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끌어온 국내 최초의 담배소송에서 담배업계가 승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조경란 부장판사)는 25일 폐암 환자와 가족 등 36명이 “흡연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아 폐암에 걸렸다”며 KT&G와 국가를 상대로 낸 4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장기간 흡연과 폐암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원고들의 흡연과 발병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된다”면서도 “피고가 제조·판매한 담배에 제조·설계·표시상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원고들의 폐암·후두암이 바로 피고가 판매한 담배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의 발병이 니코틴 의존성으로 인한 부득이한 발병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면서 “기타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피고측에 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원고측 소송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국민건강권을 외면하는 판결에 실망”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담배와 폐암 유발 인과관계 등 담배의 유해성을 둘러싼 공방은 항소심에서 재연될 전망이다.

폐암 환자 김모씨와 가족 등 30여명이 1999년 “30년 이상의 흡연으로 폐암이 유발됐고 KT&G(옛 담배인삼공사)는 불충분한 경고 등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ㆍ신체를 보호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담배소송은 지난 7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진행됐다.

법원이 원고측의 입장을 반영한 판결을 했을 경우.유사 소송이 잇따르며 담배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됐지만 원고패소 판결이 결정됨에 따라 업계는 일단 한숨을 놓게 됐다.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국내 첫 담배소송에 대한 첫 판결이 나왔는데,원고가 패소했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원고의 암 발병과 흡연간에 연관성이 있느냐는 것이었는데,재판부는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담배 탓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미국에선 몇차례 원고승소 판결이 나오면서 담배의 유해성이 부각됐지만 국내에선 담배가 정부의 전매사업을 출발한 터라 아직 그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고측이 이에 승복하지 않고 있어 최종적으론 대법원까지 가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