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사례 <A>, <B>, <C>는 현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경쟁의 양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이 세 가지 경쟁의 성격을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서 논술하시오. (제시문 <1>∼<7>을 참고할 것)


〈사례 A〉고슴도치와 토끼가 맛있는 음식을 걸고 달리기 시합을 하였다.

고슴도치는 꾀를 써서 몰래 자신과 닮은 아내를 경주의 결승점에 먼저 보냈다.

토끼가 도착하자 고슴도치 아내가 "나는 벌써 와 있다" 하고 말하였다.

결국 고슴도치가 음식을 차지하였다.

〈사례 B〉초등학교 축구팀과 아마추어 성인 축구팀이 축구 경기를 하게 되었다.

심판은 새로운 규칙을 정하여 초등학생 팀은 11명,성인 팀은 6명으로 하며 성인 팀 선수는 상대에게 태클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심판은 규칙의 준수 여부를 엄격히 감시하였다.

〈사례 C〉새끼 고양이 가운데 한 마리가 유난히 작고 허약해서 어미 젖을 먹을 때도 다른 형제들에게 밀려 생존이 어렵게 보였다.

주인이 그 고양이에게 먹이를 먼저 주는 등 특별히 돌보고 사랑하여 그 고양이도 다른 고양이들과 마찬가지로 잘 성장할 수 있었다.


[ 제시문 1 ]

어떤 마을에 누구나 가축을 방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공동의 땅이 있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각자 자신의 땅을 갖고 있지만,이 공동의 땅에 자신의 가축을 가능한 한 많이 풀어 놓으려 한다.

자신의 특별한 비용 부담 없이 넓은 목초지에서 신선한 풀을 마음껏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농가에서는 공유지의 신선한 풀이 자신과 다른 농가의 모든 가축들을 기르기에 충분한가 걱정하기보다는 공유지에 방목하는 자신의 가축 수를 늘리는 일에만 골몰하였다.

주민들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공유지는 가축들로 붐비게 되었고,그 결과 이 마을의 공유지는 가축들이 먹을 만한 풀이 하나도 없는 황량한 땅으로 변하고 말았다.

(개릿 하딘,『공유의 비극』)


[ 제시문 2 ]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인간의 본성에는 분명 연민(憐憫)과 동정(同情)의 원리가 존재한다.

이 원리들로 인해 우리는 인간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자기에게는 별 이익이 없어도 타인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타인의 비참함을 목격할 때 우리는 이러한 연민과 동정을 느낀다.

도덕적이거나 인간미가 풍부한 사람은 물론이고,무도한 폭한(暴漢)이나 사회의 법률을 극렬하게 위반하는 사람도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애덤 스미스,『도덕감정론』)


[ 제시문 3 ]

자본주의의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전통적 형태의 경쟁이 아니라 신상품·신기술·신공급원·신조직 형태 등과 관련한 경쟁이다.

이 경쟁은 비용 또는 품질에서 결정적 우위를 차지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며,기업의 이윤이나 생산량의 다과(多寡)를 좌우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토대 및 그 생존 자체까지도 좌우한다.

이런 종류의 경쟁은 다른 경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어떤 사업자가 자기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외부에서는 경쟁 압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늘 경쟁 상태에 있다고 느낀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그는 결국 완전경쟁 상태와 마찬가지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경쟁이 독점보다 언제나 바람직하다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적인 혁신자가 차지하는 독점 이윤은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요제프 A 슘페터,『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 제시문 4 ]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회적 또는 분배적 정의라고 간주되는 것은 인위적인 질서에서만 의미를 가질 뿐이지 자생적인 질서 속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자유의 제한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지만,그것 때문에 잃게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시장 질서에 대한 간섭의 직접적인 효과는 대부분 가시적이며 피부로 느낄 수 있으나,간접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효과는 대부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무시되기 쉽다.

따라서 자유와 간섭 사이의 선택이 그때 그때의 편의에 맡겨진다면,이는 분명히 자유의 점진적인 파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자유를 제한하여 야기되는 손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법,입법,그리고 자유』)


[ 제시문 5 ]


사상 체계의 제1 덕목을 진리라고 한다면 정의(正義)는 사회 제도의 제1 덕목이다.

이론이 아무리 정치(精緻)하고 간명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이,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효율적이고 정연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정당하지 못하면 개혁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사회 전체의 복지라는 명목으로도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정의에 따르면 타인들이 가지게 될 더 큰 선(善)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다수가 누릴 더 큰 이득을 위해서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동등한 시민적 자유란 이미 보장된 것으로 간주되며,따라서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사회적 이득의 계산에도 좌우되지 않는다.

그보다 나은 이론이 없을 경우에만 결함 있는 이론이나마 따르게 되듯이 부정의(不正義)는 그보다 큰 부정의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참을 수 있다.

인간 생활의 제1 덕목으로서 진리와 정의는 지극히 준엄한 것이다.

(존 롤즈,『사회정의론』)


[ 제시문 6 ]


경제가 시장 기능에만 의존하면 시장이 붕괴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는 경쟁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경쟁 질서에 반하여 행동할 때 경쟁 질서를 준수할 때보다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 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충동을 가지게 된다.

