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엔 이 사람들을 주목하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2월 25일자)가 2007년에 주목할 차세대 리더(Who’s next in 2007) 19명을 선정했다.

정치인에서 경제관료, 기업인,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내년에 화제를 몰고올 차세대 리더들의 면면을 알아보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세골렌 루아얄 프랑스 사회당 후보(53).고(故) 미테랑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환경부와 가족부 장관을 지냈지만 일약 대선 후보에 선출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특히 집권당인 국민행동연합의 후보로 점쳐지는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성(性)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지자들은 변화를 주도할 만한 루아얄의 이미지에 매료됐다고 한다.

아시아에선 리커창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51)에 눈길이 쏠린다.

2012년 후진타오 주석을 이을 차세대 후보 중 선두주자로 꼽히기 때문.내년 가을에 열릴 17차 당대회에서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9인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 서기는 후 주석과 같은 안후이성 출신으로 후 주석의 주요 권력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 제1서기(1993~1998년)를 똑같이 지냈다.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점만 다르다.

아주 조심스럽게 일하고 말도 가리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뉴스위크는 이어 최근 스웨덴 총선에서 프레드릭 라인펠트 신임 총리와 함께 신보수주의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부상한 안더스 보르크 재무장관(38)을 꼽았다.

글로벌 시장경쟁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관대한 사회정책을 조화시키려는 스웨덴 모델을 어떻게 새롭게 건설해 나갈지 주목된다.

중남미에는 대통령으로 돌아온 좌파 산디니스타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가 있다.

그가 니카라과를 칠레 방식으로 이끌어 갈지,베네수엘라나 볼리비아 방식으로 이끌어 갈지 눈여겨볼 만하다.

영국 보수당에 혜성처럼 등장한 40세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과 그의 숨은 측근 스티브 힐튼도 주목할 만한 대상으로 지목됐다.

인도 네루-간디 가문의 4대손인 라울 간디(36)도 아시아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며 차세대 정치 리더로 선정했다.

경제·경영인으로는 제임스 파커(38)와 로렌스 호를 먼저 주목하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제임스 파커는 호주 미디어 재벌인 케리 파커의 아들,로렌스 호는 마카우의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의 아들이다.

이들 두 사람은 2004년 멜코 PBL 인터내셔널이란 합작회사를 세워 마카우 카지노 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특히 로렌스 호는 파생상품 트레이더,첨단기술 기업 경영 등을 통해 아버지 후광 없이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세계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보다폰을 부활시킬 임무를 띠고 있는 비토리오 콜라오 유럽본부 대표 △브라질의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이끌고 있는 리카르도 마차오 △'아르헨티나의 힐러리'로 불리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상원의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이 차세대 리더에 선정됐다.

이번에는 한국인이 포함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말 뉴스위크가 뽑은 '2006년,세계를 바꿀 10명의 인물'에는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디자이너 정두리씨(32)가 패션 부문의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정씨는 2004년 아메리카 패션디자이너회의(CFDA)가 주최한 신인 디자이너 경연대회에서 결선 진출자 10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미국 패션계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았다.

그는 1995년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조각가인 제프리 빈의 견습생으로 6년간 훈련을 받고 난 후 자신의 부모가 뉴저지 새들브룩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탁소 지하실에서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세탁소 집 딸'이 전 세계 패션계가 주목할 디자이너가 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뉴스위크는 정씨의 부모가 근면하게 일하는 자세와 참을성을 갖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가르친 것이 오늘날의 정씨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