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란 온갖 변수와의 작용·반작용을 통해 움직여나간다.

순풍을 받아 순항하는가 하면,때로는 역풍을 만나 속도가 늦춰지기도 하고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경제는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그려간다.

올해 우리 경제는 순풍보다 역풍이 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환경이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북한 핵문제도 여전히 돌발 변수로 남아있다.

환율과 국제 유가 등도 큰 변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한결같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5%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성장률 5% 미만에 그칠 듯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제시했다.

KDI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발표할 당시 경제성장률을 4.3%로 내다봤으나 지난해 말 수정치를 내면서 0.1%포인트 높였다.

한국은행과 KDI는 올해 경제가 상반기에 저조한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갈수록 성장률이 높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돼 우리 경제가 4.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연은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과 소비가 모두 부진해 경제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5년 1분기에 시작된 최근 경기순환의 저점은 올해 상반기 중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4.0%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4%대 중·후반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등으로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주장했다.

◆일자리 창출 30만개에 못 미칠 듯

경제가 성장해서 좋은 이유는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경제성장률이 7%였던 2002년에는 일자리가 59만7000개 새로 생겼다.

하지만 성장률이 3.1%로 둔화된 2003년에는 일자리가 거꾸로 3만개 줄었다.

올해 취업자 증가 인원은 25만~28만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4%대의 경제성장률로는 30만명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증가 인원이 28만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와 LG경제연구원은 25만명가량 고용을 새로 창출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기 침체 요인이 있는 데다 고용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고,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는 구직단념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취업자 증가 인원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실업률이 지난해(3.5%)보다 0.1%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환율은 여전히 하락 전망 우세

경제연구소들과 금융회사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달러화 약세 현상이 올해도 주류를 이룰 것"이라며 "중국이 올해 중으로 위안화를 급격하게 절상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나마 800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원화 환율이 최근 2~3년간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떨어지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꽤 많다.

원·달러 환율은 2003년 말 1192원60전이었으나 지난해 말 929원80전까지 내려간 상태다.

현승윤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