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시간 5분전. 학교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전심전력을 다해 교문으로 뛰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장애물 달리기를 하는 것 같아 몹시 위험해 보인다.

인도가 좁기 때문이다.

그 좁은 인도마저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박정주 교사(성지여고 사회문화)는 "학교 주변의 좁은 인도에 가로수를 무작정 심어 놓아 사람을 위한 길인지 나무를 위한 길인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가로수가 있으면 미관상 보기도 좋고 공기 정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좁은 등교길의 가로수 설치는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좁은 길에 인도가 없는 경우 더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하수구위나 차도의 일부에 페인트로 인도 표시를 하지만 불법 주차 차량으로 점령당하기 일쑤다.

인도 없는 A여고 앞에는 교통사고가 적지않게 발생한다.

이정인양(A여고 2년)은 "인도다운 인도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차도로 다닌다"며 "러시아워에는 혹여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고 씁쓸해 했다.

필요한 곳에 신호등이 없는 것도 문제다.

지난 4월, B여중학생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이에 학교와 학부모측은 신호등과 과속방지턱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시 관계자는 교통 흐름에 방해를 준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도로교통법제 11조의2 에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 지역에 적용되는 스쿨존 규정이라는 것이 있다.

1995년에 만들어진 이 규정은 스쿨존 내에서는 등하교 시간에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 제한할 수 있으며, 자동차의 정차 주차를 금지할 수 있고 운행속도를 30km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미국은 스쿨존 내 건널목에 속도측정계를 설치하고 제한속도를 어기면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영국 또한 학교 앞 주정차를 제한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스쿨존 규정의 내용이 알려져 있지도 않고 지켜지지도 않는 것 같다. 권영일군(창원 경상고 2년)은 "규정은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법들을 국민에게 널리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며 "학교 앞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효서 있는 대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율 세계 1위라는 불명예는 법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이같은 현실도 한 원인이다.학교 주변의 도로 여건을 바꾸거나 스쿨존 관련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구슬 생글기자(마산 성지여고 2년) happy278kr@naver.com