안정을 얻고자 하는 욕구와 권력에의 의지(意志)가 각 개인들에게 경쟁의 자유로운 흐름을 조작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한 번 형성된 경제 권력은 시장 자체의 힘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붕괴되기 어렵다.

그런데 강력한 경제 권력은 경쟁 관계를 마비시키고,권력 구조의 고착화로 인하여 경제적 비효율을 초래하며,경제의 흐름을 왜곡하여 우수한 시장 참여자에게 손해를 끼친다.

그러므로 국가는 경쟁이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쟁을 보호할 임무가 있다.

국가는 경쟁의 원칙을 세우고 이를 관철시켜야 하며,기업은 이러한 틀 안에서 경쟁을 통하여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오토 슐레히트,『사회적 시장경제』)


[ 제시문 7 ]


'경쟁'이라는 말은 어원적으로 '함께 추구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경쟁의 논리가 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의 욕구 수준을 계속 높여감으로써 새로운 진보와 창조를 가능케 한 것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경쟁 심리는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적인 동인(動因)이었다.

정치적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이익집단 또는 정당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경쟁은 어원적 의미와는 달리 변질되어 통용된다.

경쟁은 더 이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경쟁은 그 자체가 하나의 범세계적인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경쟁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확연히 구분된다.

물론 아무렇게나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법칙'이 공정했을 때 패자도 승부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지만 경쟁 사회에서는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거나 타협점을 찾을 여지가 없다.

경쟁에서 상대방을 이기면 된다는 간단한 논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경쟁이란 곧 상대의 이익을 빼앗는 과정이다.

(리스본 그룹,『경쟁의 한계』)


* 서울대 2006학년도 정시 논술문제 해설 *

주제와 관련된 현실의 쟁점을 먼저 찾아내야지!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의 논제 유형은 2005학년도의 것과 달랐어. 참고로 2005학년도 것은 어땠는지 볼까?


[논제]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논술하시오.

※아래의 내용을 반드시 논술문에 포함시킬 것.

1.【제시문 1】에 드러나 있는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제시문 2】의 내용을 논할 것.

2.다음 문장들을 논술에 활용하되, 그 가운데 한 문장을 반드시 직접 인용할 것.

제시문의 길이는 【제시문 1】과 【제시문 2】를 합쳐 총 8쪽 가량이었어.

여기에 고전에서 인용된 문장 다섯 개가 추가되었지.2005학년도,2006학년도 모두 아주 복잡한 논제 유형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거야. 이는 수험생들이 논술 주제별로 암기된 지식을 나열하는 식으로는 절대 대응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또 서울대는 그간 해마다 논제 유형을 달리 해왔어.따라서 2007학년도 서울대 정시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다양한 논제 유형을 두루 연습해보는 것이 좋을 거야.특정한 유형에 얽매이지 않고 연습해봄으로써 제아무리 복잡한 유형이 나와도 해석해낼 수 있는 논제 분석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야.

물론,논제 유형이 아무리 새롭다 해도 논술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것들은 변치 않아. 그런 공통점에 비한다면 유형의 새로움은 작은 차이에 불과하지.이제 같으면서도 새로운 2006학년도 논제를 분석해볼까?

수험생이 다루어야 할 주제는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이야.하지만 이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루라는 것인지,그 조건들을 충실히 따라야만 해.첫 번째로,(1)'세 가지 경쟁의 성격'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야만 하겠지?

그런데 논제는 '〈사례 A〉,〈사례 B〉,〈사례 C〉는 현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경쟁의 양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라는 단서를 포함하고 있어.논제의 과제에 답할 때는 추가되어 있는 단서를 고려해야만 해.따라서 각 경쟁 양상의 성격을 설명하되,현실 사회에서는 그 각각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드러내야만 해. 다음 과제는 (2)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논술하는 것이야.

수험생은 (1)을 바탕으로 (2)에 대해 논술해야 한다고 논제가 말하고 있어.(3)제시문 <1>∼<7>을 참고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말이야.

수험생은 (1),(2),(3)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자신의 논지를 전개해야만 해.이 연관성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이 부분이야말로 논술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어.수험생은 출제자가 (1),(2),(3)을 어떤 식으로 연관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는지 숙고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만 해.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시간이지.이때 생각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제시문들이 현실의 어떤 문제와 관련이 있는가야.논술은 늘 수험생들의 문제제기 능력을 측정하려 하거든.고전 속 지문들이 현실의 어떤 쟁점 사항과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지.

제시문들을 통해 '경쟁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같은 문제를 도출해낼 수 있어.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분배정의,복지정책,과세 등 매우 많은 문제들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고민거리야.제시문들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상이한 관점이나 개념들을 파악한 후,이걸 가지고 <사례 A>,<사례 B>,<사례 C>의 경쟁 양상을 각기 비판하거나 옹호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과제 (1)과 (3)을 연결시켜 주면,거기서 자연스럽게 (2)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도출해낼 수 있어.이제 사례와 제시문들을 분석하고 연결시켜 보도록 하자.

