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사용자제작콘텐츠),인터넷(IP) TV,윈도비스타,풍력과 자원개발,로봇과 나노,바이오디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후 증시를 휩쓸고 있는 ‘테마’들이다.

이들 테마와 관련된 종목들(테마주)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연초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때문에 테마주에 편승해 종목을 고르는 투자자들도 부쩍 늘고 있다.

증시에서 테마주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무미건조한 증시에 ‘활력소’가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근거 없는 폭등세를 낳고 결국 투자자들에 피해를 끼치는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증시의 주요한 재료인 테마와 테마주에 대해서 알아보자.

○테마는 시장의 활력이다

지난해 11월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재발하자 증시에서는 백신 치료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조류인플루엔자 테마가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테마주'는 증권시장 안팎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따라 주가가 같이 움직이는 종목군이다.

'테마(theme)'는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는 사안인 동시에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재료이다.

증시에서 테마는 자주 바뀌고 또 같은 테마가 반복되기도 한다.

테마주로 떠오르면 사회적 주목을 받고 증시에서도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늘어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기 일쑤다.

증시에서 테마의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단조로운 증시에 변화를 주는 게 바로 테마다.

기업의 경영 상황에 매일같이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가 등락은 쉼없이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금리,환율,유가 등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테마주 편입도 무시 못할 주가 변동 요인이다.

한 증권사 점포의 직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유행인 '테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자금을 주로 단기로 운용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큰 테마주를 찾는다"고 말했다.

테마는 계절이나 날씨와도 관련이 있다.

예컨대 겨울에는 스키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여름에는 빙과류 혹은 선풍기나 수영복을 만드는 이른바 '여름 수혜주'가 주목받는다.

물론 테마주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선거철이면 유력 후보와 관련된 기업이나 선거 수혜주들이 투자자들의 러브 콜을 받게 마련이다.

신기술도 테마를 형성한다.

이달 말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용체제인 윈도비스타가 일반에 공개된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부터 제이엠아이 피씨디렉트 유니텍전자 등 소위 윈도비스타 테마주들이 최고 관심주로 부상하면서 약세장에서 테마주 위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무늬만 테마주'는 조심해야

테마주는 때로 사막에 부는 모래 바람과 비슷하다.

한 번 불기 시작하면 눈앞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든다.

며칠 동안 불 수도 있고 때론 이쪽에 있던 모래 언덕을 저쪽으로 옮길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태양이 다시 내리쬔다.

테마주 열풍이 달아오르면 주가는 끝없이 치솟을 것처럼 보인다.

매일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면서 단기 수익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런 바람을 타면 해당 기업의 실체가 불투명하고 매출과 수익 전망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을 내놔도 막무가내다.

물론 테마 관련 핵심주는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들은 '무늬만 테마주'에 속한다.

테마주에도 옥석(玉石)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 형성 단계인 UCC의 경우 관련 기업들이 테마를 이루며 스포트라이트를 동시에 받고 있다.

2000년대 초 IT(정보기술) 업계를 휩쓴 '인터넷 붐' 이후 현재까지 살아남은 IT 기업이 NHN 다음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처럼 UCC 업체들도 우열이 가려지고 차별화가 본격화될 날이 머지않았다.

지난해 초 코스닥 시장에서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테마'는 광풍에 버금갔다.

사업 목적에 DMB를 추가하거나 DMB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 곧바로 상한가까지 뛰었다.

하지만 그 후로 DMB 테마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나 DMB 사업에 대한 문의는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테마 전체가 시장의 관심권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뒤늦게 테마주에 편승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가슴을 치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테마주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테마가 일회성 바람으로 끝날 경우 적지 않은 피해자가 양산되는 만큼 맹신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true@hankyung.com

[ 연예인.스포츠스타 등 '유명인 테마'도 관심 ]

새해 벽두부터 코스닥 시장에 '유명인 테마'가 거세게 불고 있다.

테러 장비 관련 업체인 C&S디펜스는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미국 메이저 리거인 박찬호와 김병현,미국 LPGA 골퍼인 한희원 등이 유상 증자에 참여키로 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 중인 박찬호 선수가 5억원을 투자한다.

LG가(家) 3세인 구본호씨와 관련된 미디어솔루션과 액티패스도 관심이다.

구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범한여행이 미디어솔루션과의 합병으로 시장의 관심을 끈 데 이어 최근 미디어솔루션은 액티패스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홍석현 전 유엔 대사 가족이 주주로 참여한 에스티씨라이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DJ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로 구속됐던 최규선씨가 유아이에너지(옛 서원아이앤비)를 통해 자원 개발에 나서면서 이 회사는 지난해 최고 급등주로 부상했다.

연예인도 재등장하고 있다.

배우 차인표의 소속사인 세고엔터테인먼트는 J&H필름을 인수키로 하면서 이 회사의 주주인 봉태규,이요원,천정명,박예진 등에게 자사 주식을 분배하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 증자를 결의했다.

2005년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의 우회 상장과 더불어 연예인들이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는 '연예인 테마'가 이른바 '유명인 테마'로 부활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주가 강세로 이를 반기기도 하지만,'묻지마 투자'가 재연돼 시장에 생채기를 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적보다는 단기 재료로 관심을 끄는 일시적인 테마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유명인이 관여하는 종목도 투자에 앞서 실적 전망과 성장 가능성,재무 구조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