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글 : 김민수 (한국외대부속외고 2학년)

[논제1]

두 제시문은 공통적으로 강자와의 세력 연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논제2]

<가><나>에서 제창하듯이 역사적으로 강자와의 연합은 결국 강자에 의해 예속됨을 의미했다.

그러나 강자의 힘에 의해 약자가 좌지우지된다는 주장은,극단적으로 <가>의 동물 세계의 각축전이나 <나>의 전쟁이 난무하던 중세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사례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생각은,㉠편협한 시각일 뿐만 아니라 낡은 발상이기까지 하다.

법이 전제되고,각자의 이익에 따라 조약을 체결해 그것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현 시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즉 아무리 강자라도 법에 위촉되는 행위나 규약에 위반되는 행태는 그에 수반하는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와 <나>처럼 강자에 의해 약자가 유린되는 상황은 보기 드물며,약자 측면에서도 강자와의 연합이라는 기회에 ㉡편승해 이익을 볼 수 있기에,이는 제시문의 주장을 갈파할 수 있는 요체가 된다.

위의 논점을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해 찾을 수 있는 양상은 바로 외교다.

자국의 실리를 골자로 하는 외교는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고 철저히 실리에 의해 행해진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점에서도 강자와의 세력연합을 단지 부정적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일각에서는 외교를 비롯한 할리우드와 같은,문화적 측면 및 모든 약자와 강자 간의 관계에 있어서 강자가 주도해 가고 있고,제 3세계와 같은 소위 최빈곤국들은 강대국의 횡포에 놀아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사례로 드는 몇몇 소수의 기업이 행한,노동 착취와 같은 인권 모독적 행위를 강국의 전체적인 모습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고,더욱이 UN과 같은 평화적 기관의 존재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물론 강대국에 의해 세계가 흘러가고 있는 정황은 사실이나,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주도해간다는 것 자체가 꼭 약육강식과 같은 최악의 상황과 결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세력과 세력 간의 연합에 있어서 강자만이 유리할 것이라는 사고는 옳지 않다.

강자가 약자를 찾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고 약자 또한 같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과 규약이 없는 시대의 논리를 펼치는 제시문의 주장을 현 시대에 적용한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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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서울 남강고 이윤건 선생님

이번 논제의 출제 의도는 학생들이 '세력 간의 연합은 항상 약자에게 불리하다'는 제시문의 관점을 참고로 하여 세력 간의 연합이라는 현상에 대한 총체적이고 올바른 이해능력을 갖고 있는지 측정하려는 데 있었다.

전반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옹호하는 견해에 대해서만 글을 전개하면서 반대쪽의 견해가 갖는 긍정적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다소 아쉬웠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김민수 학생의 글은 다른 학생에 비해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고 객관적인 논리성을 확보하고 있다.

즉 자신이 옹호하는 견해에 대한 비판 가능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글을 전개하고 있어 글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최우수상을 수상한 동기가 됐다.

다만 자신의 견해와 다른 입장이 지니는 장점을 다소 언급했더라면 더욱 좋은 논술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논제 1]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잘 정리했다고 보며,[논제 2]에 대해서는 문단별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전체적인 단락의 흐름은 자연스러우나 현대 사회에서 과거와 달리 세력 간의 연합이 왜 긍정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이 생략되어 아쉬웠다.

이를테면 현대사회는 주변 상황 변화가 매우 심하다든지 조직체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끊임없이 전개된다든지 하는 등의 내용이 첨가되면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 같은 말은 매우 단호한 표현인데 좀 더 순화해 '현대사회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비현실적인 측면이 있다' 정도가 좋을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세력 간의 연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법'에 의한 장치와 외교의 경우 각국의 '실리'를 근거로 들어 함부로 강한 세력이 약한 세력에 대해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했다는 내용을 전개했는데 이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단지 ㉡은 부정적인 내용일 경우에 사용하는 말이므로 '기회를 이용해'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자신의 입장에 대한 비판 내용을 언급한 것은 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이에 대한 언급이 돼 있어 다른 학생과의 차별을 이루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세력 간의 연합에 대한 비판을 논리적으로 반박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는 데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하다.

결론이 다소 미약한 점이 흠이다.

결론이 약하면 글이 용두사미되기 십상인 만큼 이 부분에서는 예를 들어 (글의 흐름을 고려할 때) '그러므로 세력 간의 연합이라는 현상에 대한 시각을 적대의 입장에서 벗어나 협력의 입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상대방에게 제공하고,자신이 갖지 못한 능력을 상대방으로부터 도움받음으로써 상호 보완적 입장에서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으로의 전환이 매우 절실하다' 정도면 적절할 것이다.

한편 ㉢의 표현도 ㉠처럼 다소 극단적이고 감정에 치우친 경향이 있어 이보다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부적절하다' 정도가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번 논제에 대해 선생님도 예시답안을 준비했는데,이러한 예시답안이 나오기까지의 문제해결 과정과 예시 개요도 함께 생글생글i(www.sgsgi.com)에 올려두었다.

이 논제에 대해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고민했던 학생들이라면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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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회 평가결과

■최우수작

김민수 (한국외대부속외고 2학년)

■우수작

김주용 (고양외고 3학년)
박선아 (한국외대부속외고 2학년)
이성희 (대구 영남고 2학년)
이수현 (대진여고 2학년)
이해나 (안산동산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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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동고 허균 선생님께서 출제해주신 제17회 논제 '자연과학 현상의 이해' 글쓰기가 12월8일(금)까지 진행 중입니다.

'실전! 글쓰기'에 참여를 원하는 학생 여러분은 생글생글i(www.sgsgi.com) 홈페이지에 게재된 논제와 제시문을 보고 글을 올려주세요.

올려주신 모든 글에 대해서는 출제 선생님과 한경 논설위원 및 중견기자들이 첨삭 지도를 해드립니다.

또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10편 정도를 선정,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도 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