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인정하는 착한 사람이 있다.

상대방이 화를 내도 가만히 있고 선생님이 어떤 궂은일을 시키더라도 항상 웃는 얼굴로 도와주는 사람 말이다.

이러다 보니 주위 사람들은 이들을 ‘부탁해도 거절하지 않을 사람.’ 이라 생각하고 항상 부탁을 하기 일쑤다.

이럴 때, 이들은 겉으론 웃는 얼굴이지만 속은 새까맣게 탄다.

‘싫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으나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절대 거절은 하지 못하겠고 결국 혼자 속으로만 끙끙대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린 것. ‘착한사람도 콤플렉스가 있느냐?’고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질 것 이다.

하지만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이들에겐 이 콤플렉스가 인생의 큰 짐.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공격적인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염려,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즉, 누구에게나 칭찬과 사랑을 받길 원하는 반면 미움을 받기는 싫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이들 중에는 속은 타들어가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여 우울증에 걸리거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른바 ‘착한 여자 콤플렉스’도 있다.

이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면서 주변의 기대에 부응 하려는 것인데 ‘여자는 여자답게 살아야 한다.’ 는 고정관념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아실현의 잠재력을 희생하면서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려 하고 ‘양보’라는 미덕 아래, 자기희생을 감수하며 남편과 식구들부터 챙기는 착한 여자들. 만약 이들이 칭찬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자신을 비하하고 스스로 못된 여자라고 생각하는 열등의식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이 콤플렉스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바로 ‘아이가 착하고 말을 잘 들었으면 하는 부모의 욕구’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런 부모의 욕구가 아이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른 채, 부모가 바라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되는데 성인이 된 후에도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려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기대가 무엇인지를 찾기 보다는 자신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임상심리학자 마리 아두는 ‘나는 자신 있게 NO라고 말한다.’라는 책에서 자신 있게 NO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NO라고 말함으로써 좀 더 당당하고 유쾌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표현을 연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원하지 않는 것은 거절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 분명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 이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가상공간을 통한 의사소통에서부터 천천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적인 사고에 익숙한 우리들로서는 체면과 배려라는 이유 때문에 더욱 NO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NO하면 왠지 매정해 보이고 친절하지 못한 사람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 후회거리로 마음에 담고 고생하기 보다는 분명한 NO로 자신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

정민선 생글기자 (순천 강남여고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