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따른 2030년의 경제] 글로벌화가 개도국 더 잘 살게 만든다
보고서는 '차세대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경향은 이전 세대보다 더욱 심화·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교역 금융 정보기술(IT) 아이디어 인력 등의 통합을 통해 각국이 세계 경제와 한층 더 깊게 통합된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세계화 경향을 몰고올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글로벌 중산층'을 꼽았다.

특히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 중산층에 주목했다.

개도국 중산층이 세계 경제 통합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는 급격한 수출 증가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빈국에서 탈피하며,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물결 덕에 중산층을 확대시키고 있고 이들이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이야기다.

세계은행이 제기한 '글로벌 중산층'의 개념은 1인당 연간 소득이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4000달러(현재 브라질 수준)에서 1만7000달러(이탈리아 수준)에 이르는 집단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만6000~6만8000달러 소득계층이다.

이들은 현재 4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2030년에는 12억명,비중은 16.1%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는 인구 변화 추세다.

약 65억명인 세계 인구는 2030년 80억명으로 늘어난다.

해마다 6000만명씩 증가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97%가 개도국에서 일어난다.

특히 30여개 개도국의 중산층 인구가 세계 전체 중산층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의 6%에서 2030년에는 4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세계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세계적인 생산물을 소비하며,국제 수준의 더 높은 교육을 열망한다.

자동차 등 외산 내구재를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닐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이미 자동차를 구입하기 시작,세계 자동차 교역 증가와 자동차 메이커들의 중국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중산층'이 상품과 서비스의 교역 증가를 낳고,세계시장 통합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4800달러인 개도국의 1인당 평균소득도 2030년 1만1000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이 기간 선진국은 연평균 2.5%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 비해 개도국은 4.2%의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 생산에서 개도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23%에서 31%로 높아지고,구매력 측면에서는 절반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세계은행은 추정했다.

중국 멕시코 터키 등 개도국은 오늘날 스페인의 생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의 주변부였던 개도국들이 빠른 글로벌화 물결을 타고 2030년에는 주력 성장엔진으로 위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결국 경제성장이 가난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한우덕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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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산층" 53%로 줄고 "하층이다" 45% 늘어

한국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민의 중산층 의식이 점차 옅어지는 반면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전국 7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6년 사회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의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의식은 상층이 1.5%, 중간층 53.4%, 하층 45.2%로 조사됐다.

2003년 조사(상층 1.4%, 중간층 56.2%, 하층 42.4%) 때와 비교하면 상층은 거의 변동이 없지만 중간층이 2.8%포인트 줄고, 거꾸로 하층은 2.8%포인트 증가했다. 실제 생활 수준에 상관없이 국민 스스로 느끼는 계층의식에선 중간층 일부가 하층으로 옮겨간 것이다.

특히 월 평균 소득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 조차도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5.6%에 달한 반면, 상층이란 응답은 13.7%에 불과했고 심지어 하층이란 응답도 10.7%에 이르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1990년대 초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국민이 80%에 달했던 데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중산층은 사회의 안정 기반인 동시에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완충지대란 점에 비춰볼 때 이런 의식 변화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중산층을 뚜려이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평균적인 소득 수준, 자기 집과 승용차를 보유한 수준이면 중산층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305만원 정도이고, 소득이 많은 사람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의 월 소득은 267만원이다. 문제는 이런 소득 수준의 사람들조차 자신을 하층민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외환위기로 인한 소득 감소와 중산층의 급격한 와해를 경험한 데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몰락과 경제성장 둔화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 게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최근 부동산값 폭등으로 인해 실제 소득에 관계없이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결국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파이(일자리와 소득)를 키우고, 국민의 ㅅ미리적 안정을 꾀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