 문제 삼는 방식으로 전체 답안을 재구성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윤대경 에듀한경 논술연구소장 ydkby@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