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 월드리포트'지는 최근 '2007년 유망 직종'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사서란 직업을 상위에 올려놓았다.

이 잡지는 해당 직종의 급여,사회적 지위와 함께 수련기간,내부 경쟁,삶의 질까지 감안하고 여기에 최근 경제흐름과 직업 트렌드 등을 고려해 25개 유망 직종을 선정했다.

사서가 그 가운데 하나로 꼽힌 것이다.

이 잡지는 사서에 대해 "디지털시대의 정보 홍수 속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정보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또한 직업 선택에도 '웰빙'이 강조되는 경향을 반영해 "경쟁이 심하지 않고 근무 환경이 쾌적한 것도 사서직의 장점"이라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대개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앞서간다고 보는 미국의 직업 트렌드를 참고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사서는 향후 10년 뒤 각광받을 만한 직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에선 사서의 직업개요와 준비방법,일자리 전망 등에 대해 소개한다.

정보 홍수시대의 '나침반' 역할

사서는 각 기관의 도서관과 자료실에서 도서 및 자료를 배치,보관하며 이용자가 자료를 편리하게 열람·대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초·중·고교의 소규모 도서관에서부터 대학,국회,기업 등의 대형 도서관과 시립·구립도서관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사서의 업무가 도서 대출과 분류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 그쳤지만 디지털 정보화시대를 맞아 사서의 역할은 실물 도서에서 온라인 정보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또한 사서는 고객(도서 및 정보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일종의 서비스직이다.

따라서 사서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며,서비스 마인드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지적 탐구자세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

사서는 이용자와의 짧은 상담을 통해 원하는 자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대한 양의 지식 및 정보를 체계화할 수 있는 분석력과 통합력이다.

사서가 단순 서비스직업이 아니라 지식서비스 직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다양한 언어로 된 정보에 대한 자료를 조직적으로 분류하는 능력과 한문,외국어 능력도 필수적이다.

요즘엔 각 도서관들이 대부분 전산화돼 있어 사서는 각종 자료와 정보를 분류·조직화하고 통합해 열람할 수 있게끔 컴퓨터 전산 및 통계분류 능력도 요구된다.

어떻게 준비할까

기존 사서들은 사서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중·고등학교에서 국어 영어 사회 국사를 잘해야 한다고 응답한다.

언어 역사 사회가 모두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사서로 일하기 위해선 전문대학이나 대학의 도서관(학)과 문헌정보(학)과 정보관리학과 지식정보학과 등을 졸업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시행하는 사서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사서자격증에는 준사서와 정사서 1·2급이 있다.

전문대 도서관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준사서 자격이 주어지고,4년제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2급 정사서 자격이 주어진다.

이들 학과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정보 유통체계,정보조직 및 정보 전문기관,학술정보센터 경영 등을 배운다.

이 가운데 정보조직학 영역으로 분류와 목록이 있고,정보학 영역 과목으로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정보검색론,정보시스템구축론 등이 있다.

정보조사제공학 영역에 정보이용자론,정보조사제공론 등이 있으며 도서관 경영학 과목으로 장서구성론,도서관 정보센터 경영 등이 있다.

향후 고용 전망은 엇갈려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에 의하면 사서를 비롯한 기록물 관리사는 2005년 현재 1만2467명이 있고,이 가운데 여성이 60.1%를 차지하고 있다. 학력별로는 대졸이 48.6%,석사가 22.3%이며 전문대졸은 8.6%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망에 의하면 향후 10년간 사서는 오히려 2500여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각 지역별 도서관이 도서 열람·대출 외에도 기능이 다양해져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또는 평생교육기관 역할을 담당하지만 대부분 전산화돼 있어 인력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면 이용자의 자료검색과 열람이 일일이 사서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되므로 최소 인원만 있으면 된다.

때문에 문헌정보학과 등 관련 학과의 취업전망을 묻는 질문에 졸업생의 40%가 '보통',40%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재학생들도 50.0%가 '보통'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예산지원 확대에 따른 공공 도서관 확충,초·중·고교 내 도서관의 지속적인 증가로 사서의 고용기회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사서의 일자리가 전통적인 도서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시스템 업체,인터넷포털 업체 등 정보를 수집·가공하는 분야로 진출하는 사서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기록물보존소를 비롯해 정부 각 부처의 기록물 관리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따른 사서직 채용도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이용자가 손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전자도서관도 출현,이를 담당할 전문적인 사서들이 더 많이 필요할 전망이란 주장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발전 가능성 높아

이제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 시대다.

기존 사서들도 자신의 직업을 평생직업으로서 매우 적합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사서는 유비쿼터스시대,디지털시대,정보화시대의 첨단을 걷는 새로운 발전 가능성이 우량한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웰빙시대에 상대적으로 다른 직업에 견줘 스트레스가 적으며,근무환경이나 직무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은 사서직은 여기에 적합한 직업이기도 하다.

사서는 디지털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 아니라 정보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이들이 도전해볼만 직업이라 생각한다.

■관련 단체 및 기관 홈페이지

·한국도서관협회 http://www.korla.or.kr

·국회도서관 http://www.nanet.go.kr

·국립중앙도서관 http://www.ni.go.kr

이영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career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