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강물이 갑자기 불자 야영객들은…''체중이 불면…''짐을 트럭에 실고 가다가…' 이런 표현에는 공통적으로 틀린 글자가 있다.

'불자,불면,실고'가 틀린 표기인데 '붇자,불으면,싣고'라고 써야 맞는다.

이처럼 불규칙적으로 어간의 받침 ㄷ이 바뀌는 것을 'ㄷ불규칙'이라 한다.

우선 동사 '붇다(增)'는 활용할 때 '붇고,불어'식으로 바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음어미가 오면 어간이 '불-'로 바뀌고(불어),자음어미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붇고)는 점이다.

그 뜻은 '(물체가)물기를 흡수하여 부피가 커지다'(물에 불은 손,국수가 불어 맛이 없다),'(분량이나 수효가)많아지다'(체중이 붇다,재산이 붇다,식구가 둘이나 불었다)이다.

'짐을 싣다'의 경우도 '짐을 실고,짐을 실다가,짐을 실자마자…'와 같이 쓰기 십상이다.

하지만 자음어미가 올 때는 변하지 않으므로 '싣고,싣다가,싣자마자'라고 써야 한다.

물론 이 말에서도 모음어미로 연결되는 경우엔 받침 ㄷ이 ㄹ로 바뀌므로 '실어서,실었다' 등은 바른 표기이다.

'붇다'와 형태가 비슷해서 헷갈리는 말에 '붓다'가 있다.

'붓다'는 'ㅅ불규칙' 동사로 '붓고,부어'로 활용한다.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은 모음어미가 올 때만 어간이 '부-'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자음어미에서는 어간에 변함이 없다.

이 말의 쓰임새는 '부기로 살가죽이 부풀어 오르다'(다리가 붓는 병,자고 일어나니 얼굴이 부었다,부은 얼굴로),'성이 나서 뾰로통해 있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왜 잔뜩 부어 있느냐,볼 부은 얼굴을 하다),'액체 등을 그릇에 쏟아 담다'(솥에 물을 부어…),'곗돈,불입금 등을 기한마다 치르다'(매달 적금을 붓다,적금을 부어나가다) 따위가 있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오피니언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