<사례 A>는 경쟁 주체가 부당한 방법으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경우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거야.<사례 B>와 <사례 C>에서는 <사례 A>에서와 달리 제3자가 경쟁에 개입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해.하지만 두 사례에서 제3자의 역할은 서로 달라. <사례 B>에서 제3자는 경쟁 주체들 사이에 공정한 경쟁의 규칙을 제시하고 그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반면 <사례 C>에서 제3자는 경쟁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통제하고 있어.앞서 이야기했듯이,이 경쟁 양상들에 대해 그 각각이 현실에서 왜 문제가 되는지를 언급하며 논술해야 해.그렇다면 <사례 B>와 <사례 C>의 제3자는 당연히 국가를 의미하게 돼.그리고 국가 개입의 문제는 '경쟁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

<제시문 1>은 흔히 '목초(공유)지의 비극'으로도 번역되곤 하는 '공유의 비극'을 소개하고 있어.이는 개인의 합리적인 사익 추구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야.이 제시문을 <사례 A>에서의 고슴도치와 같은 경쟁 주체의 행위를 비판하는 논거로 사용할 수도 있을 거야.이 제시문을 경쟁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칙이 없을 때 어떤 결과가 야기되는지를 보여주는 글로 해석하면서 말이야.한편 <제시문 2>에서 아담 스미스는 인간에게 이기심 이외에도 이타적 연민과 동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어.'결과의 평등'을 추구하여 경쟁의 자유를 상당 부분 제한한 경우라고도 할 수 있는 <사례 C>의 양상을 이 연민과 동정의 존재를 통해 정당화할 수도 있을 거야.

<제시문 3>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혁신의 측면에서 실은 타 기업들과 경쟁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이유로 독점기업을 옹호하고 있어.극단적인 감이 없지 않지만,이 혁신의 개념을 통해 <사례 A>에서의 고슴도치 행위를 정당화할 수도 있을 거야.반면에 <제시문 6>은 독점기업이 경쟁 질서를 마비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그래서 국가가 경쟁의 규칙을 세워 이를 통제해야만 경쟁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이야.

<제시문 4>는 시장 질서에 간섭함으로써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자유를 파괴하고 만다고 말하고 있어.분배정의를 명분으로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지.한편 <제시문 5>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여기서 소수의 자유는 권리의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어.모든 사회 구성원의 권리를 평등하게 보호하는 것이 정의라고 하고 있지.이 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제시문 4>와 관련해서야.<제시문 4>에서 하이예크가 옹호하는 자유는 문맥상 경제활동의 자유,즉 경쟁의 자유임을 알 수 있어.그런데 <제시문 5>에서는 평등한 권리가 옹호되고 있어.<제시문 4>의 주장과 대립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지.

한편 <제시문 7>은 경쟁의 긍정적인 측면도 언급하고 있어. 하지만 경쟁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리면 상호협의 등의 갈등 해소 방법을 배제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어.또 경제적으로는 경쟁이 상대방의 이익을 빼앗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어.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측면을 더 강조하고 있지.

<제시문 4>를 <사례 A>의 경쟁 양상을 옹호하는 논거로 사용할 수도 있을 거야.고슴도치와 같은 경쟁 주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이로울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유를 파괴하게 된다는 식으로 말이야.그렇다면 마찬가지 관점에서 <사례 B>와 <사례 C>의 경쟁 양상을 비판할 수 있겠지.반면에 <제시문 5>의 관점을 택해서 <사례 C>의 양상을 옹호하는 것도 가능해.<제시문 5>에서 중시하는 '평등한 자유',즉 권리의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그래.허약한 고양이 역시 어미의 젖을 먹을 권리를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지.이런 식으로 해석하게 되면 국가의 개입이 아주 큰 폭으로 허용될 거야.힘 센 고양이들과도 같은 이들의 경쟁의 자유를 대폭 제한해야 한다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한편 <제시문 4>의 관점에서라면 <사례 C>는 적극적으로 막아야 할 경쟁 양상일 거야.

마지막으로 <제시문 7>을 논거로 삼아 <사례 B>의 경쟁 양상을 옹호할 수도 있을 거야. 경쟁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사례 B>의 경쟁 양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지.<제시문 7>의 관점에서라면 경쟁의 자유는 다음과 같은 한도 내에서만 허용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어. 경쟁이 목적으로 전락해서는 안 돼.또 경쟁의 만연으로 합의에 의한 목적 달성 방법이 배제되어서도 안 돼.

제시문과 사례를 연결하는 방식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로 가능해.이제껏 언급한 것은 가능한 예시일 따름이지,그 어떤 정형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야.중요한 것은 설득력을 지니면서도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거야.이런 식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하고,이를 토대로 '경쟁의원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말하면 돼.덧붙이자면,서울대측에서는 "자신이 생각해서 쓴 글"이 창의적인 글임을 밝히고 있어.이 점 유념하면서 정진하기 바란다.

이석연 S·논술 선임연구원 blachand@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