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보충수업 시작이네. 뒤에 앉아서 잠이나 자야겠다." 정규수업 후 매일 2시간씩 보충수업을 하고 있는 성신고의 한 학생이 하는 말이다.

울산을 비롯한 지방의 대부분,수도권의 일부 고등학교는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1~2시간, 방학이 되면 오전 모두 보충수업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오후까지 수업하는 학교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성적 향상과 저렴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학생을 학교에 잡아두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민제군(성신고)은 "보충수업이란 말 그대로,평소에 잘 듣지 못한 수업이나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것이므로 자율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유진(현대청운고) 학생은 "방학이 되면 오전엔 통합논술을,오후에는 주요 과목(언수외)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데 이미 학원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있을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라고 전했다.

대송고(울산)의 박 모 선생님도 학생들이 꺼리는 보충수업을 지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보충수업의 또 다른 문제는 수업에 대한 적극적 자세의 부재이다.

정규수업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보충 수업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틀에 짜여 운영하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강원 춘천고의 경우 보충수업시간에 교과서 진도를 나가 어쩔 수 없이 수강해야 함은 물론,학생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해운대고(부산)의 이창현군은 "보충수업을 형식적 시간으로 여기는 선생님도 계셔 열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경남과학고의 이양호 학생은 "학교마다 경쟁적으로 성적 향상을 하려한다.

그 수단으로 보충수업 시간을 무조건적으로 확충하려는 것 같다"라며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학교라는 기관에서 학생 개개인의 조건을 고려해 줄 수는 없다.

흥미가 가지 않거나 불필요한 과목의 수업에 집중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안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보충수업을 자율적으로 하거나 시간표를 스스로 짤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목을 선택하여 수업을 듣는 구리 인창고, 한국외대부속외고를 예로들 수 있다.

성신고(울산)와 방어진고(울산) 역시 기존의 강제적 수업듣기를 배제하고 시간과 과목 등을 선택하여 수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학업 성적 향상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위 환경보다는 학생의 의지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보충수업이 자신들을 위하여 이루어짐을 자각해 적극적인 참여 자세를 가져야하고, 학교에서는 효율적인 보충수업을 끊임없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보다 능동적인 보충수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윤승철 생글기자(울산 성신고 2년) tmdcjf23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